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단위 LED와 디스플레이 신속 접합 기술
차세대 마이크로TV, 스마트워치 시장 주도 가능

사진은 삼성전자의 QLED TV 홍보 이미지로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삼성전자의 QLED TV 홍보 이미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마이크로 LED디스플레이는 TV나 스마트워치의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첨단 소재로 꼽힌다. 이는 10~10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매우 작은 LED를 픽셀 광원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자체 발광 디스플레이다. 그러나 그토록 작은 LED를 디스플레이에 하나하나 옮겨 심어야 하는 등 생산 공정상의 문제가 많았다. 최근 세계 최초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획기적 기술을 개발, 향후 고품질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은 LED를 옮기는 ‘전사(轉寫)’를 거쳐, 다시 LED를 심는 ‘접합(接合) 공정’을 거쳐야만 했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이 이런 공정을 간소화하고 부대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것이다.

우선 TV나 스마트워치를 만들기 위해서는 반도체 공정을 통해 만든 마이크로 LED를 디스플레이 패널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가장 크기가 작은 8K TV의 경우도 이에 필요한 마이크로 LED의 개수가 1억 개에 달하고, 크기도 매우 작아 옮겨 심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연구진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신소재인 사이트랩(SITRAB) 필름을 활용해 옮기고 심는 공정을 하나로 합쳤다. 즉 세기가 균일한 면 레이저를 마이크로 LED가 접착된 사이트랩 필름에 수 초 동안 쏴서 전사와 접합이 동시에 구현되는 방식을 개발한 것이다.

개발된 공정의 핵심은 균일하게 레이저를 넓은 면적에 쏴도, 마이크로 LED를 붙이고자 하는 곳만 선택적으로 가열되도록 함으로써 부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그간 개별적으로 이뤄졌던 옮기고 심는 공정의 불편을 없앴다. 연구진은 “이번 공법에 적합한 신소재도 자체 개발함으로써 마이크로 LED는 물론, 미니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개발한 기술을 적용하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했던 전사 장비와 접합 장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정을 간소화하면서 불량률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개발된 신소재는 레이저를 여러 번 맞아도 마이크로 LED를 추가로 붙일 수 있어 불량 화소 수리가 매우 쉽다. 이에 따라 사후에 수리가 곤란했던 기존 공정의 한계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진은 특히 이 기술을 통해 1㎟내에 12개의 LED를 넣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럴 경우 LCD나 OLED 디스플레이보다 선명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고 높은 발광 효율 등 장점이 많아 국산 TV나 스마트워치 등의 품질을 현격하게 끌어올리며,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마이크로 LED는 RGB(적, 녹, 청) 소자를 별도로 제어해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고 무기물 반도체를 사용하므로 화질 열화나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을 걱정할 필요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한 이날 처음으로 100㎟내 1225개의 마이크로 LED가 박힌 시제품을 시연했는데, 이는 RGB중 청색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다. 연구원 설명에 의하면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면 기존 공법 대비 장비 투자비와 공정시간은 1/10, 소재 비용과 수리 비용 및 시간은 1/100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또 “이같은 공정에 필요한 신소재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우리나라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계속 선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그간 주로 일본에서 수입되는 전사 및 접합 소재를 국산화할 필요 없이 신소재 개발을 통한 신시장 창출의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또 값비싼 해외 장비가 아닌 국내 개발 장비를 활용할 수 있어 상용화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이 기술을 개발하는데 약 16년간 기울여온 신소재 기술이 바탕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기술을 국내 디스플레이 회사 등에 기술을 이전하면 스마트워치와 TV 등 관련 제품을 2년 내로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거듭나고 종주국 위상을 유지하는 결정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연구원이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2020년 보고서에 의하면 마이크로 LED 시장은 오는 2027년까지 연평균 65% 성장률을 기록하며 관련 시장이 710억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되었다. 마이크로 LED 스마트 워치는 1천만 대, 마이크로 LED TV도 보급이 330만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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