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물, 아웃도어 용품, 간판 등에 최적화된 3D솔루션 보급
복잡한 공정을 단순화, 생산성·원가절감 기대로 급속 보급

데코레이션 용품이나 조형물 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3D프린터가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사진은 한 전시회에 출품된 3D프린터로 제작된 액세서리 용품들.
데코레이션 용품이나 조형물 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3D프린터가 급속히 보급되고 있다. 사진은 한 전시회에 출품된 3D프린터로 제작된 액세서리 용품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중소 제조업계에선 근래 들어 3D프린터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데코레이션용 소품이나 액세서리, 인테리어 조형물, 소형 간판 제작업계 등을 중심으로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3D프린팅은 기존 조형물 제작 공법보다 제조단가가 저렴하고, 소요시간도 적으며, 인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앞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웃도어 용품을 제작, 판매해왔던 경기도 구리시의 S는 최근 “3D프린터를 활용하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활로를 개척해볼까 한다”며 이를 도입한 케이스다. 원가 절감이나 생산성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특히 “미세한 곡면이나 표면 처리 등은 기존의 수작업이나 밴딩기(절곡기)로 하는 것보다 훨씬 정밀하고 섬세해서 좋다”며 장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지난 9월 킨텍스에서 열린 ‘2021 K-프린팅’은 근래 보기 드문 3D프린팅 기법과 장비가 대거 선을 보인 자리였다. 현장에서 좀더 진화된 개념의 ‘3D 솔루션’이란 개념이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단순히 3D프린터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서 기존의 중소형 조형물이나 실내장식용 소품, 아웃도어 용품 등과 접목하는 매뉴얼이나 방법, 요령, 시스템, 제작 환경 등을 묶은 개념이다. 일종의 3D제작 SW인 셈이다.

특히 스포츠용품이나 소형 아웃도어 용품을 제작하는 업체들이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각종 해외전시회와 경기 동향 등을 통해 소비자의 수요가 바뀌는 것은 물론 최근의 생산환경 역시 더욱 효율적인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절감하고 있다”며 3D프린터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전했다. 광고물과 아웃도어용품을 제작하는 이 업체는 이미 재작년에 3D프린터 20여대를 설치,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기존 공정보다는 생산단가와 생산 라인을 대폭 줄일 수 있어,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는 얘기다.

특히 필라멘트 적층식 3D프린터의 섬세한 제작 방식을 활용하려는 경우도 많다. 소형 문자간판(채널간판)을 제작하는 V사(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관계자는 “캡채널(접합식이 아닌 굴곡형)의 경우, 알루미늄으로 만들던 채널의 측면부를 3D프린터로 생산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기존 알루미늄 채널에 비해 무게가 20분의 1 가량에 불과한데다 채널 제작에 사용되는 PLA 소재 자체의 탄력이 좋아 파손의 염려도 없다. 혹시나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하더라도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기존 채널 대비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용자들에 의하면 3D프린터에 의한 생산 공정은 기존의 기계나 수작업 방식에 비해 무척 간단하다. 앞서 V사의 경우 주문을 받으면 컴퓨터로 3D프린터로 출력할 출력물을 3D캐드 등의 프로그램으로 디자인한 뒤, 프린터 한 대당 문자 하나씩 출력한다. 그 다음 채널 후면에 알마이트 판넬을 덮고, 그 위에 LED 모듈을 내장한다. 그리고 채널 전면부엔 광확산PC를 부착하기만 하면 끝이다. “종래 아크릴 성형을 한 다음, 이를 다시 실리콘을 접착하고, 수작업으로 다듬는 등 복잡한 과정이 대폭 생략되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인테리어 전문 업체 관계자는 “3D프린터로 제작한 (인테리어용) LED조명등 프레임은 그 측면이 필라멘트 적층방식임에도 후가공이 필요 없을 정도로 매끈하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필라멘트의 색상도 다양하기 때문에 시트지를 붙이거나 도색을 할 필요도 없다. 다만 조명등 아크릴 전면에 부착되는 광확산PC는 도색 등의 작업을 통해 다양한 색감과 질감을 표현하는 정도의 작업만 필요하다.

흔히 알루미늄 제품의 경우 알루미늄 바 등을 일일이 절곡해야 하는데, 그럴 필요도 없어 생산비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폐기물도 3D출력물을 생산한 뒤 발생하는 소량의 플라스틱 잔여물밖에 없기 때문에, 폐기물 처리에 소요되는 비용도 줄일 수 있다”는게 많은 사용자들의 얘기다.

이런 장점 덕분에 이제 3D간판은 장차 소규모 제조업 풍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종전에는 “3D프린터는 아주 작은 조형물은 몰라도, 중대형 간판이나 대형 옥외 조형물 제작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업체들도 점차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엔 이스라엘산 초대형 3D프린터가 국내에 도입, 보급되고 있어 이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는 최대 5m×5m×5m의 크기에 달하는 공공디자인 조형물까지 최근 출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래서 조형물 제조업계에선 “기존의 절곡기나 재단기, 면취기, 경면기와 같은 비싸고 거대한 장비를 3D프린터가 언젠가 대체할 날이 올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심지어는 요즘 대세가 되고있는 대형 디지털 프린터의 몫도 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앞서 V사 대표는 “특히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며, 경쟁력을 높이려는 업체들이 주목하는 선택지로 3D프린터가 떠오르고 있다”면서 “20여 년 전 LED가 조명문화를 바꿨듯이, 조만간 ‘3D조형물’이 중소 제조업계의 또 다른 변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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