"사상 최대 인플레, 연준 3월까지 모든 부양책 중단"
“내년 3차례 금리인상”...우리 경제에 ‘태풍급’ 영향

사진은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2019 CES'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세계 최대 전자박람회인 '2019 CES'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각종 외신들이 전하는 미국의 테이퍼링 일정이 빨라질 전망이다. 그에 따라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 한층 관심을 모은다. 최근 블룸버그와 WSJ, 뉴욕타임즈, BBC 등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경기부양 철회 가속도 붙다’는 식의 보도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이들 보도를 종합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가파른 인플레이션 증가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면서 기존의 경기부양책을 애초 일정보다 더 빨리 앞당기기로 했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돈을 좀더 빨리 거둬들이며, 거의 긴축정책에 버금가는 시도를 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은 이미 ‘코로나19’ 동안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반복해온 재정 지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연방정부 관계자도 “3월까지는 기존의 경기부양책을 모두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이는 2022년에 시작될 본격적인 금리인상의 물꼬를 튼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예상 금리인상을 점친 그래픽을 보면 이자율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위원 대다수가 내년에 3차례 인상을 예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올해 경제활동이 백신 접종과 경기 재개에 대한 진전을 반영해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제가 보기에 우리는 최다 고용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고 가까운 시일의 경기 국면을 낙관했다.

그는 “비록 오미크론 변종의 유행이 경기 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여전히 매우 강력하며, 빨리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Fed 관계자들이나 연방정부 관계자들도 “내년에는 인플레이션이 당초 예상보다 더 높게 뛰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목표로 하는 다른 조치인 실업률은 3.5%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빠른 긴축과 급격한 금리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현지 애널리스트들도 “(지금과 같은 기조라면) 기준금리가 현재 제로 수준에 가까운 수준에서 2022년 말까지는 0.9%로 오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앞서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지난 한 해 동안 경제에 대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테이퍼링 감행 등의 정책에)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BBC는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연방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임시적’이라고 했다”고 돌이키면서 “그러나 40년 만에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이제 그런 인식은 폐기되고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연준도 이젠 “원칙적으로 우리는 빨리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종래와는 다른 매파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이다.

언론들도 테이퍼링을 사실상 촉구하는 듯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인들은 치솟는 물가 때문에 식료품과 주택과 같은 기본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며 “연준도 인플레이션의 급격한 상승에 겁을 먹고 있으며, 연준이 얼마나 오래 버틸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조속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지난 17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기존의 경기부양책을 매달 150억달러 규모만큼 축소하겠다고 밝히며 지난 11월부터 매월 120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 프로그램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1982년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물가가 상승했음을 보여주는 11월의 인플레이션 자료 역시 중앙은행 정책 입안자들에게 추가적인 (긴축)조치를 취하라는 압력을 증가시킨 셈이다. 이에 내년 1월부터는 경기부양을 재정 지원 규모가 매달 300억 달러씩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시중에 풀린 돈을 다시 거둬들이는 규모와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파월 Fed 의장도 “연준은 미국 경제를 압박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경고이자, 테이퍼링을 가속화할 것임을 분명히한 것이다. ‘블룸버그’가 인용한 한 글로벌 투자자문회사의 애널리스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까지 육박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특단의 대책을 고민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상승 압력은 내년에 완화될 수 있지만 인플레이션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안정될 것”이라면서 “지금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미국 경제가 이러한 금리 인상 속도를 고통 없이 소화해 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새로운 오미크론 바이러스 변종은 미국 경제의 미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했다는게 그의 의견이다.

그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이 지난 9월 전망치(3.8%)보다 높은 4%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인플레이션이 지속된 호황을 염두에 두면서 신중하게 자신의 말을 선택했지만 완전 고용을 향한 비상한 진전도 있었다"고 전했다. 인플레이션 기조의 테이퍼링과 금리인상 속도를 앞당길 것임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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