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이나 자금력 부족, ‘공급자 마인드’의 마케팅
인재난과 비효율적 조직, 무리한 확장과 도전 등

사진은 한 산업전시회 전경으로 이미지용 삽화에 불과하며, 본문 기사와는 전혀 관련없음.
한 산업전시회 전경으로 본문 기사와는 전혀 관련없음.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창업한지 3년을 채 넘기지 못하는 신생기업들이 많다. 이른바 스타트업들 중 많은 수는 창업 초기 여러 장애 요인을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고 마는 것이다. 기술력 및 자금력·시장개척 능력 부족, 인재난, 공동 창업자들 간의 갈등, 무리한 확장과 도전 등 이유로 여러 가지다. 창업 전문가들은 그래서 이런 요인들을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가 스타트업들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좌우한다며 다양한 조언을 내놓고 있다.

기술 전문매체인 <테크월드>나, <CIO 닷컴>과 <CIOKOREA>, <IDG> 등 IT와 기술, 경영 관련 글로벌 매체들도 이런 점을 나열하며 경고하고 있다. 이들 매체들이 꼽는 스타트업 실패 이유 중 하나는 우선 소비자와 시장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공급자 마인드’로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전혀 원하지도, 선호하지도 않는 제품을 거액을 들여 생산했지만, 시장에 먹히지 않게 된다. 결국 급속한 자금난에 휩싸일 수 밖에 없고, 남은 선택은 ‘폐업’뿐이라는 지적이다.

또 뉴 트렌드나 신기술에 대한 지나친 맹신이다. 즉 최첨단 기술에 의한 신개념의 제품을 생산했지만, 소수의 ‘얼리 어댑터’를 제외하곤 대다수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실패하는 경우다. 이런 유형은 ‘베스트셀러’가 될 것이란 잘못된 기대를 갖고, 갓 유행하기 시작한 사업 모델에 무작정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 어떤 소비자층을 겨냥해 어떤 방식의 마케팅을 할 것인지, 당장 수익을 얻는 방식은 어떠한지 등을 전혀 따져보지 않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특히 인공지능이나 스마트 기술 경쟁이 치열한 IT업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스타트업들이 결정적으로 사업을 접을 수 밖에 없는, 가장 큰 요인은 결국 자금난이다. 특히 현금이 고갈되었을 경우는 선택지가 매우 적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서는 이를 ‘번 레이트(burn rate)’로 부르기도 한다. 이는 신생 기업이 수익을 발생시키기도 전에 각종 고정비나 간접비를 지출하다보니 돈줄이 말라버리는 속도를 말하는 것이다. 즉 변변한 수익도 없는데, 회사 운영을 위한 급여와 각종 부대비용, 고정자산 유지비 등을 결제하느라 ‘피같은’ 현금을 빠른 속도로 다 써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사업 초기에 주의하지 않으면 돈을 모두 날릴 수 있다”며 주의를 주문하기도 한다.

사업에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어떤 적절한 인재를 채용하느냐에 따라 특히 창업 초기의 스타트업일수록 그 행로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CIOKOREA>가 인용한 미국의 스타트업 진흥 단체인 파운더즈 팩토리(Founders Factory)의 인재 책임자인 파라 칸지는 “해고는 좋은 사람을 영입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사람을 잘못 고용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즉시 내보내야 하며, 설사 후임자를 찾기 어렵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권했다. 또 사무나 작업공간과 환경이 열악한 신생 기업에선 자칫 스트레스가 심한 환경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조직 구성원 간의 인간관계와 팀워크는 또한 기업 생존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조언이다.

흔히 스타트업들이 저지르기 쉬운 실수는 애써 창출한 아이디어를 대기업 등 제3자에게 빼앗기거나 누출되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먼저 짜낸 업체가 정작 제품화 단계에선 다른 기업이나 경쟁업체에 뒤져 문을 닫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반면에 자신의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수주한 후, 정작 성공적 결과를 도출하지 못하는 경우도 스타트업에겐 치명적이다. 그로 인해 신뢰를 잃거나, 배상을 할 수 밖에 없게되면 남은 길은 결국 폐업 밖에 없다는 경고다.

송사에 휘말리는 것도 스타트업으로선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사소하게는 제품명이나 상호에서부터 제품 디자인, 저작권 침해 등이 그런 경우다. 또 특허위반으로 소송을 당해 거액의 손해배상을 물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에 따라선 자금과 조직력이 빈약한 스타트업으로선 사업 전체를 중단하거나, 아예 폐업 수순을 밟기도 한다.

이 밖에도 이른바 ‘창업 동지’들 간의 반목이나 배신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특히 창업 전엔 ‘월급쟁이’로서 일개 개발자나 영업사원이었으나, 창업 후엔 CEO에 걸맞은 시야와 기업관을 갖지 못할 경우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또 시장의 특성이나 미래의 소비자층에 대한 정밀한 분석없이 창업 2~3년쯤 지난 후 무리하게 사업 종목을 확장하다가 망하는 경우도 많다. “일단 저질러놓고 보자”는 태도는 적어도 스타트업에겐 절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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