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맨 출신, 글로벌 유통 전문가
호텔 총괄대표엔 안세진 전 놀부 대표
롯데, 2022년 정기 임원인사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롯데그룹 유통 부문 수장에 창사이래 처음으로 ‘비(非) 롯데맨’이 선임됐다. 강희태 부회장이 물러나고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58)가 유통군 총괄대표에 올랐다. e커머스 경쟁에서 완전히 뒤처질 수 있다는 절박함의 반영으로 해석된다.

롯데는 25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2022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상현 신임 대표는 ‘P&G맨’ 출신으로, 백화점 출신이 장악해온 롯데쇼핑 조직에 강도 높은 메스를 댈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동빈 회장은 이번 인사방향에 대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확보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순혈주의’를 깨고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적극 수혈한 것이 특징이다.

김상현 전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로 앉힌 것이 대표적이다. 안 대표 또한 롯데 출신이 아닌데다 호텔과는 무관한 업무를 해온 인물이다.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부회장
안세진 롯데 호텔군 총괄대표 사장

김상현 부회장은 글로벌 유통 전문가로 1986년 미국 P&G로 입사해 한국 P&G 대표, 동남아시아 총괄사장, 미국P&G 신규사업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홈플러스 부회장을 거쳐 2018년부터 DFI 리테일그룹의 동남아시아 유통 총괄대표, H&B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안세진 대표는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 및 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는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기존 유통, 호텔 BU를 이끌었던 강희태 부회장과 이봉철 사장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과 변화를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올해 최고실적을 거둔 김교현 화학HQ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 부회장은 석유화학 전문가로서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롯데케미칼 통합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역시 부회장에 올랐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로서 그룹의 비즈니스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으며 그룹의 미래역량 강화를 위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의 신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 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을 맡는다.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는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롯데이네오스화학의 후임 대표이사로 보임됐다.

롯데컬처웍스 대표로는 최병환 CGV 전 대표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멤버스에는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를 DT전략부문장으로 임명하는 등 외부 인사 3명을 동시 영입해 그룹의 DT 혁신을 가속화한다.

한편 롯데는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5년만에 폐지하고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해 변화와 혁신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했다. 정보기술(IT), 데이터, 물류 등 그룹의 미래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들은 별도로 두고, 전략적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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