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코’ 세미나서 각계 전문가 ‘광고 데이터 투명성과 신뢰성 중요’
'데이터 인ㆍ검증 전담기관, 투명 데이터 매체사에 인센티브' 주장도

사진은 서울 명동 풍경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서울 명동 풍경.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사실상 사기에 가깝거나, 음성적이고 불법적이며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가 범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위 내지 조작된 가짜 정보와 데이터를 유포하는 광고, 즉 ‘광고사기’와 불법 내지 혐오를 조장하는 광고가 건전한 광고문화는 물론, 정상적인 기업행위와 산업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우려다.

유승철 교수(이화여대)는 최근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이하 코바코) 후원으로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주최한 ‘미디어·광고 데이터 신뢰도 향상 방안 모색’ 특별 세미나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하며 대책을 촉구해 관심을 끈다. ‘미디어·광고 데이터 신뢰도 제고를 위한 정책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유 교수는 미디어·광고 산업에서 특히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가짜 혹은 허위로 조작한 데이터는 곧 광고의 신뢰는 물론, 소비자와 기업에게 큰 피해를 안긴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는 중국, 일본 등 해외 국가의 관련 데이터 검증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도 거버넌스 구축을 통한 미디어·광고 데이터를 인증하거나 검증하는 전담 기구 설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예 광고를 게재하기 전에 그에 담길 메시지나 홍보 문안, PR정보 등의 허위․과장, 조작 여부 등을 철저히 검증하는 전담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그는 ▲국내 광고사기 및 음성 ․ 불법 ․ 혐오 광고 규제 ▲국내 광고 관련 기관간 협업 강화 ▲해외 관련 기관과의 협력과 공동대응 ▲미디어광고 데이터 공개를 통한 공공활용 장려 등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를 통한 미디어·광고 데이터 신뢰성 회복은 광고산업 건전성 증진과 소비자 권익 향상에 모두 기여할 수 있기에 한국적인 맥락에 맞춘 가이드라인 수립과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코바코는 “이번 세미나는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시장에서 공공정책 수립과 시장·마케팅 활용을 위한 데이터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미디어·광고 데이터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에 대해 학계, 업계 관계자가 모여 논의하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선 유 교수 외에도 광고 데이터에 대한 검증이나 인증 등 신뢰성 판별을 위한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와 대안이 제시되어 관심을 모았다.

허지수 교수(미네소타 대학)는 ‘미국 미디어·광고 데이터 인·검증 현황’이라는 발제를 통해 미국 MRC(Media Rating Council) 설립부터 기관의 주요 임무 및 검증 과정, 관련 단체 및 해외 국가와 협업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데이터 신뢰성을 둔) 조사 기준이나 가이드라인(Standards and Guidelines)을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측정과 관련된 주요 이슈를 소개하기도 했다. 허교수는 “미디어시장에서 광고 시장으로 이어지는 자본의 순환은 국가 경제에 큰 부분을 차지한다”면서 아예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있어 미디어 데이터 분야란 ‘국가 기간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고 격상시켰다. 특히 광고 데이터의 진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인증 및 검증을 위한 비영리 기관인 MRC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각계 전문가들도 광고 정보의 신뢰성과 진실성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의 한창희 이사는 “미디어·광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투명성”이라며 “세계 7위 수준의 광고 시장 규모를 가진 한국에서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투명한 데이터 통용을 위한 노력을 한다면 현재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거래 상에서의 혼선을 방지하고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KT 손정호 팀장은 투명한 광고 정보를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제도를 제안했다. 즉 “원활한 미디어·광고 데이터 검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투명성 높은 데이터를 검증받은 매체사에게 확실한 이점이 제공되어야 한다”면서 “이러한 환경에서 향후 투명하게 운영되는 매체사가 살아남는 구조로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윤호 한국광고주협회 본부장은 “마케팅 담당자들 역시 ‘광고사기’에 관해서 매우 직시하고 있으나 뾰족한 수가 없다”며 미디어·광고 데이터 검증의 필요성에 동의했다. 성윤택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연구위원은 “투명한 데이터의 필요성에 대해선 이미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면서 “이미 데이터 검증 제도가 마련된 해외 시장과는 또 다르게 한국 실정에 맞는 ‘민관협의체’ 형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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