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망, 내년 세계경제 4.6% 성장
...미국 3.8%, EU 4.6%, 중국 5.5%
미 연준 테이퍼링, 백신 접종률 정체, 미중 갈등과 불투명한 환경 등 ‘제약’

사진은 유럽의 대표적인 산업박람회인 '유로시스 2019' 현장 모습.
유럽의 대표적인 산업박람회인 '유로시스 2019' 현장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2022년 세계경제는 올해보다 1.3%p 하락한 4.6%(PPP 환율 기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각종 연구기관들이 내년 경제전망치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하 ‘연구원’)이 다각도로 분석한 전망 보고서가 눈길을 끈다.

연구원은 특히 긍정적 요인보다는 각종 리스크 요인을 곁들여 경각심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에 따르면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세계적 대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전환 비용 부담과 정부 예산 제약 ▲녹색 전환에 따른 민간에서의 병목·지체 현상 ▲국제협력 지체와 국내 정치과정의 지연 등이 세계경제 성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보고서를 종합하면, 요 선진국의 경기회복 흐름은 주요 리스크 요인에도 불구하고 2022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 중 미국은 민간부문의 회복이 지속되겠으나, 애초 계획보다 축소 통과된 인프라투자 법안 규모, 중간선거 등 정치일정에 따른 정책 지연과 축소, 연준의 테이퍼링 및 금리인상 우려 등 하방요인으로 연간 3.8%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이와 함께 “전 세계적인 운송 부문 인력난, 공급망 병목에 따른 영향이 소비 특수 기간인 연말까지 계속될 경우 소매산업 위축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는 미국 내 소비지출에까지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최근의 자산매입 축소에 따라 금융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상 또한 성장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EU와 영국은 각각 2022년 연간 4.6%와 5.3%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봉쇄조치 완화와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에 따른 투자 증가, 민간부문의 자생력 회복 덕분”이라고 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물가상승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을 위하여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팬데믹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겨냥한 양적완화의 속도도 늦출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연구원은 “다만 주요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이 60% 후반에서 70% 초반에 정체되기 시작되면서 경제활동의 제약요인이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산업 전반의 생산 위축과 수출 차질 또한 경기 하강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은 IT 업종의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ESG 등 신성장 산업 관련 투자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2022년 중 3.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기업수익이 크게 개선되고 있어, 향후 기계 투자를 중심으로 설비 투자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세계 교역량 증가에 따라 상품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연구원은 “주요 신흥국에서도 완만한 경기회복이 이루어지겠으나, 2021년 하반기부터 나타나고 있는 델타 변이의 재확산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지가 2022년 성장세를 결정지을 전망”이라고 했다.

그 중 중국은 “산업규제로 인한 민간부문 위축, 전력난으로 인한 생산 부진, 부동산 기업의 잠재적 디폴트 리스크, 미·중 갈등 재점화 등 경기 하방요인이 작용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안정된 경기 정상화를 이루면서 2022년 5.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경기위축에 대비한 지방정부의 채권발행 및 인프라 투자, 연말 최대 쇼핑절기 도래에 따른 온라인 소비시장 활성화, 전력난 해결을 위한 국내 석탄 채굴량 부분적 확대 등이 경기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란 얘기다. “다만 헝다그룹 등 부동산 부문의 레버리지 문제와 미·중 무역통상 협상 결과에 따른 대외환경 불확실성 등은 중국경제의 리스크 요인”이라는 연구원의 판단이다.

인도는 백신 접종인구 확대, 글로벌 경기회복 등의 영향을 받아 2022년 7.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었. 다만 전력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석탄 수급의 불안정에 따라 전력 공급 부족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부정적 요인이다. 더욱이 이런 사태가 앞으로 약 5~6개월 정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아세안 5개국은 2021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제활동 위축이 2022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진 후 서서히 경기회복이 이루어지면서 2022년 연간 5.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연구원은 “이들 모두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선진국들과 달리 재정여력에 한계가 있으며, 백신 접종 지연과 이동 제약에 따른 관광산업 부진, 전반적 산업활동 위축 등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았다.

연구원은 또 “러시아는 민간 소비와 투자의 빠른 회복 및 견조한 유가 흐름, 환율 안정 등의 긍정적 요인으로 2.9%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 및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과 미·러 갈등 고조 가능성, 백신 접종 지연 등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이 밖에 브라질에 대해서도 “물가 불안에 따른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금리 인상과 대선을 앞둔 불확실한 정치 상황 등으로 2022년 1.5%의 성장률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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