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센터' 대출규모 2020년 1883억원...2017년 대비 2배 이상↑
수익형 부동산 투자대상 급부상...사업자등록만 하면 누구나 분양
국회 산자위 한무경 의원, '중진기금 사각지대' 지적

자료=한무경 의원실
자료=한무경 의원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중소벤처기업 지원에 쓰여야할 중진기금이 부동산(지식산업센터) 투기자금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규제로 인한 반사효과로 지식산업센터가 수익형 부동산 투자대상으로 급부상하면서 중진기금이 흘러들어갈 개연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한무경 의원(국민의힘)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6488억원(1062건)의 중진공 정책자금이 지식산업센터 대출에 지원됐다고 21일 밝혔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사업장 건축이나 매입, 설비 구입 등에 한해 시설자금 명목으로 최대 60억원 한도, 1%대 저리의 융자를 지원해주고 있으며 지식산업센터 역시 지원대상에 포함된다.

중진공 시설자금의 지식산업센터 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2017년 929억원(154건)이던 대출규모가 2020년엔 1883억원(297건)으로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무경 의원은 “지식산업센터는 사업을 위한 실수요자들에게 공급되어야 하며 중진기금 역시 자금조달이 어려운 중소기업에 지원돼야 하는데, 이를 악용한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실제로 최근 중진공에서 실시한 10억원 이상의 지식산업센터 대출 135건에 대한 긴급전수조사에서 9건의 목적외 사용이 적발되었다”고 밝혔다.

지식산업센터는 개인이든 법인이든 사업자등록만 하면 분양을 받을 수가 있는데다 분양가의 상당부분을 대출받을 수 있는 등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 있어 중진기금 관리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중진공은 시설자금이 임대 등 목적외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관리하기 위해 대출잔액이 10억원 이상인 건에 대해 사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설자금의 평균 대출금액은 7억8700만원으로, 사후점검 대상인 10억원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지식산업센터 대출이 사후점검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지식산업센터가 부동산 투자대상으로 급부상하면서, 중진기금이 투기자금으로 흘러가지 않는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며 “사후점검 대상을 확대해 시설자금을 악용한 사례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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