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정한 세제·세정, 불합리한 법, 복잡한 세법과 잦은 개정 등
한국납세자연맹 "선심성 복지공약 보다 중요한건 정부 신뢰도"

사진은 정부서울청사 사옥.
정부서울청사 사옥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시민단체인 한국납세자연맹이 이른바 ‘정부신뢰를 낮추는 10가지 사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납세자연맹은 “선심성 복지공약보다 중요한 건 ‘정부 신뢰도’ 높이는 일”이라며 불공정한 세제·세정, 불합리한 법, 복잡한 세법과 잦은 개정 등을 나열했다.

이 단체는 특히 “대선시기를 맞아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복지정책 실현을 위해서는 증세 이전에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또 대선 후보들이 복지지출, 세금신설, 조세감면 등의 정책만 내놓고 정작 정부 신뢰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는다며 납세자의 입장에서 본 ‘정부 신뢰를 낮추는 10가지 경우’를 소개했다.

그 중엔 다소 현상을 비약하거나, 사안을 단편적으로 관찰한 결과로 인식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국에서 대중들이 공감할 만한 내용들이 많아 주목을 끈다.

납세자연맹은 “‘정부신뢰를 낮추는 10가지’는 ‘세금신뢰를 낮추는 경우 10가지’로 해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세금이 내기 싫어지는 10가지’”인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지금과 같이 정부 신뢰도가 낮은 상태에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실패할 확률이 높은 정권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때문에 대선후보들이 정부신뢰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고 토론해야한다는 것이 이 단체의 주문이다. 납세자연맹이 발표한 ’정부(세금) 신뢰를 낮추는 10가지‘ 경우는 다음과 같다.

1. 불공정한 세제= 동일한 소득에 대해 ‘나는 세금을 내는데 누구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여겨지거나, ‘감면을 많이 받아 불공정한 이유로 나보다 세금을 적게 내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상장주식 양도차익, 가상자산 양도차익, 논농사·밭농사 소득 비과세 등 많은 조세감면 규정이 있다. 또 불공정한 기준에 의해 내가 재난지원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때도 마찬가지다.

2. 불공정한 세정= 자영업자들이 소득의 절반을 탈세하다는 기사를 볼 때나, 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나보다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을 볼 때가 그런 경우다.

3. 정부가 정보를 숨길 때= 공무원의 기본급만 공개하고 직급별, 호봉별 총연봉은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또 국세청이 세무법인 상호, 조세범칙위원회 위원회 위원 명단 등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마찬가지다.

4. 예산이 낭비되는 기사를 볼 때= 정부나 지자체에서 선심성 행정이나 보여주기식 사업으로 예산이 낭비되는 사업을 할 때다.

5. 성실납세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울 때= 홈택스에서 소득세확정신고를 위해 접속했으나 어려워서 하지 못하고 결국 세무대리인에게 돈을 주고 할 때가 이에 해당된다.

6. 특권을 누리는 공무원을 볼 때= 대통령을 비롯한 고위공직자들이 국민 세금을 영수증이 없이 사용하고 비공개하는 특수활동비 특권을 누리는 것을 볼 때다. “나는 국민연금 60만원을 받는데 은퇴 부부 교사부부는 월 600만원의 공무원 연금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7. 세법이 복잡하고 자주 개정되는 경우= “세법전을 보아도 무슨 뜻인지 모르겠고 양도소득세가 너무 자주 바뀌어서 세무대리인 조차도 잘 모른다”고 할 때다.

8. 공무원이 납세자를 존중하지 않을 때= 국민이 애로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제대로 듣지 않고 “나는 법대로 할 뿐”이라며 법대로 이의 제기를 하라고 할 때다.

9. 불합리한 법= 1억의 세금을 탈세했는데 가산세와 벌금이 각각 1억원이 넘고, 무기징역까지 처할 수 있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이에 해당한다. 또 ‘선배의 부탁으로 주식의 명의를 빌려주었는데 증여받은 것으로 의제하는 법’ 등도 해당된다.

10.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지 못한 공무원을 볼 때= 과세여부에 대해 질문을 했는데 제대로 답변을 하지 못하는 공무원을 볼 때도 정부에 대한 신뢰가 한층 옅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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