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코로나19 속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 조사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요인 등 설문

한국기업들도 다수 참여하는 '중국 상화이 국제사인박람회' 홍보 이미지로서, 본문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한국기업들도 다수 참여하는 '중국 상화이 국제사인박람회' 홍보 이미지.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중국은 최근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며, 금년도 1/4분기의 경우 무려 18%의 사상 유례없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경이적 수치다. 그렇다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사정은 어떨까. 그러나 19일 산업연구원이 공개한 ‘중국 진출 한국 기업 경기실태조사’에 따르면 금년도 1/4분기의 BSI(경기실사지수)는 89를 기록, 4분기 만에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현지 분위기와는 대조를 이룬다. 매출 역시 예년 평균(100)보다 크게 떨어진 84로 나타나 2분기 연속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는 산업연구원과 대한상공회의소 북경사무소, 중국한국상회 공동으로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 212곳을 대상으로 지난 3월 한 달 동안 설문을 통해 이뤄졌다. 참여한 기업들은 모두 7개 업종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실적, 판매, 비용, 경영환경, 애로요인 등에 대해 조사했고, 각 항목별 조사 결과들을 통상적인 경기실사지수(BSI) 작성 방식에 따라서 0 ~ 200 사이의 값으로 산출했다. 지수가 100을 초과할 경우는 조사 항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 수가 많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이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의 경우 BSI, 즉 시황이 4분기 만에 하락했고, 매출도 2분기 연속 하락했다. 현지 판매(86)도 전분기보다 감소한 반면, 설비투자(104)는 3분기 연속 100을 상회했고, 영업환경(77)은 전분기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런 요인이 된 경영애로사항 중 대표적인 것은 역시 현지수요 부진(22.6%)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세계적 ‘코로나19’로 인한 수출 부진(17.0%)이 뒤를 이었고, 원자재 조달의 어려움이나 품귀 등(11.8%)도 전분기보다 상당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4월부터 시작된 2/4분기에 대한 전망도 그나마 긍정적이다. 이는 지난 달부터 급속히 회복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의 분위기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르면 2/4분기 BSI(113)와 매출(126)은 모두 ‘100’을 크게 웃돌면서 동반 상승, ‘코로나19’ 이전은 물론,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특히 현지판매(123) 전망치는 2018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설비투자(111)도 100을 상회했으며, 영업환경(113) 역시 100을 웃돌면서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보였다. 그러나 2021년 1/4분기에는 전체 BSI나 매출뿐 아니라, 업종별, 종사자 규모별 매출도 줄어들었다. 제조업은 2분기 연속 하락했으며, 전기전자 분야만 유일하게 100을 상회했고, 자동차·화학 분야도 다시 100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업종별 BSI 역시 제조업(84)에서 2분기 연속 하락했고, 전기전자(107) 업종이 유일하게 100을 상회했으나, 자동차(73)와 화학(93)은 100을 밑돌았다. 다만 유통업(87)도 100을 밑돌긴 했으나, 4분기 연속 상승하면서 지난 2018년 3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점이 눈에 띈다. 종사자 규모별로는 대기업(111)이 3분기 연속 100을 웃돌면서 매출이 늘어난 반면에, 중소기업(81)은 4분기 만에 하락으로 전환했다.

다만 2021년 2/4분기 업종별, 종사자 규모별 매출 전망은 비교적 낙관적이다. 매출의 경우 제조업(125)과 유통업(132)에서 100을 크게 웃돌았고, 섬유․의류(90) 업종을 제외하고 전기전자(145) 등 다수 업종이 100을 웃돌았다. 대기업(119)은 3분기 연속 100을 웃돌았으며, 중소기업(128)도 100을 다시 뛰어넘었다.

응답자들이 지적한 경영애로사항을 다시 구체적으로 분석하면, 제조업은 현지수요나 수출 부진, 인력 및 인건비 문제가 가장 큰 난제였다.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빠르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임금이 오르고 있어 기업들로선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우려다. 또 원자재 조달난이나 가격 상승 역시 업종을 불문하고 제기되는 문제이며, 유통업의 경우는 날로 심해지는 경쟁으로 인해 특히 어려움이 크다는 하소연도 많다.

또한 제조업 중에서도 전기전자와 금속기계 업종의 인력난과 인건비 부담이 특히 컸다. 이에 비해 자동차와 화학 업종에서는 현지 수요가 부진한 점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혔고, 원자재 관련 문제는 업종을 불문하고 두 자릿수의 응답 비중을 보일만큼 공통적인 어려움으로 지적되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직접적 영향을 받은 기업은 전체의 약 58%에 달했다. 이는 2020년 1/4분기 당시 90%에 달했고, 이어서 85%, 73%, 67%로 낮아지는 추세의 일환이다. 특히 ‘영향 없음’이란 응답도 작년 이래 최고치인 ‘42%’를 보인 점이 특기할 만하다. 적어도 중국 내에선 ‘코로나19’가 종식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림 6>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 대한 설문 결과

‘코로나19’ 영향에 대해 다시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이나 자동차, 화학 등의 업종에서 여전히 ‘부정적 영향’을 많이 꼽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불확실성 가중에 따른 경영난과 수요 저하” 등의 문제를 많이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20년 1/4분기와 비교하면 모든 업종에서 부정적 응답이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어, ‘코로나19’ 영향이 점차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