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새 풍속도, 중소기업·소상공인 겨냥
특별한 시간대 사무처리 등, 기존 장기 인력파견업과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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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체의 회계, 전산, 총무, 문서작업 등의 업무를 몇시간 단위로 원격 처리해주는, 단기 비대면 대행업이 성행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이른바 비대면 단기 알바 대행업이 성행하고 있다. 기업체의 회계, 전산, 총무, 문서작업, 외부 메신저 등의 업무를 원격으로 2시간 이상 맡아 처리해주는 새로운 직종이다. 이는 시간 단위의 초단기 비대면 대행업이란 점에서 기존의 아웃소싱과는 또 다르다.

비대면 단기 알바 대행업은 특히 상근 직원들을 추가 채용하는게 부담스럽고, 그렇다보니 업무량은 벅찬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인력파견업은 장기간의 상근 인력을 공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단기 알바 대행업은 몇 시간 단위로 특별히 정해진 단일한 사무나 업무를 처리해주고, 시급에 준하는 비용을 받는게 특징이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수도권에만 이같은 비대면 알바 대행업체가 5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업체마다 대행 프로그램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10~15개 종류의 비즈니스를 대행하는게 보통이다. 자료편집(hwp, ppt 등)을 비롯해 전화 시장조사, 인터넷 자료검색, 엑셀 데이터입력, 논문교정∙편집, 통계데이터 정리, 양식 변환, 디자인 작업, 타이핑 교정과 오탈자 확인, 행정 보조 등이다. 최근 일부 업체의 경우 자체적으로 ‘기자’ 인력을 다른 군소 언론매체의 프리랜서 리포터로 활용하기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를 위해 해당 업체들은 적게는 수 십 명에서 많게는 수 백 여명의 대기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중 비대면 알바 대행을 가장 활발하게 하고 있는 E사(서울 역삼동)의 경우는 심지어 “각 분야별로 전문화된 프리랜서가 1천여 명이 넘는다”고 했다. 그 정확한 진위는 확인되고 있지 않지만, 그 만큼 시장의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다만 모든 인력은 ‘코로나19’의 와중에 현장에 직접 파견되지 않고, 시간을 정해 온라인 비대면으로 의뢰받은 업무를 처리하곤 한다.

E사측은 “의뢰받은 특정 업무에 걸맞은 자질과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고,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들 ‘사무 서포터’들을 지속적으로 관찰, 소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비대면 알바는 인터넷이 가능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비대면 알바 대행을 찾는 기업체나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보면 원하는 시간 아무 때나 간단한 일을 맡길 수 있고, 굳이 일할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없으며, 알바를 애써 구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무 자동화에 서툰 소상공인에 대해선 컴퓨터나 전화를 통해 다양한 사무보조 업무를 대행해준다. 또 다른 대행업체인 B사 측은 “아이디어는 있는데 전문 프로그램을 못쓰시는 경우나, 한글 문서 편집, ppt자료 다듬기 등과 같은 컴퓨터 작업이 필요한 경우,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해 인터넷 검색이나 담당자 통화가 필요한 경우를 대신 해드린다”고 밝혔다.

이런 경우 원격으로 컴퓨터 화면을 공유, 지원하되, “비밀유지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내부 정보가 절대 외부로 누출되지 않도록 한다”고 했다. 업체마다 조건은 다소 다르지만, 대체로 2시간 단위로 원격으로 업무를 대행하는게 보통이다. 그렇다보니 일부 업체는 ‘시간제 쿠폰’을 발행하기도 한다. 즉 ‘단골’로 업무를 의뢰하는 경우는 아예 시간제 쿠폰을 대량 구매하기도 하고, 이런 경우는 일정한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한다. 이 경우 10시간 이용권, 30시간 이용권, 50시간 이용권, 100시간 이용권 등 이용 시간별 쿠폰을 제공하기도 하며, 요금은 15만원~150만원으로 다양하다. 때론 ‘긴급 이용권’과 같은 옵션도 있다.

비대면 원격 알바 대행업이 확산되면서 프리랜서 일감을 원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고, 기업체의 단기 알바 업무를 원격으로 맡아하는 것이다. “육아나 돌봄, 청소 등의 업무도 있지만, 최근엔 단순 타이핑부터 hwp, 워드, ppt, 엑셀, 포토샵 등 컴퓨터를 활용한 다양한 문서작업이나 인터넷 사무 등의 일거리가 많이 몰리고 있다”는 E사측의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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