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에세이 7]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②··· 강대국의 조건은 ‘관용’과 ‘다양성’
[인물 에세이 7]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②··· 강대국의 조건은 ‘관용’과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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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의 시대, 휴머니즘을 찾아서-
김동연의 '아버지와의 대화'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지나치게 빠르고 또 복잡하다. 우리가 살아 숨쉬는 요즘 세상이 그렇다. 위대한 것은 예외없이 단순하다고 했다. 진리 또한 그러하여, 만고불변의 진리로 일컬어지는 것들은 의외로 단순하고 가까운 곳에 있다. 모두가 피로하고 지쳐있다. 이럴 때일수록 어떤 메시지가 필요할까. 코로나19로 개개인이 각각의 섬으로 부유하는 그야말로 단절의 시대.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보이지않는 연결의 복원이 절실한 시점으로 인식된다. 인간성의 회복, 휴머니즘의 복원이 필요하다고 여겨 찾은 주제가 다름아닌 ‘어머니’다. 모성(母性)은 생명을 품는 힘이자 마지막까지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무한한 생명력과 포용력의 원천인 모성이 실종된 시대. 본지는 ‘우리 시대의 어머니’, 땅속에 묻혀있던 보석같은 ‘어머니 이야기’들을 발굴해 시리즈로 싣는다. 자식을 훌륭히 성장시킨 인사들의 생생한 인생스토리도 곁들였다.

▲김낙진 동원아이앤티 회장 ▲정영수 CJ그룹 글로벌경영고문 ▲신경호 일본 고쿠시칸대 교수 ▲구자관 ㈜삼구아이앤씨 대표 ▲이광희 (사)희망의망고나무 대표 ▲박경진 진흥문화㈜ 회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 등 7인이 값진 스토리를 흔쾌히 풀어놓았다. 어지럽고 혼탁한 세상에 한줄기 빛이 되고 희망이 된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편집자주>

김동연 전 부총리는 국무조정실장을 지내고 2015년 2월 아주대 총장에 취임했다. 사진은 당시 취임사를 하는 모습. 

‘혁신’은 결핍의 힘에서 출발

그는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4년 7월 국무조정실장 사표를 낸 뒤 곧바로 경기도 양평군 용문산 아래 한 농가주택을 빌려 6개월가량 칩거 생활에 들어갔다. 30년 넘게 한 눈 팔지 않고 오직 공직자로서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휴식이 필요했던 것이다. 앞서 그가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큰 아들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극도의 피로가 겹쳤다.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산책을 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EBS교육방송에서 ‘강대국의 조건’이라는 프로가 눈에 번쩍 띄었다. 관련된 책을 보고 여러 가지 자료를 검토했다. 결론은 인류역사상 로마, 몽골, 영국, 네덜란드, 미국 등 5대 강대국의 조건은 바로 ‘혁신’과 ‘관용’이라는 해답을 얻게 된다. 이 프로그램에서 혁신은 ‘결핍의 힘’에서 나온다는 결론을 도출한다.

영국이 스페인과 벌인 칼레해전에서 승리한 것도 ‘결핍의 절박함’이 이뤄낸 ‘혁신’을 통해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설명이다. ‘포용’은 나와 다른 생각을 허용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며 어제의 적일지라도 동료로서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를 말한다.

그러던 터에 그는 2015년 초 아주대 총장으로 부임했다. 당시 총장의 봉급이 공직에 있을 때 보다 거의 절반 정도가 많았다. 그래서 그는 공직에 있을 때 받은 봉급만큼 받고 나머지는 모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여기에 각계에서 보낸 기부금을 보태 외국 한 번 나가지 못한 제자들에게 해외연수를 가는 기회를 열어줬다.

박기출 전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은 “김동연 전 부총리를 보면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 나오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의미가 담긴 ‘계영배’가 생각난다”며 “청년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만들어 주기 위해 조건 없이 기부하는 모습을 보면 지도자로서의 진정성과 깊이가 엿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주대 총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5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한인무역협회 행사에 초청강사로 초빙돼 전 세계에서 모인 1000여명의 한상(韓商)들 앞에서 “늘 배움에 대한 갈증에 목이 탔고, 그래서 항상 꿈을 꾸었다”며 “결과에 대한 아무런 보장도 없이 죽기 살기로 노력했는데 바로 나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반란’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김동연은 2010년 G20정상회의 폐막식장에서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외신기자들 앞에서 한국기자들에게 질문할 내용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지만 한국 기자들은 어느 누구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며 “침묵을 깨고 질문 요청을 받지 않은 중국기자가 하겠다고 나서는 일이 벌어져 당시 오바마는 물론 배석자들도 난감했다”고 전했다. 이런 이유로 김 총장은 아주대에 취임한 뒤 학생들과 자주 미팅을 가지려고 한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저는 총장에 취임하자마자 ‘브라운백 미팅’이라는 이름으로 2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과 미팅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학생들에게 궁금한 일이 있으면 무엇이든 물어보라고 했지만 질문은 커녕 묻는 말에도 대답을 잘 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화를 내지도 않아요. 지금 우리사회에 젊은이들의 불만이 적지 않을 텐데 말입니다.”

‘질문과 답이 없는’ 사회구조의 단면이다. 질문과 답이 없는 사회는 그만큼 역동성과 창의성이 떨어진다. 그는 공무원시절부터 틈만 나면 반란을 일으키되 이왕이면 유쾌하게 반란을 일으키자는 취지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짐콜린스의 말을 인용하며 “리더십의 핵심은 ‘겸손’이며 진정한 엘리트는 전문성이 아니라, 품성에서 나온다”며 “약자에 대해 따뜻한 손길을 보냈을 때 우리사회는 공정경쟁의 사회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공직자들의 자기희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하곤 했다.

김동연은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취임했다. 당시 청와대는 “거시경제 통찰력과 조정 능력을 겸비한 유능한 경제 전문가이며, 소년가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서민의 아픔을 공감할 수 있는 경제사령탑”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장하성 정책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최저임금 및 소득주도 성장 등에 대한 의견차를 보이면서 결국 1년 6개월 만에 경제부총리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당시 이임사를 통해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다.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는 뼈있는 말을 남기고 청사를 빠져 나왔다.   <계속>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주요 이력

▲덕수상고·국제대학교(現 서경대) 법학과 졸업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시간대 대학원 정책학 석·박사 ▲제26회 행정고시·제6회 입법고시 합격(1982) ▲기획예산처 사회재정과장·재정협력과장(~2002) ▲대통령 비서실장 보좌관(2002) ▲세계은행 선임정책관(2002~2005) ▲기획예산처 재정정책기획관(2006~2007) ▲대통령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2008~2009)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실 국정과제비서관(2009 ~ 2010) ▲기획재정부 예산실장(2010~2012.2) ▲기획재정부 제2차관(2012.02~2013.03) ▲국무조정실장(2013.03~2014.07) ▲제15대 아주대학교 총장(2015.02~2017.06)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2017.06~ 2018.12) ▲ 現 사단법인 ‘유쾌한반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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