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협동조합을 가다 ②]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
소비자 위한 사회적 책임 ‘앞장’

[중소기업투데이 박진형 기자]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은 1989년 한국정수기공업협회로 설립됐다가 1992년 12월 현재의 조합 상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정규봉 현 조합 이사장은 1989년 조합 설립을 주도한 이후 내리 9번의 회장직을 수행해 2020년까지 28년간 임기가 보장돼 있다. 그만큼 정 이사장이 회원사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는 방증이다. 조합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100평 부지에 연면적 225평 규모의 조합 사옥(5층)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정수회관’
한국정수기공업협동조합의 ‘정수회관’

이처럼 조합이 자생할 수 있기까지는 정규봉 조합 이사장 없었더라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정 이사장은 국내 제약회사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다 30대 후반 ‘물’ 관련 창업에 나섰다. 1984년 자연여과식 방식의 ‘등나무정수기’를 통해 정수기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며 시장을 석권했다.

정 이사장의 정수기 사업에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코웨이, 청호나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중소기업의 권익 대변을 위해 나섰다. 이와 함께 업체 간의 갈등과 과당경쟁을 해소함으로써 균형발전의 기틀을 다져나갔다. 1994년 ‘정수기관리법(먹는물관리법 법령고시 및제정)’ 제정을 통해 중소기업의 생존 기반도 만들었다. 또 당시 조합에서 정수기품질검사기관 인증사업을 수행하면서 연간 8억원대의 수입을 올리며, 조합 성공의 길을 열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중소기업중앙회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에서 협동조합 최고상인 ‘협동조합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정 이사장은 국내 정수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즈음인 지난 2016년 9대 조합 이사장 선거에 출마시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정수기 세계화’를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 이사장은 ‘정수기세계화 추진단’을 구성키로 했다. 해외시장은 국가별로 수질환경이나 유통체계 등이 다른 점을 감안해 현지화와 집중화를 통한 틈새시장을 개척, 정수기수출의 원년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정 이사장은 동남아 보다 한국산 제품의 장점을 살려 중국의 심장부를 비롯해 미국, 일본, 인도, 브라질 시장을 뚫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5년부터 충북 오창산단에 조성하고 있는 정수기전용공단도 수출 전진기지를 감안한 정 이사장의 전략적 판단이라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현재 조합에서는 1995년부터 전국 56개 지역에 정수기소비자보호센터를 설립 등 통합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보호를 위한 정수기조합의 사회적 책임에 적극 나서겠다는 대목이다. 또한 업체 간 과당경쟁을 해소해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정수기 산업 종사자들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자격기본법의 규정에 따른 민간 정수기관리사제도 도입도 마련 중이다.

정 이사장은 조합의 일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주말이든 상관없이 천리 길을 마다하지 않고 조합원의 애경사를 챙기고 있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서번트 리더십과 타고난 친화력, 그만의 소통의 기술이 빛을 발휘하고 있다.

현재 국내 정수기 시장은 기존의 저수조(역삼투압방식)에서 직수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체 정수기 가운데 직수형 제품 비중은 2015년 21.2%(30만대)에서 2016년 32.8%(50만대)를 거쳐 지난해 50%까지 올라섰다. 올해 60% 돌파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합원을 위한 조합의 성공신화를 어떻게 이어 나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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