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인프라구축 등에 1조원 별도 기부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개인소장 미술품 2만3천여점 국립박물관 등에 기증
"상속세 재원마련은 추후 논의 예정"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 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올해 4월부터 5년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으로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수준이라고 삼성전자측은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속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유족들이 추후에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이날 삼성전자 발표에 따르면 유족들은 또 1조원을 국내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구축과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기부하고 개인소장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립기관 등에 기증하기로 했다.

우선 중앙감염병전문병원 건립에 5000억원이 사용된다.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 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설비를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라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2000억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 및 필요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쓰인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이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 건립 및 운영 등에 활용될 계획이다.

이와함께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를 위해 3000억원이 지원된다. 향후 10년간 가정형편이 어려운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를 대상으로 유전자검사 치료, 항암치료, 희귀질환 신약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한다.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환아 지원에 1500억원, 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질환 환아들을 위해 600억원이 각각 사용된다. 소아암·희귀질환 임상연구 및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구축에도 900억원이 쓰인다.

유족들은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기관으로 한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국보 등 개인소장 미술품 2만3000여점도 국민품에 안긴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고 이건희 회장 유족들이 국립박물관에 기증한다.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등은 국립박물관에 기증된다. 김환기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 ‘황소’, 장욱진 ‘소녀/나룻배’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간다. 모네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 ‘켄타우로스 가족’을 포함해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서양미술 작품도 함께 기증된다.

근대미술 작품 중 일부는 작가 연고지인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관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된다.

유족들은 “세금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책임과 상생노력을 거듭 강조한 고 이건희 회장의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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