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셀트리온, '흡입형' 코로나 치료제 개발중

미국 머크의 신개발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사진=머크사 홈피 캡처)
]국 머크의 신개발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머크사 홈피 캡처]

[중소기업투데이 조창용 기자] 미국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임상 시험 참가자들에게 '성관계 금지'를 조건으로 내걸었던 것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선천적 성적 장애' 유발 가능성이 대두 됐다. 이는 오히려 한국산 코로나 치료제에 힘이 실릴 가능성으로 해석돼 주목을 끌고 있다.

8일(현지시간) 외신들에 따르면 머크는 임상 시험에 참가한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이 약을 복용하는 동안 성관계를 자제하거나 최소 4일 간 피임하도록 했다.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여성은 참가하지 못하도록 했다. 가임기 여성들에겐 이 약을 복용하기 전 임신 테스트에서 음성 결과를 받도록 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선천적 장애 유발 가능성을 주목했다.

미 스테이트뉴스는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 바이러스 복제를 막으면서 유전 물질인 RNA 복제를 엉망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그것은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것은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이 공식 부작용인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NYT)의 경우 "머크는 임상시험에서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았다"며 "일반적으로 두통과 같은 경미한 증상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머크는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으며, 승인시 코로나19 첫 경구용 치료제가 된다.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사진=셀트리온 제공)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사진=셀트리온 제공)

한편, 머크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몰누피라비르 상용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제형 변경 코로나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세계 3번째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이 경구용이 아닌 흡입제 개발에 나선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기업 인할론 바이오파마와 흡입형 렉키로나를 개발 중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호주에서 건강한 피험자 24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라며 “연내 임상 2상에 진입해 유효성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회사 측은 흡입제 개발은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흡입형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 인할론과 논의 및 사전준비기간을 거쳐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을 결정했다. 작년 10월 흡입기를 통해 렉키로나의 에어로졸 입자 크기가 호흡기에 전달되기에 적합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비임상을 통해 흡입형 렉키로나 반복 투여 시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머크 몰누피라비르 허가 가능성이 높아진 것과 미국과 유럽발 시장 영향 등이 맞물리면서 국내 코로나 치료제 개발기업 및 렉키로나를 개발한 셀트리온 주가도 최근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증권업계에서도 경구용 치료제 등장으로 렉키로나 글로벌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외 렉키로나 매출은 지난 2분기까지 약 440억원으로 추정된다. 3분기 렉키로나 매출 역시 105억원으로 전망했다. 현재 렉키로나는 국내 114개 병원에서 1만 6862명에게 투약됐고, 한국 외 중남미, 아시아, 중동 등에 공급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경구용 치료제 니즈가 커지자 셀트리온이 왜 경구용이 아닌 흡입형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는 렉키로나가 항체치료제인 데다, 셀트리온 역시 항체 전문기업이기에 경구용 치료제 개발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도 항체 단백질을 활용해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현재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항체 신약개발 기업 연구원은 “항체의 경우 단백질인데 경구용으로 복용하게 되면 위에서 분해가 된다. 단백질 구조가 깨져서 약효가 없어진다”며 “모든 항체치료제는 경구용이 아닌 정맥주사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애널리스트 출신 이승호 데일리파트너스 대표도 “항체 단백질을 정제상태나 연질캡슐로 만드는 것은 가능하지만, 위장관에서 흡수가 돼 일률적인 약효를 나타내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흡입제형은 호흡기를 통해 폐에 직접 전달이 가능해 경구용 대비 치료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며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출시돼도 흡입형 렉키로나는 항체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편의성을 갖춘 또 다른 옵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항체치료제는 초기 환자에게 투여 시 70~80% 입원율과 중증률을 낮추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부가 경증 환자에 투약을 허용한다면 초기 증상 환자들에게 흡입제를 먼저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도 구체적인 수치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지난 5일 유럽의약품청(EMA)에 정식 품목허가를 신청한 것과 미국 식품의약국(FDA)과도 긴급사용승인을 협의 중인 것을 고려하면 향후 렉키로나의 우호적인 영업환경 개선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셀트리온은 주전장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 9월 한국과 미국에 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미 국방부와 최대 7382억원 규모 코로나19 항원 신속진단키트 공급계약도 체결했다. 셀트리온 주가가 장기간 하락하면서 소액주주들이 지난 5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한 상태지만, 투자증권업계는 3분기 실적 하락 후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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