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위드코로나 시대, 국민의 기본권
[장태평 칼럼] 위드코로나 시대, 국민의 기본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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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전 농림부 장관

코로나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수도권에는 최고 단계의 방역수칙이 적용되도록 강화되었다. 사적모임이 낮 시간대에는 4명까지만 모일 수 있고, 저녁 6시 이후에는 2명까지만 가능하다. 모든 행사는 실질적으로 금지된다. 1인 시위를 제외하고 집회도 금지된다. 학교 수업은 원격수업으로 전환되고, 결혼식과 장례식에는 친족만 참석할 수 있다. 유흥시설은 영업이 중단된다. 식당, 학원, 영화관, 마트, 백화점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할 수 있다.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으로 개최해야 하고, 숙박시설은 전 객실의 3분의 2만 운영해야 한다. 종교시설도 예배를 포함 모든 활동이 금지된다.

방역수칙을 현실에서 적용할 때 다소 불합리한 점들이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같이 일하다가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면서 식당에서는 4명 기준으로 갈라져야 한다. 4명이 6시 전에 만나 식사를 하다가 6시가 넘으면 2명씩 갈라져야 한다. 식당출입이 아는 사람끼리 5명 이상은 안 되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몇 십 명이 같은 장소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 전철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가까이 접촉을 하며 30분이나 1시간씩 출퇴근을 하는데, 공원 등 야외 활동의 인원은 제한한다. 사람들 간의 거리가 2m를 넘으면 괜찮다는데 인적이 드문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반드시 쓰도록 제한을 한다. 획일적으로 하다보니 다소 과한 점이 있는 것 같다. 외국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나 집회금지 등에 대한 반발이 상당히 거세다.

모든 국민들의 일상생활은 한없이 불편해졌다. 신앙의 자유가 제한된다. 집회 결사의 자유가 제약된다. 무엇보다도 식당이나 다양한 다중 이용시설에서 영업활동이 제한되는 것이 큰 문제다. 자유로운 경제활동이 제약되는 것이다. 장기간의 이런 제약 속에서 자영업의 폐업이 속출하고, 경제적 타격이 심대하다. 학교의 수업이나 문화활동도 제한된다. 결국 헌법에 명시된 많은 기본권들이 제약을 받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의 불편과 생업의 타격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방역수칙을 감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많은 사람들이 질병에 시달리고, 사망에 이르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국 연방 대법원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실내 예배를 금지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교회의 실내 예배를 금지한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명령은 자유로운 종교 활동에 대한 헌법의 보호에 반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그런데 이 판결에 진보 성향 3명의 대법관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그만큼 견해가 다르고 사안이 간단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리고 판결 내용에는 교회 수용 규모의 25%까지 예배 인원을 제한할 수 있고, 실내 예배에서 노래와 구호 제창은 금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독일에서도 바이마르 지방 판사는 코로나 방역 조치는 위헌이므로 생일 축하 모임을 가진 사람들이 벌금을 낼 필요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미국, 독일, 영국 등 외국의 방역당국에서도 우리나라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교회 목사와 반정부 활동가는 종교의 자유를 내세워 예배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교회 지도자들은 정부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지만, 공동예배를 금지하는 과학적 근거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결정은 신앙과 종교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므로 그 결정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해야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사법부에서도 예배금지는 신앙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제한이므로 방역수칙을 시한부로 운영해야 하고, 제한조치가 계속될 때 매번 엄격한 비례성을 심사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으로부터의 보호는 현재와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는 신앙의 자유 등 기본권보다 우선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정당방위와 같이 극히 제한적이고 예외적인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기본권은 천부적인 것이며, 정부가 지켜주어야 할 헌법적 권리다. 따라서 제한 명령은 극히 예외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확실한 과학적 근거와 비례원칙, 그리고 우리 사회의 건전한 상식에 기초한 합의의 정신이 전제되어야 한다. 방역당국이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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