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화장품집적화단지에 공장 준공
지리산 자생식물 활용해 친환경 화장품 생산
다양한 브랜드전략으로 MZ세대 공략
베트남, 일본, 중국에 해외지사...세계 20여개국 수출
先代에 이어 화장품사업, 삼성인터네셔널 대표도 겸해

화장품 원료 산지로서 '지리산'의 가능성을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김경희 ㈜원스킨화장품 대표가 남원화장품클러스터에 위치한 공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원스킨화장품 제품라인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나고야의정서(2017년 8월) 이후 생물자원을 활용한 원료 로얄티 지급과 관련해 이슈화가 되고 있습니다. 인도나 일본 등이 원물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강화하고 있고, 우리도 그런 원물을 개발해 지적재산권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국내 화장품산업의 활성화를 단계적으로 꾀하는 것이 가능한 지역이 바로 남원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남원 화장품 집적화단지에 생산공장을 세운 ㈜원스킨화장품의 김경희 대표는 전국의 화장품 클러스터 가운데 이곳 남원에 생산라인을 구축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화산송이, 암반수 등 천연 원물 마케팅이 이미 활성화된 제주와 비교할때 지리산도 충분히 그에 못지않은 여건이 갖춰진 상황이라고 김 대표는 덧붙였다. 소비자 입장에서 청정지역의 자연추출물을 넣어 제품을 만들었을 때 제품에 대한 안정성과 더불어 친환경적이고 자연적인 것을 쓴다는 심리적인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대표가 원스킨화장품을 설립한 것은 2016년 1월. 지난해 9월 남원공장을 준공함으로써 지리산권 자생식물에서 추출한 원물을 화장품 원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첫 해 1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엔 40억으로 뛰었다. 이왕 지리산자락에 둥지를 튼 김에 친환경 브랜드를 넘어 공식 인증을 거쳐야하는 비건 브랜드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생산제품은 대부분 ODM으로 납품돼 올리브영과 주요 오픈마켓에 입점되고 있다.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으로 베트남, 일본, 중국 등지에 해외지사를 두고 있다. 제형 등을 신규로 개발해 틈새시장, 블루오션을 개척하기 위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기존의 유통채널과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전엔 거리의 장벽이 존재했으나 지금은 없어졌고 특히나 코로나사태 이후 온라인유통이 극대화됐습니다. 이에 맞춰 각 나라가 인프라투자를 많이 한 상황이고 기업 또한 그런 부분에 대해 준비를 한 업체와 안 한 업체 간에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시장의 기회를 보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전체매출의 30% 정도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데, 이를 50% 이상으로 늘리는 게 김 대표의 계획이다. 현재 세계 20여개국에 제품이 나가고 있다. 수출을 뚫은 비결을 묻자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비롯해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브랜드전략, 지사설립을 통한 직접적인 유통”을 꼽았다. 원스킨화장품 외에 김 대표는 부친의 뒤를 이어 2015년부터 삼성인터네셔널(전신 삼성화장품)을 운영하고 있다. 벨카, 테브로사, 오드모아, 솔루체 등 7개 독자브랜드를 갖고 20대 초중반의 MZ세대를 타깃으로 국내외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요즘은 대부분 SNS 마케팅을 통해 소비자에게 인지가 되다보니 기존의 대형 유통채널만 갖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고있는 MZ세대의 경우 해외브랜드를 쓸 때 용감하고 거리낌이 없어 침투하기가 수월합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에 그들이 원하는 컨텐츠를 올려놓으면 각 나라별 셀럽이나 바이어들이 그걸 보고 연락을 해옵니다. 셀럽들은 독자적인 컨텐츠를 생산하기 위해 오히려 잘 알려지지않은 브랜드를 자기들이 개발하고 발굴한 양 표현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런 시장의 트렌드에 맞춰 브랜드를 다양화시켰고, 브랜드별로 타깃층이 세분화돼 있습니다.”

시장개척을 위해선 결국에는 브랜드사업 밖에 할 수 있는게 없다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스스로 브랜드가 돼야하고 브랜드를 통해 외부환경에 노출된 변수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힘을 지니지 못하면 시장상황이 조금만 바뀌어도 매출이 떨어지거나 생존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그는 말했다. 결국 공장이 살아남기 위해선 자기만의 브랜드 개척파워가 있어야하고, 그게 아니면 대기업에 하청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원스킨화장품 남원공장 전경

김 대표는 지리산 원물을 활용한 화장품을 계속 만들고 관련사업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리산 원물활용은 무궁무진하다”며 “어떻게 마케팅과 접목시키느냐가 핵심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농부와 농지를 활용한 원물 재배, 즉 1차 산업부터 4차산업까지 수직계열화를 통한 화장품산업의 발전을 이곳 남원에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물론 수도권에서 떨어져있다보니 물류비용이 더 드는 등 단가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애로사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멀다’가 ‘청정하다’의 개념으로 바뀌어버리면 소비자인식이 달라질 수가 있어요. ‘외지’일 수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힐링’ 지역이 될 수도 있어 그같은 관점의 차이를 만들어나가는 게 남원시가 지향하는 방향성인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현재는 지리산권 천연원료를 활용한 제품화 단계로서, 향후 1~2년 안에 제조 일원화가 이뤄지면 대량생산까지 가능한 활성화가 실현될 것으로 김 대표는 전망했다. 지리산의 독특함을 소비자에게 이미지 메이킹시키고, 그걸 통해 화장품산업을 활성화해 나가면서 관광산업까지 연계시키는 구조가 충분히 가능한 곳이 남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선대(先代)에 이어 화장품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 그에게 ‘화장품을 뭐라고 보나’고 물었다.

“사람이 사람과 대면할 때 자존감을 높이는 수단이라고 봅니다. ‘피부가 좋다’ ‘예뻐보인다’ 등은 하나의 경쟁력이거든요. 화장품으로 힐링도 하고, 무기화시켜 자기를 가꾸는데 쓰기도 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필수품처럼 쓰이는 생필품으로 자리매김한 것이지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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