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프라이팬으로 미국시장 달구다"
[현장] "프라이팬으로 미국시장 달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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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 주방용품 전문기업 ㈜창보 대구 달서 사업장을 가다'
권칠승 중기부 장관 현장방문 동행 취재
김정욱 회장, 설립 이래 40년간 '알루미늄' 분야만 판 기술전문가
미국시장에 자사 브랜드 '티쉐프(TECHEF)'로 진출, '아마존' 론칭
세계 최고 수준의 코팅 기술 보유, 품질 자부심
국내 보다 해외에 더 알려진, 알루미늄 주방용품 전문기업 ㈜창보 대구 달서 사업장을 방문해 김정욱 회장을 인터뷰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국내 알루미늄 주방용품 산업의 원산지가 이곳 대구였어요. 그런데 선학, 남선, 신광, 조광 등 한때 집집의 주방을 차지하던 쟁쟁한 브랜드들이 다 망했어요. 정부가 투자를 안한 것도 있지만 기업이 연구개발에 전혀 투자를 안했어요. 그 인프라를 다시 구축해야합니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공정에 스마트화를 도입하고 기술개발과 더불어 자동화로 가기 위해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스마트 제조혁신 기술개발 사업을 제안한 것이에요.”

주력상품인 프라이팬 제조 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창보 김정욱 회장은 알루미늄 주방용품 산업이 지역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대구의 옛 명성이 퇴색된 것에 무엇보다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창보를 글로벌기업으로 우뚝 세우는 것이 목표라며, 대구가 옛 명성을 회복하고 알루미늄 주방용품 산업의 글로벌산지로 태어날 수 있도록 정부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현장에 답이 있다’며 전국 각지의 중소기업 현장을 돌고있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9일 ㈜창보 대구 달성 사업장을 방문하는 현장에 동행취재를 했다. 이 날 방문엔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홍의락 대구 부시장이 함께 했다.

이날 오후 중기부 장관의 방문을 맞은 ㈜창보의 생산라인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뿌리산업인 만큼 공장 내부는 금속 가공 과정에서 분출하는 특유의 냄새 및 소음과 더불어 알루미늄을 연마하고 코팅을 입혀 완제품으로 탄생시키는 모든 과정이 기계와 사람의 손에 의해 숙련되게 진행되고 있었다.

김정욱 ㈜창보 회장이 지난 9일 오후 대구 달서 사업장을 방문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홍의락 대구부시장에게 공장 안내를 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김정욱 ㈜창보 회장(왼쪽)이 지난 9일 오후 대구 달서 사업장을 방문한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과 홍의락 대구 부시장에게 공장 안내를 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창보 달서 사업장은 전체가 2100평 정도 되며 바로 옆에 900평 규모를 새로 짓고 있었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코팅 라인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김 회장은 “프라이팬 품질의 관건은 재질과 더불어 코팅 기술”이라며 “코팅 라인을 저렇게 자동화해서 중간 건조과정을 거치면서 수차례 반복적으로 코팅해 제품을 내놓는 곳이 국내에선 없다”고 설명했다. 일반 업체들은 수작업으로 한번 ‘쓰윽’ 코팅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프라이팬 수명에 있어 차이가 크게 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듀폰사와 협력해 개발한 불소수지 패드코팅 특허를 갖고 테프론 마크를 사용하고 있다”며 “전 세계에서 코팅 품질로는 우리 제품 만큼 잘 나오는 것이 없다”고 자신했다. 그래서 창보 제품은 ‘한번 써보면 좋다’고 하는 소비자 평가를 받으며 국내 보다 해외에 더 잘 알려져 있다고 김 회장은 소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IMF 외환위기 이후 전량 해외수출만 하다가 다시 내수시장에 뛰어든지는 6년 정도 밖에 안된다. ‘사드’ 사태 이후 중국시장이 막히고, 일본이 백색국가 배제 이후 한국 공산품을 차단하면서 지금은 미국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창보는 ‘티쉐프(TECHEF)’라는 독자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Technology의 ‘TE’와 ‘Chef’의 합성어다. 미국법인을 설립해 텍사스에 자체 창고를 갖추고 독자 브랜드로 직접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20억원 가운데 30~35%는 미국시장에서 올린 실적이다. 5년전 ‘아마존’에 론칭했으며 미국판매는 매년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 권 장관의 공장탐방을 마치고 진행된 별도 인터뷰에서 김 회장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대 중국 및 일본 수출상황이 어떤지 한국 내부에서 너무 모르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 백색국가 배제 이후 시장에서 한국 공산품을 다른 외국산으로 싹 다 돌렸다는 게 김 회장의 전언이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소리소문없이 죽이고 있는데 우리만 모르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일본시장이 복원될 가능성은 지금으로선 없다고 그는 내다봤다. 그간 수출에 의존하며 ‘한 나라에 한 거래처’ 원칙을 고수해온 김 회장은 일본과 중국 현지의 30년된 거래처를 모두 잃었다. 이로 인해 전체 매출의 50%가 날아갔다고. “국내에선 소재·부품·장비 원료를 수입 못해 제품을 못만드는 것을 우려하는데 일본은 우리에게 안팔면 소·부·장 원료의 절반가량을 팔 데가 없다”는 게 김 회장의 시각이다. 따라서 "사실상은 공산품 수출이 막힌 게 더 큰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시장 또한 지금은 포기한 상태다. 미국시장에서 성공한 뒤 중국을 다시 개척하려고 시도했으나 중소기업이 중국시장에서 납품 방식으로 사업을 키워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김 회장은 말했다. 공산당을 끼지 않고선 사업을 할 수가 없는 곳이 중국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 안되니까 베트남으로 우후죽순 몰려가는데 베트남 또한 마찬가지일 수 있어 쉽게 덤벼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남의 집 마당에서 무일푼으로 사업을 시작해 해외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기까지 그간 쏟은 땀과 열정을 김 회장은 이렇게 대변했다.

“그동안 공장에 큰 불이 두 번 난 적이 있어요. 설악산엘 그 때 한 번 가봤어요. 여지껏 울릉도도 못 가봤어요. 놀러다닐 시간이 없었어요.”

스텐 회사로는 세계에서 제일 큰 태국의 ‘지브라(ZEBRA)’가 알루미늄 제품은 ‘창보’ 것을 납품받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독보적인 코팅 기술 외에도 창보의 TECHEF 프라이팬은 ‘풀단조’ 공법으로 바닥만 두껍게(최하 3.3㎜) 제작하기 때문에 고기가 잘 타지않고 열효율성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는 게 김 회장의 설명이다.

“어느 나라든지 제조하는 사람에겐 영원히 책임이 있습니다. 10년 후라도 제품에 잘못이 발견되면 배상을 해야 해요. ‘만들어 팔면 끝’, 이건 잘못된 거에요. 보통은 다이캐스팅으로 만들어 한번 ‘쓰윽’ 코팅해서 파는데, 그건 순수 알루미늄이 아닙니다.”

그는 “판매가격이 아무리 낮아져도 품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며 품질에 대한 자부심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외아들인 김태석 사장에게 가업승계를 모두 마무리하고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2녀1남 중 큰딸은 ㈜창보 기술연구소를 거쳐 미국판매를 전담하고 있고, 막내딸은 워싱턴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동남아의 경우 가뜩이나 안좋던 경기가 코로나로 인해 더 나빠졌어요. 나아지고 있다고들 하는데 제가 보기에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찌 될지 모릅니다. 우리 회사는 다행히 미국시장을 키운 덕에 살아남을 수 있었어요.”

김 회장은 미국시장에 안착하는 과정에서 물류창고가 없는 것이 큰 어려움이라고 전했다. 현지 진출한 기업들이 공동으로 운용할 수 있는 물류창고를 미국 텍사스에 구축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을 해줌으로써 어려운 시기에 중소기업의 활로를 터줄 것을 권 장관에게 건의했다.

“처음부터 우리 상표로 들어가 7년 이상 힘들게 미국시장을 개척했습니다. 미국을 거점으로 갖고 판매를 하는 기업은 업계에서 우리 밖에 없습니다.”

중소기업이 독자 브랜드로 미국시장에 진출해 판로를 넓혀가는 배경에는 무엇보다 계속된 품질향상을 통한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부단한 해외시장 개척 노력이 뒷받침됐음을 ㈜창보의 사례를 통해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방문에서 권 장관은 “명문 장수 기업들은 다른 점이 있다”며 “오랜기간 한우물을 파고 외국에서 브랜드를 알려 매출도 많이 올리고 해서 자랑스럽다”고 평가했다. 이어 “창보는 해외수출을 통해 글로벌기업에 론칭도 하고 이 분야에서 할 수 있는 건 다하고 있다”며 “요새 하이테크가 각광받고 있으나 뿌리기업 관련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40년 역사의 알루미늄 주방용품 전문기업 ㈜창보 대구 달서 사업장 전경.
40년 역사의 알루미늄 주방용품 전문기업 ㈜창보 대구 달서 사업장 전경.

㈜창보는 1984년 대우경금속공업사로 출발해 알루미늄 주방용품 생산이라는 외길을 걸어오고 있다. 1991년 ‘창보’로 상호를 변경했다.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설비투자로 높은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2009년 지식경제부 주관 ‘대일 수출 100대 기업’에 선정됐고 그 해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2001년 뿌리산업 전문기업에 선정(당시 중기청)됐으며 2010년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4년 ㈜창보 기술연구소를 설립한 데 이어 2015년 벤처기업 등록을 했다. 생산 제품은 200여 가지이며 이 중 프라이팬이 대표 상품이다.

바닥면의 두께를 두껍게 하고 상대적으로 옆면을 얇게 해 열효율성을 높이는 ‘풀단조 공법’, 인덕션 사용이 가능한 ‘IH(Induction Heating)’ 기술, 요리 시 음식물이 팬 밖으로 흐르는 것을 막아주는 ‘굿띠팬 디펜스 블록’, 코팅 내부 마모성을 높인 ‘PAD코팅’ 기술, 직화구이용 조리기 등의 기술을 개발했다. 직원은 55명이며 미국법인에서 6명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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