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이환주 시장, 취임후 10년 '작품'
1400여종 지리산 자생식물이 원료
'춘향의 고장' 답게 친환경 화장품산업서 지속가능성 발굴
화장품 원료생산시설, 화장품산업지원센터 등 화장품 클러스터 구축
...코스메틱비즈센터 내년 6월 준공
정령치~뱀사골 구간, 지리산 전기열차사업도 가시화

3선 시장으로서 10년째 '춘향의 고장'이자 '남도예향' 남원을 이끌고있는 이환주 남원시장을 인터뷰했다.
3선 시장으로서 10년째 '춘향의 고장'이자 '남도예향' 남원을 이끌고있는 이환주 남원시장을 인터뷰했다.
'춘향제' 포스터
'춘향제' 포스터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미세먼지 한 점 보이지않는 파란하늘에 비옥한 들판, 어머니품처럼 넉넉한 지리산에 기대어 사람들의 품성 또한 온화하다. 게다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문화유산이 곳곳에 널려있어 남도 예향(藝鄕)의 상징으로 꼽힌다. 이 고장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명소인 광한루 연못가에는 춘향이와 이도령이 불쑥 나타나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한 대목인 “이리 보아도 내사랑, 저리 보아도 내사랑”을 뽑을 것만 같다. 흥부가 실존인물이라는 설과 함께 흥부의 출생지로 알려진 지리산 언저리 흥부마을에선 착한 흥부네가 박을 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로부터 머지않은 동편제 마을은 판소리 동편제의 탯자리로서 이곳이 고향인 여류명창 박초월의 심청가가 구성지게 울려퍼진다.

‘천부지지(天府之地) 옥야백리(沃野百里)’의 고장, 전북 남원은 예로부터 하늘이 정해준 땅으로 불리울 정도로 사람살기에 풍족한 고을이었다. 생명을 품는 덕산(德山)인 지리산과 남도의 흥과 취가 흐르는 서정의 시원(始原)인 섬진강을 두루 낀, 거기에 더해 정절의 아이콘인 ‘춘향의 고장’이다. 생명이 뿌리내리고 살기에 부족함이 없는 이곳 남원 또한 여느 지방도시와 마찬가지로 일자리확충과 고령화문제에 부딪혀 고심하는 가운데 천혜의 환경을 활용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자 애를 쓰고 있었다. 이곳 이환주 시장은 남원의 첫 3선 시장으로서 시민들의 지지와 기대에 부응해야한다는 부담감에 어깨가 무겁다고 말했다. 2011년 10월 취임해 오는 9월이면 시장으로 일한지 만 10년을 맞는다. 앞서 남원시청과 전주시청, 전북도청 등지에서 차근차근 실무를 밟은 그야말로 지방행정 전문가다. 그런 이 시장과 함께 남원은 지난 10년간 어떤 과정을 거쳐왔을까. 내년 6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어떤 화룡점정을 구상하고 있는지, 남원시청을 찾아 이환주 시장을 인터뷰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지난 10년간 추진해온 사업이 한두가지가 아닐터, 이 시장은 그 중 주요 성과물로 남원 화장품사업을 첫 손에 꼽았다. 취임 직후인 2012년부터 추진해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남원의 대표산업이자 성장동력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자부심을 표시했다. 지역의 보고(寶庫)인 지리산에 새 명물이 될 친환경 전기열차사업 또한 오랜기간 공을 들여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남원의 첫 3선 시장이다. 성과가 남다를 것 같은데.

“그간 국립공공의료대학원 유치, 남원예촌 조성사업 마무리와 함파우 유원지 일대 관광개발사업을 통한 도심권 관광인프라 구축, 남원일반산업단지 조성 및 친환경 화장품 클러스터 조성 등 지역경제 활성화 사업 등을 추진해왔다. 특히 남원 화장품 사업은 취임 이후 일궈낸 대표적인 작품이다. 남원은 수도권에서 멀고 내륙에 위치해있어 기업하는데 유리한 조건이 아니다. 하지만 화장품은 벌크산업이 아닌데다 ‘춘향의 고장’인 지역이미지와도 부합이 되고, 지리산이라는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측면이 있다. 마땅한 지역산업이 없던 차에 어떤 산업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오랫동안 고심하다 ‘이거다’ 싶어 추진했다.

국내 화장품시장이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1400여종의 천연자원이 널린 ‘식물의 보고’ 지리산을 끼고있어 풍부한 허브작물을 활용할 수 있는 점에 착안해 친환경 화장품 사업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취임하자마자 적극적으로 사업을 펼쳐 2018년 7월 민선 7기 들어선 화장품 원료생산시설과 화장품산업 지원센터를 갖추고 지식산업센터인 코스메틱비즈센터를 올해 착수하는 등 화장품산업의 거점도시로 자리잡았다. 인프라조성 뿐아니라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성과를 이뤘다. 지리산권 자원식물 1400여종 중 944종의 자료정리가 구축됐고 이 중 39종은 미백, 주름개선, 보습, 항산화, 항균실험을 거쳐 화장품원료로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지리산 친환경 전기열차사업을 추진한 것도 큰 성과다. 2013년 철도청과 지리산 산악철도 시범도입 MOU 체결을 시작으로 지난 8년간 공들여 추진해왔다. 일종의 산악열차로 지리산 정령치에서 뱀사골 구간 도로를 친환경 전기열차로 대체하는 사업이다. 이 구간은 하절기엔 인파가 몰려 환경오염의 우려가 있고 동절기엔 눈이 오면 도로가 폐쇄되는 불편이 있다. 친환경 전기열차는 기존 노면에 매립식 레일을 깔고 전선없이 움직이는 시스템으로 정부가 올해 국내 어디에 시범노선을 설치할지 지자체 공모를 통해 본격 추진한다. 지리산국립공원 생태계 보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여러모로 기대가 크다. 이 사업이 추진되면 1000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국 최초의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인 남원 코스메틱비즈센터. 내년 6월 준공예정이다.
전국 최초의 화장품 전문 지식산업센터인 남원 코스메틱비즈센터. 내년 6월 준공예정이다.

친환경 화장품클러스터 조성사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2011년 화장품클러스터 집적화단지 조성부터 시작된 남원화장품사업은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1400여종의 자원식물을 활용해 ‘화장품원료산업을 기반으로 남원만의 차별화된 화장품산업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에서 추진됐다. 노암산업단지에 화장품집적화단지를 조성해 화장품업체를 분양해 왔고, 특히 지난 2014년 전국 최초로 ‘남원시 화장품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출연기관인 재단법인 화장품산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우수화장품제조시설, 천연물 화장품원료 생산시설 등을 구축, 운영하고 있다. 국비 160억원을 포함, 총사업비 268억원을 들여 지어지고 있는 임대형 공장인 코스메틱비즈센터 건립도 순조롭게 추진 중이다. 전국 최초의 화장품 전문 임대형 기업입주시설로서 내년 6월 준공이 되면 남원내 화장품기업은 기존 25개에서 40개 정도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매출도 2023년까지 400억, 고용도 300명 가량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풍부한 자원식물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산업을 기반으로, 23개 지역농가에서 35가지 품목을 재배 납품하면서 전국의 원료기업들이 남원을 찾고 있다. 화장품지원센터 원료 연구개발팀은 지리산권 자원식물에서 추출한 연꽃, 찔레꽃, 복사나무꽃 등 27개 품목을 원료화해 INCI name(국제화장품원료집)와 대한화장품성분사전에 등재해 상품화하고 있다. 앞으로 남원 화장품산업은 영남과 호남 접경에 위치한 지리적 강점을 적극 활용해 수도권 및 중부권의 화장품산업과 어깨를 겨루는 남부권 거점지역으로 집적화될 예정이다.”

그외 역점을 두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것이 있다면.

“남원의 미래발전을 위해 좋은 기업과 일자리 유치 등 지역경제를 구축하는데 주력해왔다. 화장품사업도 그 일환이지만,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사매면 월평리 일대에 23만평 규모의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유치 활동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최근 1공구 준공이 완료돼 부지면적 기준 약 28%의 투자유치를 달성했으며 여러 기업들과 입주협상이 진행 중이다. 광주대구고속도로 및 순천완주고속도로가 인접해 있고 광주공항, 광양항, 군산항 등에 접근성이 좋은데다 분양가도 저렴한 장점을 안고 있다. 앞서 조성된 노암산업단지 3지구의 경우 ㈜성보F&G, ㈜지엘그레이프, (유)엘림산업과 입주계약 및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분양률이 96%에 달한다.

최근에는 관광 인프라 조성에 힘을 쏟고 있는데, 남원관광지 민간투자 개발사업과 드래곤 관광단지 조성산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주력산업으로 LX드론활용센터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드론조종‧관제 교육, 드론제조, 드론실증, 인증센터 등을 연관 산업으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또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개발한 공동 농산물 브랜드 ‘춘향愛인’을 통한 통합마케팅에도 행정력을 쏟고있다. 춘향愛인은 첫 해 607억원에서 지난해 882억원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향후 농산물 판매망을 확대하고 해외수출도 늘릴 계획이다.”

 

춘향과 이도령의 러브스토리 배경인 남원 광한루원. 두 사람이 불쑥 나타나 '사랑가'를 부를 것만 같다.   
춘향과 이도령의 러브스토리 배경인 남원 광한루원. 두 사람이 불쑥 나타나 '사랑가'를 부를 것만 같다.   

‘춘향’이라는 매력적인 아이콘을 품고있고 독보적인 ‘예향’으로서 브랜드화 내지는 브랜드전략이 있나.

“남원은 맛과 멋, 소리의 고장으로 한류의 본고장이다.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역사와 문화자원을 갖고 있다.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이런 다양한 자원을 엮어 브랜드화를 하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문화 랜드마크로서 춘향과 이도령의 러브스토리가 탄생한 광한루원을 무대로 ‘춘향제’를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문화축제로 브랜드화하고 있다.

판소리 동편제의 발상지가 있는 만큼 명창 송흥록의 생가와 야외공연장 등이 있는 국악의 성지, 함파우 소리체험관, 안숙선 명창의 여정 등지에서 다양한 국악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남원은 고전소설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고장이다. 판소리 일곱 바탕 중 춘향가, 흥부가, 변강쇠타령의 주인공이 살았던 곳이며, 매월당 김시습이 지은 한문소설 만복사저포기와 최척전, 홍도전 등이 전해내려오는 한국고전문학의 산실이다. 이에 지난해 광한루원 인근에 남원고전소설문학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이밖에 한국의 티벳고원으로 불리는 운봉고원이 있다. 남동부 소백산맥에 위치한 분지형태의 고원으로 고분군, 제철유적, 산성, 봉수 등 200곳이 넘는 남원가야의 유적이 산재해있다. 문화재청이 7개 지역(남원·김해·합천·함안·고령·창녕·고성)의 국가사적 지정 고분군을 묶어 2022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리산이란 보고(寶庫)를 품고 있다. 인근 지리산권 고장과 연계해 활용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들었다.

“지리산은 금강산, 한라산과 더불어 민족의 영지로 불리는 삼신산(三神山) 중 하나로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이다. 입지적인 제약으로 소외되고 낙후된 지역이었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남원, 장수, 곡성, 구례, 하동, 산청, 함양 등 지리산권 7개 시군은 2008년 지방자치단체조합인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을 결성해 지리산둘레길 명품화사업 등 협력사업을 통해 연계관광 기반을 조성해왔다. ‘부울경 메가시티’처럼 우리 지리산권역의 시군들도 연계해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들고자 하고 있다. 메가시티와 같은 시군 통합이 아닌, 지리산권의 지리적 특성과 역사 문화적 동질성을 바탕으로 기존 자치단체를 유지한채 지리산권에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드는 모형이다.”

산과 계곡, 문화가 어우러진 지리산 둘레길. 남원은 지리산이란 보고(寶庫)를 품고있다.
산과 계곡, 문화가 어우러진 지리산 둘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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