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독수리마크'의 허와 실 ②··· FDA승인 “美정부 조달용 아니면 굳이 불필요”
[기획] '독수리마크'의 허와 실 ②··· FDA승인 “美정부 조달용 아니면 굳이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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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용 승인 경우도 각종 절차 단계마다 ‘비용’
컨설팅업체, 에이전트 등 국내 중소기업 ‘갈취’
사진은 미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를 갈무리한 것임.
美식품의약국(FDA) 홈페이지.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FDA승인은 미국 내에선 물론 세계적으로도 품질과 공신력을 담보한다. 그러나 미 정부에 공식적으로 정기 납품하지 않는 한, 미 FDA승인은 굳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 민간 시장에선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는 FDA승인을 받을 필요없이 그냥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 내에 가장 많이 보급된 ‘코로나19’ 방역 ‘N95마스크’도 그런 사례다. 만약 미 조달청에 납품하려면 FDA 510K 승인이 가능한데, 이를 제조하는 한국업체는 현재까지는 하나도 없다. 510K조항에 따라 FDA승인을 받기 위해선 거쳐야 할 절차와 비용이 너무나 많이 들기 때문이다.

우선 컨설팅 업체를 통해 사전에 등록을 해야 하고, 모든 제품에 대해 시험연구원 등 다른 품질인증 기관에 의뢰한 후 FDA의 공식적인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비용과 시간이 엄청나게 소요되는 과정이다. 그래서 적어도 마스크의 경우 한국 기업들은 FDA승인을 받지 못한 채 미 현지 시장에 그냥 제품을 살포하다시피 하며 판매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미·중관계 악화로 인해 국내기업들도 미FDA 제도의 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즉 종래 중국산 제품 또는 중국에 OEM으로 생산을 의뢰했던 미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들 중엔 물론 미국 조달청에 조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생산을 의뢰하거나 한국 제품을 찾는 업체도 많다. 이들은 조달청 납품에 필요한 ‘510K’ 조항에 의한 FDA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이처럼 '510K’ 승인을 받은 미국 기업들이 최근 국내의 우리 중소기업들에게 다시 하청을 주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측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생산해서 납품까지 할 수 있느냐”며 꼼꼼히 조건을 따져든다. 이때 거쳐야 하는 것이 FDA의 공장 등록 절차다. 미국 기업으로부터 FDA승인 제품의 생산을 의뢰받은 국내 기업들에게도 그에 걸맞은 점검과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FDA 관계자나 FDA의 의뢰를 받은 전문가가 직접 내한, 국내 생산공장에 대한 실사를 나오곤 한다.

그런 절차를 거쳐 일단 공장등록을 한 후엔 비로소 510K승인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충분한 생산 역량과 시설, 품질 능력 등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증받게 된다. 이때 흔히 문제가 생기곤 한다. 이 경우에도 FDA 관계자 혹은 의뢰를 받은 관리인이 직접 실사에 나서는데, 이때 영어에 서투른 국내 업체들은 모든 질문에 대해 무조건 ‘YES’만을 반복하다가, 큰 낭패를 보기도 한다.

그 중엔 “결코 아니다”라고 대답해야 하는 항목도 많은데, 문항의 취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YES”만을 반복한 것이다. 그로 인해 FDA승인에 걸맞은 검증은 물론, 미국내 판매나 수주가 끊겨 문을 닫는 중소기업이 생길 정도다.

그렇다보니 이 과정에서 등장하는게 역시 컨설팅 업체나 중개인이다. 영어가 서투르고 현지 사정에 어두운 중소기업들은 주로 현지 미국인을 ‘에이전트’로 지정해야 할 필요가 생긴다. 실제로 이는 FDA등록과 승인을 위한 필수적인 관례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에이전트는 단순한 연락책이나 메신저 역할만을 할 뿐, FDA승인에 필요한 어떠한 실질적인 역할도 하지 않는다. 별도의 수수료나 수당 따윈 당연히 필요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정을 잘 모르는 국내업체들은 이들에게 금품을 건네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특히 컨설팅 업체가 중간에 끼어들어 ‘장난’을 하기도 한다.

국내업체들은 이런 내막을 모르고, 승인과는 관계없는 사전의 모든 단계마다 컨설팅 업체에게 갈취를 당하다시피 하고 있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미 정부에 조달을 하지 않는 한, 굳이 510K 조항의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컨설팅 업체들은 국내 기업들이 ‘510K’의 브랜드 가치를 유난히 선호하는 심리를 십분 이용한다. 중소기업들에게 ‘510K’ 승인 효과를 과장하면서 각종 수수료 등 복잡한 단계를 빌미로 매번 금품을 받아챙기는 사례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선 조달용이 아닌한, 굳이 ‘510K’ 승인을 안 받아도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을 위시해 수많은 경로를 통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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