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볼' '무광볼'의 대명사, 순수 토종 골프브랜드 '볼빅(Volvic)'
...문경안 ㈜볼빅 대표이사 회장 인터뷰
올해 '비스무스' 특허 적용 신제품 출시
국내 2위, 세계 6위 골프공 브랜드
"토털 스포츠용품 글로벌브랜드 꿈꿔"

골프시장에 '컬러볼' 신화를 창출한 국내 토종 브랜드 '볼빅(Volvik)'의 문경안 회장을 만나 코로나를 계기로 골프붐이 일고있는 국내외 시장과 향후 계획을 들어보았다.
골프시장에 '컬러볼' 신화를 창출한 국내 토종 브랜드 '볼빅(Volvik)'의 문경안 회장을 만나 코로나를 계기로 골프붐이 일고있는 국내외 시장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볼빅 신제품 'VS4'
볼빅 신제품 'VS4'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볼빅(Volvik)’, 국내 골퍼들은 ‘컬러볼’과 ‘무광볼’을 최초로 개발한 순수 토종 브랜드라는 사실을 거의 다 안다. 이어 몇해전 골프웨어를 론칭한 사실도 언급한다.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골프공’ 부문에선 국내시장 2위, 세계 6위를 달린다.

미국과 일본 브랜드가 양대 산맥을 이루는 골프용품 시장에서 순수 토종브랜드로서 글로벌기업을 내다보며 그처럼 ‘브랜드가치’를 키운게 놀랍다는 국내외 반응이다. 딴거 없다. 부단한 R&D를 통한 기술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문경안 볼빅 회장은 말한다. 거기에 더해 문 회장 특유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얹어져 세계 80개국으로 시장을 넓혀나갔다. 골프용품계의 칭기즈칸이라 부를만하다. 남다른 ‘기술’과 체계적인 ‘글로벌마케팅’이 쌍두마차가 되어 연매출 500억원의 오늘날 볼빅을 만들었다. 특히나 ‘골프공’하면 볼빅이 손꼽힐 정도로 세계 탑브랜드와 견주어 뒤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세계 골프용품 시장규모를 100조원(국내 10조원)으로 추정할때 아직도 갈길이 멀다는게 문 회장의 얘기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않고자 비서도 운전기사도 따로 두지 않고 직접 한다. “뭔가 섬김을 받으면 하루아침에 변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에서다.

골프공 관련 세계특허만 80개인 볼빅은 올해 특수금속 '비스무스'를 골프공 내부소재로 첨가하는 특허를 새로 출원했다. 비스무스 소재를 사용해 골프공의 초기 반발속도를 높인게 특징이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올해 출시한 신제품 ‘비스무스 티크로스(T-Cross)’다. 지난 8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문 회장은 가히 골프공 전문가 다웠다.

“골프공은 과학입니다. 공기역학, 물리학, 소재 및 기계공학을 두루 응용하기 때문에 골프공 R&D 파트는 자동차와 같아요. 볼빅 골프공은 전부 자체 기술로서 특허를 갖고 있습니다. 특히 비거리와 방향성이 뛰어난 게 장점입니다. 그 중 비스무스 특허는 빠르게 팽창해 밀어내는 힘으로 비거리를 향상시켰고, 그외 방향성을 높이는 딤플 특허만도 40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골프공 표면의 딤플 면체를 자체적으로 그릴 수 있는 기술을 가진 회사가 세계에 몇 개 안됩니다.”

스포츠강국 임에도 용품 분야에서 글로벌 브랜드가 하나도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는 그는 볼빅을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이자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게 꿈이다. 문 회장은 홍익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77년 SK네트웍스에 입사한 종합상사맨 출신이다. 무역업과 철강유통업 등 개인사업을 거쳐 2009년 볼빅을 인수했다. 골프를 좋아한 것이 구미를 당기게 했다고 회고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두운 새벽이나 야간에 골프를 많이 치는 점에 착안해 2009년 20가지 형광색의 ‘컬러공’을 선보이며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골프공은 하얗다'는 통념을 깬 것이다. 이후 매년 한, 두 건의 획기적인 신제품을 내놓으며 세계적 브랜드들의 아성이 굳건한 골프시장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유독 강한 골퍼들의 마음을 열고 있다.

세계 골프시장의 절반은 미국이 차지한다. 전세계 3만개 골프장 중 절반이 미국에 있다. 골프용품 세계 1,2위인 타이틀리스트(시장점유율 40%)와 캘러웨이(15%)를 비롯해 테일러메이드 역시 미국 브랜드다. 일본의 스릭슨과 브릿지스톤에 이어 볼빅이 골프공 브랜드로서 다음 위치를 지키고 있다. 세계시장 점유율은 5% 정도다. 지난 2012년 미국에 현지법인(볼빅USA)을 설립했으며, 미국 수출비중이 60%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일본이 15% 정도 된다. 코로나사태를 계기로 야외에서 즐기는 개인운동인 골프가 붐을 타면서 세계적으로 골프인구가 10% 가량 늘었다고 문 회장은 전했다. 특히나 젊은층이 많이 유입됐다. 국내 골프인구는 500만~600만명으로 추산된다.

“코로나사태가 이어진 지난 2년간 동남아와 유럽 등 세계적으로 골프인구가 새로 유입되면서 골프용품이 품귀를 빚고 있습니다. 국내 시장도 골프를 배우는 사람이 많다보니 TV 예능프로에서 골프를 콘텐츠로 다룰 정도에요. 볼빅도 지난해(378여억원) 보다 매출이 늘었어요. 그 중 골프공이 매출의 70%를 차지합니다. 특히나 컬러공은 흰색볼이 주류이던 시장을 바꿔놓았어요.”

골프공 외에 클럽(고반발)은 드라이버, 우드, 유틸리티까지 개발 생산하고 있으며 내후년엔 아이언도 개발할 계획이다. 3년전엔 배드민턴 용품에도 진출했으며 내년에 코로나가 진정되면 본격적으로 마케팅을 할 계획이다. 골프공과 마찬가지로 셔틀콕에도 ‘컬러’를 입힌 게 특징이다.

“골프는 미국과 유럽 등지서, 배드민턴은 아시아와 유럽권에서 주로 치는데 인도와 중국에선 골프 보다 더 많이 즐깁니다. 세계적으로는 골프인구보다 많고요. 그 시장의 60~70%를 일본 요넥스가 장악하고 있어 국내기술로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아 시작했습니다.”

골프웨어 쪽은 라이선스를 줘 생산하고 있다. 볼빅은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골프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마케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매출의 10%를 마케팅에 쓰고 있으며, 많을 때는 20%였던 적도 있다고 문 회장은 말했다. 그간 대회 개최와 유명 선수 후원 등을 위주로 마케팅을 했으나 앞으로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버 등 SNS를 최대한 활용해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창구를 늘릴 계획이다.

문 회장은 세계1위의 우리나라 골프선수들이 이왕이면 우리 브랜드를 착용함으로써 자국 브랜드를 키우는데 일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있다고 밝혔다.

“총칼 들고 전쟁하는 시대는 지났잖아요. 세계는 경제전쟁 중입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애국하는 방법이 뭘까, 그들이 먹고살 수 있는 산업을 많이 넘겨줘야 한다고 봅니다. 인류는 멸망하지 않는 한 스포츠를 할 것이고, 따라서 미래세대의 먹거리 중 하나가 스포츠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국민이 함께 기업의 브랜드가치를 키울 필요가 있고, 기업의 브랜드가치가 크면 국가브랜드 또한 자연히 올라가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잖아요.”

문 회장은 “브랜드는 하루아침에 구축되지 않는다”며 “우리 골프선수들과 한류스타들이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자국 브랜드가 커지면 기업입장에선 늘어난 수익을 아마추어나 주니어선수 육성에 투자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볼빅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별개로 학생선수 200명을 후원하고 있다.

‘볼빅’ CEO의 골프실력은 어느정도일까.

“직장생활하면서 업무상 필요해 1992년부터 골프를 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다보니 2006년엔 클럽 챔피언도 했어요. 아마추어로선 ‘잘 치는 선수급’ 정도 됩니다.”

그는 골프를 잘 치는 비결을 알려달라는 주문에 “언제 어디서 어떤 위치에서든 잘 치려면 꾸준한 연습 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충분한 연습을 통해 근육이 기억하게 만들면 자동으로 자세가 나온다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골프공과 채는 5대5 정도로 중요한데 개인적으론 골프공을 더 중시한다고 말했다. 볼빅은 내년에 신소재 '엘라스토마'를 적용해 반발력과 내구성을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문 회장은 나이키도 처음엔 조깅화로 시작했다며 탁구, 축구, 야구 등 토털 스포츠용품으로 차차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로 창립 41주년을 맞은 볼빅은 충북 음성에 제1,2 공장을 두고 연간 400만 더즌의 골프공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 대비 160% 증가한 1600만불 수출을 달성해 ‘1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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