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미세한 곡면 처리 등 미적 효과, 고품질 기해
무관심했던 업체들도 ‘차별화 포인트’로 주목

액세서리, 인테리어, 간판업계 등에 '3D프린팅 바람'이 불고 있다.
액세서리·인테리어·간판 업계 등에 '3D프린팅 바람'이 불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주를 이루는 액세서리, 실내장식, 간판, 조형물 관련 업계 일각에선 최근 3D프린터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경쟁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3D프린팅은 기존 채널 공법이나 조형물 제작 기법보다 제조단가가 저렴하고, 소요시간도 적으며, 인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날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영세업체로선 최하 500만원대에서 많게는 수 천 만원대에 이르는 3D프린터를 도입하는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장기적으로 보면 다소 무리가 되더라도 3D프린터를 도입함으로써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는 판단에서 이를 도입하는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액세서리나 실내장식 분야에선 3D프린터가 익숙한지 오래다. 작고 섬세한 곡면 처리와 선명한 색상을 위한 매끄럽고 균일한 평면 제작에는 3D프린터가 제격이다.

업계에선 주로 필라멘트 적층식 프린터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는 작고 미려한 조형물을 적층식으로 토출(吐出)하는 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미세한 굴곡과 돌출 부분 등이 핵심인 장식용 사인이나 인테리어용 조형물, 액세서리에 가장 적합하다는게 업계 현장의 얘기다. 특히 5~30cm 크기의 문자형 사인이나 간판(채널)에는 종전의 기계나 수작업에 비해 훨씬 뛰어난 품질과 미적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달 킨텍스에서 나흘 간 열린 ‘2021디지털프린팅&사인 엑스포’(이하 ‘사인 엑스포’)에서는 다수의 문자형 간판제작업체들이 3D프린팅을 활용한 3D채널 간판 기법과 ‘간판 솔루션’을 선보여 관심을 모았다. 전시를 참관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는 업계에선 최근 3D간판에 눈을 돌리는 업체들이 적지않게 눈에 띈다.”며 “이미 2~3년 전부터 업계에선 3D프린터를 십분 활용해 소형 채널을 중심으로 앞서 시장을 선도하는 업체들이 있었으나, 그 추세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최근 동향을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간판과 사인, 액세서리, 인테리어 업계 등에선 ‘3D화’에 대한 주목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고양시의 한 대형 인테리어 업체 대표도 “3D프린터를 활용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서 활로를 개척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실내 조형물과 사인 업체들의 기술 동향이나 움직임을 면밀히 살핀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했다.

그런 가운데 좀더 진화된 개념의 ‘3D솔루션’이란 개념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즉 3D프린터 제작업체들이 기계를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기존의 실내사인이나 채널 간판 등에 3D프린터를 접목하는 매뉴얼이나 시스템, 제작 환경 등을 묶은 개념이다. 일종의 3D제작 소프트웨어인 셈이다.

진작부터 3D 입체 간판 기법을 도입한 경북 포항의 한 업체도 그간 축적해온 3D제작 기법을 일종의 매뉴얼로 체계화해서 보급하고 있다. 또 대기업 사인을 대량으로 제작, 납품해온 또 다른 업체는 그간의 고품질 광고물 제작 기법을 3D프린팅에 접목시킨 케이스다. 이 업체 대표 Y씨는 “독보적인 간판 제작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한 ‘3D간판 솔루션’을 구축, 전시장에 출품했더니,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O사는 3D프린터 제작만을 해온 전문 업체다. 그러나 이 회사 역시 최근엔 인테리어용 사인업체, 조명간판 업체 등과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그저 기계를 파는 것만으론 부가가치가 제한될 수 밖에 없다”는 이 회사의 대표는 “3D 제품을 용도와 형태, 기능별로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다수의 프린터 모델을 개발했고, 그런 체계적인 3D제작 시스템을 위한 다양한 소재와 부품, 장비 등도 패키지로 묶어서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3D프린터는 소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이 대부분인 사인·인테리어 업계 등의 풍토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간판업계처럼 “3D프린터로 간판을 만든다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던 업체들도 이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시장을 겨냥하며, 경쟁력을 높이려는 업체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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