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한상의 회장 취임
기자간담회서 향후 계획 및 견해 밝혀
미래, 사회, 소통 등 3개 키워드 제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9일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9일 오후 취임식을 대신해 열린 비대면 타운홀 미팅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취임했다. 최 회장은 이날 취임식 대신 비대면으로 타운홀 미팅을 열고,  '미래, 사회, 소통' 등 3가지 키워드를 갖고 경제단체 및 기업의 역할 등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가장 먼저 최 회장은 대한상의 회장직 수락에 대해 “어느덧 60이 넘었다. 그동안은 맡고있는 회사내에서의 역할과 그걸 잘되게 만드는게 역할이었다. 활동적으로 국가, 국민에게 이바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시간이 많지않았다”며 “내가 해야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회장직) 계기가 되어 물꼬를 돌려야하는 일들이 있다. 지금처럼 어려운시기에 내 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중회의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및 기자간담회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상의에 일주일에 1~2회 출근한다는데 SK와 비중은? 신임 회장의 역점 사업은?

“1년쯤 지나면 정확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대한상의 일이 얼마나 해야하고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지, 시간을 얼마나 집어넣을지 지금 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해보고 나야 정확히 나올거 같다. 역점과 관련해선 의견수렴에 중점을 두겠다. 그래야 역점 어젠다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각계 의견을 수렴해서 기업이 어떻게 미래에 변화와 혁신을 가져가는 것이 좋겠는지 찾는 게 중요하다.”

대한상의가 일부 대기업 대변에 치중할 거란 우려가 있다. 중소기업, 청년 스타트업 등 경제계 전반 목소리를 균형있게 대변하기 위한 복안은?

“그런 우려는 안하셔도 된다. 참여를 더 해달라고 대기업에 부탁해야 하는 입장이 아닐까. 스타트업이나 소상공인들 관련해선 많은 문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무엇일까, 소통의 채널을 잘 만들겠다. 소통 한번 해서 끝나는 것은 방법론이 아니다. IT기업 스타일로 접근하자면 데이터가 계속 많이 모여야 한다. 계속 찾아내는 일이 중요하다. 왜 이런걸 먼저 하느냐고 하더라도 왜그런지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데이터가) 나와야 사람들한테 설명이 된다. 그래야 그 다음 해야할 일을 찾아나가지 않겠나.”

최근 정치권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재계 목소리가 반영이 안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다른 경제단체들과는 어떻게 협력해서 이런 상황을 개선할 건가.

“제가 생각할 때는 두,세가지 포인트가 있다. 규제가 자꾸 생긴다면 그 규제가 생기게 되는 이유는 뭘까. 그 안에 있는 바텀에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규제가 나온거지 그냥 규제 만을 위해서 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왜 규제가 나왔는지를 좀더 생각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의 중요 포인트는 그 규제가 원래 규제를 하려던 정신과 일치하는가, 효과가 있었는가다.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거 아닌가. 왜 자꾸 기업이 규제의 대상이 돼야하는가, 무엇보다 인식에 대한 문제다. 그 인식은 소통을 통해 오해가 있다면 풀고 맞다면 반영해서 저희 행동을 고쳐야한다.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본다. 다른 경제단체와는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오픈돼있다.”

스타트업·IT 위주 부회장단 개편 배경은.

“지금의 문제들을 풀어나가려면 어떠한 방법론을 쓸까에 대해 생각했다. 그 중 제일 쉽게 나온 것은 IT 어프로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분들이 가진 새로운 시각, 신세대와 소통을 많이 하신 분들이니까 감각이 있다고 생각했다. 데이터를 갖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에 그분들이 오랫동안 먼저 하셨으니까. 방법론을 찾는데 있어 그분들 참여가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그 분들도 ESG나 새로운 얘기들을 잘 수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례들이 우리 내부에서 토론되고 수용되면서 아무래도 새로운 바람이 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가 있다.”

현 경제상황을 어떻게 보나.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대표적인게 반도체, 배터리, 희토류 등으로 SK와 공교롭게도 밀접한 상황이다. 미중 무역분쟁 와중에 우리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대한상의 회장으로서 대답하겠다. 무역분쟁은 1,2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다. 공급망이든, 세금이든, 지적 재산권, 그외 인권문제 등 여러각도로 문제를 봐야한다. 미중간 헤게모니 싸움으로 생각할 수 있다. 계속 안고 살아야만 하고 코로나 만큼이나 세게 영향을 받을 것이다. 코로나는 단기간 임팩트이고 이건 지속해서 계속 받게 될거로 본다. 두가지가 겹치기 때문에 대한민국 무역, 수출 등 기업활동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나쁘게만 생각하면 해결방법을 찾을 수 없다. 해법을 찾고 길을 모색하는 데는 좀 더 창의적인 생각들이 필요하다. 과거에 하던 패턴대로 흐르기 보단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론에 대해선 업계나 어젠다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반적 방법은 없다. 또 하나 중요한거는 환경문제다. 환경문제는 어차피 세계 공통이고 미중 갈등을 넘는다고 생각한다. 지구환경 문제는 갈등과 헤게모니 보다 더 높기 때문에 더 스피드업하고 치고 나간다면 또 하나의 방법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이게 유일한 길이고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 안에도 워낙 변수 많기 때문에 더 고민하고 데이터를 찾아봐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의원이 당정청·재계 간 3+1 출범을 제안했다. 민주당에서 공개제안 형식을 띠었는데 그전에 따로 제안을 받았나.

“대한상의는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돼있다. 따라서 어느 한쪽만과 무엇을 하는 것은 정관에 위배되지 않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현재까지 공식 요청받은 바는 없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과 김범진 배민 대표의 재산기부 소식이 있다. 전통적인 제조 산업에서 기업가들 포함해 많이 가지신 분들이 이런 흐름을 어떻게 만들어가볼 의향이 있나.

“기부문화 확장에 대해선 적극 찬성이다. 하지만 기부문화가 강제로 합시다 해서 나가기는 어렵다. 다 개인적인 문제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하는게 좋다. 그 자발성이 사회적 저변에 넓어지면 좋겠다. 그런 것이 저희가 소통해야 할 또 하나의 어젠다라고 생각한다. 단순간에 답이 나온다고 생각하진 말아달라. 소통이 올해도 내년에도 계속되면서 트렌드를 통해 바뀌어 나갈때 가능하다.”

29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최태원 회장이 발언하는 모습. 

지난해부터 시작된 동학개미 운동을 계기로 전국민 주주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있다. 그만큼 기업과 개인들의 관계가 밀접해졌다.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반전의 계기가 될거라 보나.

“그런 현상이 왜 생겼는지 루트를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오해에서 비롯됐다면 오해를 고쳐야 하고, 우리가 잘못한 문제에서 기인한다면 행동을 바꾸거나 다른 대응을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많이 산다는 것이 기업하는 입장에선 주주가 많아지는 것이어서 아주 바람직하다. 그런데 기업측면에서 말하자면 가능하면 좀더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움직이는 주주가 더 좋다. 너무 단기적이면 주가 변동은 여러 변수가 있어 그런 변수에 노출이 되어 어찌보면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잘 분석하고 파악하고 반응하고 금방 알 수 있는 루트가 있다는거는 저희로서 반가운 일이다. 단지 너무 부작용이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이익공유제를 여당에선 계속 추진한다고 한다. 재계에선 강제로 하는 것은 반대하는 입장이 나온다. 어떻게 풀어나가는게 바람직하다고 보나.

“디테일에서 아직 연구가 안돼 정확히 말하기는 어렵다. 이익공유제가 무엇을 담고갈지 디테일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협력하는게 좋다는 취지에서 시작됐고 협력에서 나온 산물을 같이 쉐어하는게 좋다는 취지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근데 그걸 법이나 룰로 만들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디테일을 안봐서 찬반을 지금 말할순 없다.”

기업들은 반기업 규제 추가입법을 막아달라는데 어떤 노력을 구체적으로 할건가.

“규제를 반대한다고 없어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 그런 규제가 탄생했는지 알아야한다. 큰 흐름으로 보면 과도한 규제를 통해 자유도가 침해되는 것은 누구도 원치않을 것이다. 규제가 왜나왔는지 파악해야 구체적으로 거기서부터 풀린다.”

ESG 경영을 가장 강조했는데, 이제 기업들에게 필수조건이 됐다. 상의 회장으로서 어떻게 기업들에게 널리 전파할 것인가.

“ESG, 좋은 말이긴 하지만 너무 넓다. 사회에 딸린 모든 문제, 거래하는 사람들과 소비자들이 겪는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깔려있다. 핀포인트되어 모든 공해배출은 다 중단하라면 경제가 스톱되기 때문에 안된다. 어떤 스피드로 가야하는가, 그런 방법론이 절실하다. ESG는 하고싶어서 하는게 아니라 어차피 세계적 트렌드였다. 이렇게 올거라 생각했다. 선견지명이 있었던게 아니다. 단지 ESG가 왔을때 어떻게 디테일링을 할수 있느냐, 그 디테일에 승부가 달려있다. 그걸 잘 잡아서 하게되면 우리가 리드할 수 있다. 환경에서 대한민국이 어떤 부분은 리드할 수 있고, 어떤 부분은 뒤쳐질 수도 있다. 하나하나 파악해야 한다. 대한상의가 혼자 할수도 없고 기업도 혼자 할 수없다. 정부, 사회, 시민단체가 요구하는, 통틀어서 사회적가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걸 규제라고 보지 말고 신 트렌드, 신사업이라고 봐야한다. ESG를 규제 측면에서 쓰기 보단 인센티브 측면에서 쓰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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