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독수리 마크'의 허와 실(2부) ㊥···美 FDA “가짜 인증서 장사, 용납 안해”
[기획] '독수리 마크'의 허와 실(2부) ㊥···美 FDA “가짜 인증서 장사, 용납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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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가짜 ‘FDA 등록 인증서’ 위조·발급 금지” 장문의 공식 발표
관련 25개 업체에 경고문, 그래도 불응시 “미 정부 차원 대대적 수사 시작”
사진은 미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갈무리한 화면.
미 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화면.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최근 한국업체들과 마스크 등 방역 제품이나 각종 공산품 납품을 계약한 미 연방정부 관계자들에게서 한국 현지 제조업체들과 상담을 벌이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의 한국 업체들은 가짜·허위 FDA 승인 증명서 등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를 접한 FDA는 이로 인해 이들 업체가 입는 피해가 크다고 판단해 지난 3월3일 공식적으로 이들에게 주의를 발령하고, 일체의 사기행위를 경고하고 나섰다.

FDA는 당시 “특정 회사(Certain Firms)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FDA 등록 인증서’ 따위의 가짜 문서를 위조하거나 발급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FDA Calls on Certain Firms to Stop Producing and Issuing Misleading FDA Registration Certificates”)고 공식 발표를 통해 밝혔다. 여기서 ‘특정 회사’는 FDA 관련 문서를 허위로 발급 대행하는 한국 또는 미국 내 일부 에이전시를 특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FDA는 장문의 발표문을 통해 이런 사이비 행위를 경계하며, 현혹되지 말 것을 촉구했다. FDA가 이런 사이비 행각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하는지는 당시 공개된 발표문 내용을 봐도 짐작할 만하다. 모든 언론에도 공개된 이날 발표문은 FDA 의료기기 및 방사선 건강센터(Center for Devices and Radiological Health)의 규제 프로그램 국장인 숀 보이드(Sean Boyd) 소장이 작성한 것으로 매우 엄중한 경고를 담고 있다. FDA가 이 문제에 대해 갖는 경각심의 정도를 짐작하기 위해 발표문의 주요 내용을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현재 공중보건 비상사태(팬데믹)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소위 'FDA 등록 인증서'의 사용 또는 표시를 통해 FDA의 승인, 허가, 승인 또는 검토를 기만적으로 표시하면서 기기를 판매하는 회사의 수가 증가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이러한 인증서 중 일부는 FDA 로고를 사용하기도 한다. 오늘(지난 3월3일) FDA는 25개 회사(인증 대행, 에이전시 등)에 이 인증서의 생산 및 발행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냈음을 발표한다. 다시금 명확히 하자면 FDA는 시설 등록 및 기기 목록을 사용하여 기관에 등록하는 의료기기 시설에 어떤 유형의 등록 인증서도 발급하지 않는다. ‘규제 프로그램 사무국’(Office of Regulatory Programs)은 이러한 인증서를 생산 및 발급하는 회사들에게 분명히 경고했다. 즉 일부 기기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가 등록 인증서를 사용하여 FDA가 제품을 검토, 승인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지말 것을 경고했다. FDA는 대중이 미국에서 판매되는 의료 기기에 대해 오도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다.”

FDA는 또 이런 사기행위에 대해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FDA가 제공하는 좀더 정확한 정보를 눈여겨볼 것도 당부했다. 역시 이 대목에 관한 FDA의 발표를 보면 다음과 같다.

“FDA의 우선 순위는 공중 보건을 보호하는 것이며 우리는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기만적인 관행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경우 조치를 취할 것이다. 기기 제조업체 및 기타 이해 관계자는 FDA에서 발급하지 않은 등록 인증서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FDA는 계속해서 제조업체나 이해 관계자와 협력하여 의료 기기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료와, 미국 대중에게 의료 기기를 마케팅(판매)할 때 필요한 사항을 안내할 것이다. 그러므로 의료 전문가와 대중은 FDA의 ‘EUA’(Emergency Use Authorization) 페이지에서 공중보건 비상 시 승인된 기기와, 의료기기 데이터베이스 페이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 내에서 판매가 승인되거나 승인된 의료기기라고 해도, 그 등록 증명서의 오용(진위)이 의심되는 경우 이를 확인하려면 ‘규정 위반 혐의보고’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FDA는 이와 함께 재차 “FDA는 어떤 유형의 기기 설립 등록 증명서도 발행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즉 “FDA에 등록하고 등재한다고 해서 시설 또는 해당 기기의 승인이 표시되지는 않는다”고 원천적으로 등록과 승인 간에 선을 그었다.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FDA는 최근 “각종 의료기기 기업(제조업체, 유통업체, 판매업체 포함)에 ‘FDA 등록증’을 생산·발급하는 25개 업체에 서한을 보냈다”고 밝히면서 “특히 등록증명서는 종종 공식 정부 문서의 모양을 하고 있으며, 많은 경우 FDA 로고가 표시되어 있다. (25개 업체에 보낸) 서신에서 FDA는 의료기기 기업에 이러한 인증서의 생산 및 발행을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FDA는 “일부 기기 제조업체 및 유통업체는 FDA가 제품을 검토, 승인했다는 잘못된 인상을 주기 위해 등록 인증서를 남발했다”고 다시금 주의를 당부하며 “미국 보건복지부(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산하 기관인 FDA는 인체 및 동물용 의약품, 백신 및 기타 인체용 생물학적 제품 및 의료 기기의 안전성, 유효성 및 보안을 보장함으로써 공중 보건을 보호하며, 우리나라(미국)의 식품 공급, 화장품, 건강 보조 식품, 전자 방사선을 방출하는 제품의 안전과 보안을 책임지고 규제한다”고 반복했다. (원문사이트 : https://www.fda.gov/news-events/fda-brief/fda-brief-fda-calls-certain-firms-stop-producing-and-issuing-misleading-fda-registration)

FDA가 이토록 심각한 태도로 주의보를 발령하며 경고하고 나선데는 이유가 또다른 이유가 있다. 즉 한국과 미국 현지에서 지속적으로 이런 유사 내지 허위 등록이나 인증서를 발급해온 개인이나 기업들이 일종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들 대행업체들은 실제로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큼 오랫동안 명성과 위상을 다져온 곳들이어서 FDA의 이번 조치는 더욱 눈길을 끈다. FDA가 이번에 경고문을 보낸 25개 업체들 속엔 그런 ‘명성’과 ‘위상’을 자임해온 업체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국내 식품업계나 임상보건 분야 등에서 “FDA 관련 정보와 등록, 인증 등에서 권위를 지닌” 사람들과 기업임을 자처해왔다. 그러나 이들의 속사정을 잘 아는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 내에서 실질적으로 FDA와의 소통조차 원할하게 할 수 없는 부실한 컨설팅업체나 소위 ‘에이전트’들과 손잡고 가짜 허위 증명서 발급을 대행하거나, 이른바 FDA승인을 주장하고 있는 업체들”로 지목했다.

FDA로선 지난 3월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들 업체들의 사이비·유사 행위가 수그러들지 않자 강경모드로 돌아섰다. 오히려 이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고수하기 위해 미국 내의 원활한 공급망을 방해 내지 음해하거나 선량한 의료기기 업체들들 위협하기까지 하는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에 “동맹국인 한국에 대해 ‘관대’했던 태도를 바꾸기로 했다”는게 현지 분위기다.

결국 미국 법무부 국제사기 전담팀을 비롯해 FDA, OCI, FBI 등은 합동으로 사기 인증서, 등록 위조, 소비자 기만행위, 사기 계약, 정부 관계자 사칭, 가짜 의료 기기 검증 등의 범죄행위에 대해 본격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지난 해에는 중국의 많은 업체들이 수사대상에 올라 일제 ‘소탕전’이 벌어졌는데, 그와 같은 일이 올해에는 한국업체들을 대상으로 반복되고 있어 씁쓸한 느낌”이라는게 현지 소식을 전한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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