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오징어게임’ 성공, 구독경제 덕분”
ICT시대, 소상공인·자영업자 살길은 '구독경제'
...‘구독’ 통해 안정적 고객확보 중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구독경제로 빅히트를 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진은 '오징어 게임'의 일부 장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구독경제로 빅히트를 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사진은 '오징어 게임'의 일부 장면.

[중소기업투데이 조민혁 기자] “구독경제가 아니었다면 과연 오징어게임은 대박쳤을까.”

최근 한 세미나에서 이같은 질문이 나온 것처럼 구독경제는 향후 거스를 수 없는 시장의 원리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 등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며 살아남을 수 있는 유력한 방법으로 구독경제가 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이하 ‘연구원’)이 개최한 브라운백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전호겸 교수(구독경제 전략연구센터장)는 이런 물음을 앞세워 발표에 나섰다.

구독경제는 중간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자체 판매 플랫폼을 통하거나 다른 플랫폼과 협업하는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불하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을 의미한다. 그 동안 신문이나 잡지 등 정기간행물 등에나 존재했던 구독 형태가 ICT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제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구독경제가 기업의 가장 유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으며, 기업들도 구독 비즈니스로 전환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는 특히 예전의 신문이나 우유와는 달리 플랫폼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디맨드 소비가 가능하고, 구독 모델을 통해 고정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앞서 전호겸 교수가 사례로 든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구독경제로 인해 대성공을 이룬 전형적 케이스라는 주장이다. 전 교수는 구독경제의 장점을 나열하며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를 통해 성공할 수 밖에 없었던 점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날 전 교수는 “넷플릭스가 10년간 아무도 투자하지 않던 ‘오징어 게임’ 같은 파격적인 콘텐츠에 수백억의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이미 막대한 수의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즉 구독경제로 인해 이미 안정적인 소비자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을 만큼 수익 기반이 튼튼했다는 얘기다. 그는 또 “ID경제를 통해 구독자들이 이런 내용과 형식의 드라마를 좋아할 것이라는 분석도 넷플릭스 측에서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ID경제(ID ECONOMY)는 초개인화된 상세 데이터를 활용해 각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경험)와 제품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즉 구독경제를 통해 사전에 소비자들의 소비 지형과 습관, 심리적 태도 등 정밀한 마케팅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는 넷플릭스 뿐 아니라 페이스북(메타 플랫폼으로 개명)이나 트윗, 아마존,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실시간으로 소비자 정보를 접하며 수집하고 있다. 모두 구독경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넷플릭스 역시 이런 이유로 “수많은 구독자가 있기 때문에 (남들이 투자를 꺼리는 작품에 대해) 과감한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특히 전 교수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문에도 구독경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향후 구독경제가 보편화되면 제품을 찾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제품이나 서비스가 소비자를 찾아가는 세상이 올 것이기 때문에 소상공인·자영업자 부문에서도 구독경제 도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소상공인 구독경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지금으로선 수많은 소상공인 대상 경제정책 중 구독경제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본다”면서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하루빨리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구독경제를 도입할 수 있는 환경조성에 기여할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단순히 매장 직판이나 배달 등에만 의존하고 있는 자영업, 소상공인들도 나름대로 지속적인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란 주문이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구독경제 생활화를 위해 정보에 어두운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위한 지원책도 필요하다”면서 “IT나 공유경제 관련 전문가나 단체 등과 연계해 도움을 받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나 중소기업중앙회 등과 같은 단체들이 나서 구독경제를 생업 현장에 접목시키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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