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전망…4% 성장 예상, 세계경제도 성장세
“중국과 경쟁 격화, 생산구조 고도화 및 신제품으로 대응”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엔 급속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광구첨단산업단지 전경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산업연구원은 하반기엔 급속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사진은 광주첨단산업단지 전경.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올 하반기 국내 실물경기는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금년 성장률이 4.0%에 달하고, 세계 경제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9일 ‘2021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민간소비와 설비 투자도 크게 증가하고, 국제 경기 회복세에 따라 수출입도 대폭 증가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하반기 국내 경기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실물경기는 코로나19 지속으로 소비 회복세가 미진한 모습이나, 대내․외적으로 코로나 사태 진정 및 경제활동 재개에 따른 수출과 투자의 가파른 반등에 힘입어 회복세를 구현할 전망이다.

산업연구원은 “국내경제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 지속이 소비 회복세를 제한하고 있지만, 대외여건의 개선에 따른 수출과 투자의 빠른 회복, 2020년 역성장의 기저효과 등으로 4.0%의 성장이 예상된다”면서 “백신 보급 속도,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여부 등과 같이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가장 큰 변수인 가운데, 특히 대내적으로는 민간소비의 회복 속도와 고용시장 안정화 여부, 소득 여건의 개선 정도 등이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제했다.

그런 가운데 민간소비도 전년대비 3%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소비 부문에서 전년도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에 더해 해외여행을 대체하는 보복소비, 주식과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 상승, 코로나19 백신 접종 가속화, 소비심리 개선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설비투자도 9.0% 증가하고, 건설투자 역시 1.1%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설비투자는 국내외 경제의 경기회복 추세와 반도체 경기호조에 따른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년에 이어 견조한 증가세가 예상된다”면서 “건설투자는 건물건설 회복세, 정부의 SOC 지출 확대 등의 영향으로 소폭의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글로벌 경기 회복세 지속으로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이란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2021년을 통털어 수출은 주요국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고,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따른 소비 증가와 제조업 업황 개선 등으로 인해 연간 19.1%의 증가율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또 “수입도 국제유가 상승,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비교적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입단가가 상승하고 국내 경기회복과 기저효과 영향 등으로 대폭 증가하여 연간 21.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2021년은 수입이 수출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함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전년보다 소폭 감소한 446억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연구원은 세계경제도 전년 대비 큰 폭의 성장률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즉 “2021년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상황이 다시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 하에서 백신 보급의 확산과 이동제한 조치의 완화, 각종 경기부양책 등에 힘입어 2020년의 낙폭을 만회하는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근거를 밝혔다.

특히 미국경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연준의 확장적 통화정책 기조 등에 힘입어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고용 여건의 회복과 인플레 심화 여부 등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경제도 내수 중심의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연간 성장률이 약 8%대 수준으로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었다.

그런 가운데 국제유가는 원유 공급 감산 규모 축소에도 불구하고, 세계경기 회복에 따른 원유 수요의 가파른 증가로 상승할 것으로 보았다. 그 결과 유가는 배럴당 64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또 미국 금리의 완만한 상승, 주요국 백신 보급 확대 등이 달러화 약세를 이끄는 가운데, 국내 수출 증가와 국내 백신 보급 계획 등이 원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114원 내외로 예상되었다.

산업연구원은 특히 ‘국내 13대 주력산업’을 분석, 자세한 전망을 내놓아 눈길을 끌고 있다. 13대 주력산업은 자동차, 조선, 일반기계, 철강, 정유, 석유화학, 섬유, 바이오헬스, 정보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차전지 등이다.

이들 산업은 상반기엔 세계수요 회복과 견실한 국내 제조기반으로 빠른 성장세를 구현했다. 세계 경기 회복과 더불어 이에 부응하는 국내 생산기반으로 인해 수출도 전년 대비 25%의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상대적으로 증가세를 보였던 정보통신기기, 가전,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헬스 수출액은 ‘코로나19’ 회복국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정유, 석유화학, 철강 등 소재산업도 수요 증가와 더불어 국제유가,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단가 상승으로 수출액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ICT 제품군과 바이오헬스 제품 등의 내수는 2021년 상반기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수출 증가에 따른 수요산업의 국내 생산 증가로 기계 및 소재산업의 내수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증가와 해외생산 정상화에 따라 고급소비재뿐만 아니라 역수입도 증가하여 13대 주력산업의 상반기 수입은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다만 역(逆)기저 효과를 보인 조선과 해 외생산 물량 재고조정분 감소가 이루어진 디스플레이 등만 수입이 감소했다. 또 내수와 수출 증가 등으로 정유를 제외한 대부분 산업의 생산이 증가했지만, 반도체 부족,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은 생산의 애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산업연구원은 “2021년 하반기엔 국내외 수요 여건은 호전되지만, 상반기 대비 기저효과는 축소되고, 경쟁 여건은 다소 악화될 것”이라며 여건 변화를 예고했다. 즉 “2021년 하반기 세계 경제는 선진권과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영향이 완화되어 수요 회복이 기대되고, 친환경, 포스트 코로나 관련 프리미엄 신제품 등이 새로운 수요 트렌드로 부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과정에서 “국내 주력 제조업의 주요 수출시장은 대부분 수요가 회복되겠으나 회복 강도는 산업별, 국가별로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빠르게 회복한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대부분 제조업에서 격화될 것”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연구원은 또 “미・중 분쟁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세계적 공급기지 역할 및 중국 브랜드의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어 정유, 석유화학, 섬유, 가전, 디스플레이 등에서 우리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면서 “2021년 상반기 원자재 가격 급등은 하반기에 다소 진정되겠지만, 철강, 이차전지, 정유, 석유화학 등의 단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소비 시장은 2020년의 소비촉진정책으로 내수가 증가했던 자동차와 가전을 제외한 대부분 산업이 국내 경기 호전 기대 속에 수요 여건이 전년도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라며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중국 등 해외생산 제품의 국내 시장 유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국내 경쟁 여건이 악화되나, 일부 산업에서는 신제품 출시 및 국내 생산구조의 고도화 등으로 경쟁 여건이 개선되는 측면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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