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을 대신한 ‘제2의 실물’ 생성, “기업 생산성 제고 등에 접목할 수도”

카카오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NFT로 개발되는 메타버스 제이알월드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카카오의 클레이튼 블록체인 기반 NFT로 개발되는 메타버스 제이알월드.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향후 인터넷을 대체한 새로운 소통 공간으로 메타버스가 주목받으면서, 그 산업적 가치와 활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메타버스는 복합현실(MR)과 확장현실(XR),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기술을 현실세계에 접목하여 실물을 대신한 제2의 실물, 즉 ‘아바타’를 통해 또 다른 ‘가상의 현실’ 세계를 작동하는 원리다. 이는 엔터테인먼트나 스포츠 등은 물론, 장차 제조업 현장에도 공정 자동화와 합리화를 위한 수단으로 도입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이미 이를 마케팅이나 경영에 활용하고 있는 IT스타트업들은 “메타버스는 멀지 않아 제조업계에도 ‘남의 일’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메타버스에 대한 수요는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오프라인과 거의 똑같은 경험을 하려는 사람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어 선 새로운 경험이 일종의 상품으로 등장하고 있다. 메타버스에 관해 심층적 동향 분석을 지속적으로 해온 산업연구원은 최근에도 ‘산업 포커스’를 통해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메타버스가 인터넷을 잇는 차세대 서비스로 대두되면서 적극적인 기술 개발 및 자금 투자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분발과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현재는 게임을 비롯해 ‘코로나19’로 대규모 군중이 모일 수 없는 상황에서 공연이나 예술품, 스포츠 경기 등과 콘텐츠의 매개체로 메타버스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젠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기업과 정부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산업연구원은 “메타버스 플랫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용자 확대와 양질의 콘텐츠 확보, 메타버스의 위험요소에 대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하여 이를 산업부문에 적용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해외에선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콘서트는 물론, 입학식과 졸업식, 신입사원 연수, 대통령 선거 운동, 가상 부동산 거래 등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을 가고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지난 대선 당시 닌 텐도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아바타를 통해 선거 유세를 펼쳤다. 또한 국내에서도 한화이글스가 메타버스를 활용해 현실과 다름없는 가상 공간에서 출정식을 하기도 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동산 시장이다. 이곳에선 이미 실물과는 별도의 가상 부동산을 거래하는 시장이 별도로 생성되어 있다. 이를 거래하는 사이트인 ‘EARTH2’는 지구를 그대로 복제하여 가상세계에서 지구의 부동산을 판매하고 있다. 진짜 지구와는 별도의 새로운 지구를 복합현실 공간에 만들고, 그 자체를 사고 파는 것이다. 그 자체가 실물 못지않은 상품 가치를 갖고 거래되는 가운데, 특히 주요 거래수단인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을 거듭하면서 가상 부동산 가격도 이에 맞춰 오르내리고 있다.

더욱이 메타버스의 산업적 가치는 그 속에 내재된 다양한 융복합 기술에 있다. AR·VR·MR을 아우르는 XR(eXtended Reality)에 기술적 근간을 두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인용한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XR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 1조 5,000억 달러로 예상되며, 그중에서도 AR 시장의 규모가 크게 확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타버스를 대표하는 플랫폼으로 미국의 로블 록스와 포트나이트, 마인크래프트, 그리고 한국의 제페토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제페토는 지난 2018년 네이버제트에서 출시한 AR버츄얼 플랫폼이다. 이는 AI·AR·3D 기술을 통해 이용자 맞춤형 3D 아바타를 생성하고,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 팬미팅 공간으로 활용토록 한다. 현재 글로벌 가입자 수는 2억명이며, 이용자의 80%는 10대다.

그러나 메타버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산업 전반에 접목될 만한 콘텐츠와 기술을 앞세워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도 “시장의 초기 단계에서는 게임, 가상공연 등 콘텐츠산업을 중심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향후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향후 제조, 도소매, 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활산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래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 공연과 같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제조, 의료 등 다양한 산업 수요에 대응할 만한 조건을 갖추도록 정책적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