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과당경쟁, 시장침체 등으로 성장정체 기업 많아”

사진은 한 중소기업 작업장의 모습으로 본문 기사와는 전혀 무관함.
한 중소기업 작업장의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우리나라 제조업 관련 중소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엔 전체의 20.5%(2019년 기준)가 성장정체의 늪에 빠져 있으며, 과당경쟁과 시장침체, 자금난 등이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와 새삼 눈길을 끈다. 산업연구원은 ‘성장정체 중소기업의 실태 및 대책 - 성장정체의 원인과 성장전략’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런 진단을 내렸다.

이에 따르면 ‘성장정체 중소기업’은 업력이 20년 이상이지만, 종사자 수는 50인 미만으로 성장이 정체된 중소기업들이다. 이들 중소기업이 성장정체에 빠지는 원인은 단적으로 말해서 시장요인이 60%, 기업 자체의 요인이 40%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시장의 과당경쟁(18.5%)탓이 가장 큰 것으로 드러났다.

성장정체 요인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시장요인 부문에서는 시장의 과당경쟁(18.5%), 시장의 낮은 성장성(17.6%), 작은 시장 규모(16.7%)순으로 성장 기회가 없었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요인 부문에서는 만성적인 자금난, 인력난(10.6%), 마케팅 역량 부족(8.3%), 혁신역량 부족(7.9%) 때문에 성장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는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정부 규제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성장을 하지 않았다”(1.9%)거나, “성장의지가 부족했다”(3.7%)는 응답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었다.

이 밖에 ‘혁신역량이 부족해서 성장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거나, ‘하도급 거래에만 의존해서 성장 기회가 없었다’ 등의 대답도 있었다. 성장 부진을 기업과 기업주 자신 탓으로 돌리는 셈이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시장요인’은 기업의 규모, 즉 자산 규모나 업력, 대표자 유형, 대표자 연령 등과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혀, 과당경쟁이나 경기침체는 모든 기업 전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성장정체 중소기업 중 향후 5년 이내에 성장정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한 중소기업은 약 15%(엄격한 기준으로는 8%)에 불과했다. 미래에 대한 극히 부정적 전망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연구원은 “결국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정체의 늪에 빠져 있으며, 한번 성장정체의 늪에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냇다.

또 성장정체 중소기업의 상당수는 경쟁력 수준이 낮고, 성장의지가 약하여, 정책 지원 없이는 성장정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원은 나름의 대책을 주문했다. “이러한 실증분석 결과가 제시하는 정책시사점은 성장정체 중소기업은 ‘광범위하고도 심각한 문제’이며, 향후 정책적 관심을 크게 높여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지금까지 성장정체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책적 관심이 크게 부족했으며, 관련 지원시책도 사실상 없었다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에 “성장정체 중소기업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행 사업전환 지원시책을 확대 개편하여, 성장정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사업전환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특별히 주문했다. ‘적극적인 사업전환 지원 프로그램’은 성장정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경영진단을 실시하여, 사업전환이 바람직한 중소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해당 중소기업의 사업전환 역량을 적극 지원(컨설팅+자금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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