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태평 칼럼] 대한민국은 정의로운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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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평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부 장관
장태평 전 농림부 장관

정의와 공정은 시대정신

요즈음 정의와 공정이 다시 시대정신이 되었다. ‘공정사회’를 반복해서 정부 정책기조로 강조하고 있으나, 정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점은 아직도 근접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한 갈등이 최근에 크게 증폭되고 있다. 이념갈등, 지역갈등, 계층갈등, 세대갈등 등이 도를 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각자 자신들이 정의롭다고 주장하면서, 전체 우리 사회의 보편적 정의를 짓밟고 있다.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 점에서 정의와 공정이 시대정신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집권층과 정치권 등 사회적 지도자들의 각성이 촉구된다.

정의를 실천하고 감시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개인과 국가다. 인간의 궁극적인 목적은 선의 실현이라 한다. 선한 사람은 정의를 추구한다. 개인은 사회정의를 실천하는 1차적 책임을 안고 있다. 불의에 분노하고 정의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역할은 국가에 있다. 국가는 개인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일정부분 포기하면서 만들어낸 공동체다. 그러므로 국가는 구성원을 위해 공동선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93%가 자신의 사회적 경제적 불리함을 정부가 앞장서 해결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인의 경우에는 56%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정의를 위해 개인보다 국가의 역할에 더 의지하는 셈이다. 그래서 점점 정부개입이 확대된다. 정부가 개입하여 도와주는 것은 좋지만, 그러다 보면 국민의 자유로운 권리를 상당부분 제한받게 된다.

국가권력은 그 속성 때문에 남용되기 쉽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은 언제든지 불의의 침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국가가 정의를 훼손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거대한 국가 권력 앞에서 연약한 개인의 권리행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국가권력의 남용에 대한 끊임없는 저항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런 피나는 노력이 자유민주주의 정치체계를 만들었다. 국가의 역할을 더 기대한다면, 우리는 그만큼 더 자유를 잃는다. 예를 들어 교통질서나 자영업 등 생활주변에서도 정부의 개입이 불합리하고 과도하다. 특히 요즈음 코로나 방역 규칙도 외국에 비하여 정부개입이 비과학적이고 과도하다. 심지어 정치적이다. 교회출석을 제한하는 것은 신앙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고, 시위를 실질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없다. 기본권의 제한은 공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에 한하여 극히 예외적으로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는 정부개입을 지나치게 확대하고 있다. 기업 활동과 사적계약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있다. 저소득 계층을 위한다고 최저임금을 크게 인상하고, 근로자를 위한다고 근로시간을 제한하며, 비정규직을 보호한다고 강제로 정규직화를 추진하였다. 시장의 원리를 거슬렀다. 이로써 결국에는 일자리를 축소시켜 실업률을 높이고, 자영업자를 위험에 빠지게 하고, 노노갈등을 유발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소득과 행복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을 잡겠다고 25차례가 넘게 대책을 남발하면서 과도하게 시장에 개입하였다. 그 결과 주택 가격을 폭등시켰다. 임차인들을 전월세 집에서 쫓겨나게 만들고, 폭등한 전월세금을 마련하느라 노심초사하게 만들었다. 부자나 가난한 사람이나 주택 소유자나 없는 사람이나 모두 불편하고 손해를 입게 만들었다. 정부정책이 정의롭지 못한 결과를 초래했다. 국민들은 억울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것이 바로 표퓰리즘이다. 국가가 개입하면 개입할수록 시장의 기능은 축소되고, 재정은 확대된다. 그 결과 국민들은 세금을 더 내야하고, 국가경쟁력은 약화된다. 국가 정의가 무너지는 것이다.

국가는 사회정의를 직접 실현하려고 개입하지 말고, 국민들이 정의를 원활히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에 더욱 우선해야 한다. 국가는 행위자보다는 공정한 심판자 역할을 해야 한다. 사회 전체의 미덕을 추구하면서도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보장해야 한다. 개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되게 정책을 펼치고, 계층간 이동의 사다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부시스템과 제도의 공정성 그리고 사회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국민들이 상호존중하게 하고, 시민의식이 함양되고 연대의식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이런 사회가 정의사회다. 국가는 정의사회를 이루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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