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현장 “연초보다 주문과 매출 늘긴 했는데…”
현대경제연구원, 美 긴축, 팬데믹 재발 등으로 다시 ‘경기 악화’ 우려도

사진은 지난해 열린 '메가쇼-소상공인박람회' 전경으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지난해 열린 '메가쇼-소상공인박람회'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인천 부평구에서 대형 조명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박 모 대표는 “연초에 비해 확실히 매출이 늘어난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 동안 ‘코로나19’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주로 대기업 납품업체들로부터의 주문이 크게 줄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란 얘기다. “주로 SMPS(조명제품 전원 조절기)나 콘트롤러, 모듈을 중심으로 부자재 주문이 전에 없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박 대표는 “경기가 풀리긴 풀리나 본데, 문제는 마진과 자금 회전”이라고 했다. 그가 비록 단서를 달긴 했지만, 제한적으로나마 경기 회복의 조짐이 피부로 와닿는게 제조업 현장의 분위기다.

실제로 산업 전문가들도 현재의 경기 흐름을 ‘강보합세’ 정도로 판단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 주 “2021년 2분기 현재 한국경제는 경기 회복 국면에 안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결론내렸다. 수출과 제조업이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으며, 내수 부문도 빠르지는 않지만, 반등세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근거다.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1분기 경기 회복 초기 국면에 진입한 이후,2분기에는 경기 회복세가 강화되는 국면으로 이행된 것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다가다도 다시 팬데믹 현상이 오거나, 미 연준 금리 인상 등으로 다시 후퇴하는 경우다. 그야말로 ‘좋다가 마는’ 셈이다. 다시 말해 경기가 회복되다가 일시적으로 후퇴하는 ‘소프트패치’ 현상에 대한 우려다.

현대경제연구원뿐 아니라, 다수의 관련 연구소나 기관들도 비슷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히 현대경제연구원은 ‘소프트패치’에 대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이에 따르면 하반기 경기 흐름은 견조한 회복세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회복 추세가 이어지면서 빠르지 않지만, 시간이 갈수록 개선되는 ‘경기 추세의 우상향’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수출이 경제 성장을 견인하면서 내수 부문도 방역 상황의 개선(백신접종 확대로 인한 확진자수 감소)으로 회복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다시 ‘소프트패치’의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즉 “하반기 경제 전망에 긍정적인 관점이 지배적인 가운데,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부정적 영향이 발현될 경우 경기 회복이 중단되거나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일단은 정부의 백신접종 계획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4분기 집단면역이 달성된다는 전제 하에서,그 직전 분기인 3분기부터 경제 내 대부분 섹터들이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복원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등 예상치 못한 돌발상황이 변수다. “이로 인해 새로운 펜데믹이 발생하는 등의 예상치 못한 보건학적 위기가 다시 도래할 경우 경기 재침체(더블딥) 국면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미연준의 양적 완화 축소나 긴축과 같은 정책 기조 변경으로 인한 신흥시장의 급작스런 긴축과 국내외 인플레이션의 과속 등도 걸림돌이다. 이로 인한 가계 및 기업의 불확실성 증대가 겹치면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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