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요금 정기적 지불, 상품·서비스 ‘구독’
‘소유’보단 ‘이용’, ‘결제 사고’ 등 부작용도

정기적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독'하는 구독경제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키오스크를 통해 물건을 검색하는 광경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정기적으로 대금을 지불하고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독'하는 구독경제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키오스크를 통해 물건을 검색하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세계적으로 구독경제가 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생활환경의 변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구독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이는 산업체 전반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들은 그 메커니즘과 특성을 이해하고, 이에 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는 대기업뿐 아니라 소규모 쇼핑몰처럼 영세 소상공인이나 1인 사업자들 간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비 트렌드의 변화와 함께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유’보다는 ‘이용’의 가치가 중요시되면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부상하고 있다. 구독경제의 가장 큰 핵심은 자동결제 시스템이다. 이는 주기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구독경제의 특성으로 인해 자동결제라는 결제 형태가 부상한 것이다. 매달 정기적으로 일정한 요금을 지불하면서 구독(subscription) 형태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활동을 말한다. 이러한 구독경제는 ‘코로나19’로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untact)’ 문화가 형성되면서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구독경제에서는 주기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특성상, 정기적이거나 반복적인 형태의 자동결제가 빈번히 이루어지는 등 새로운 결제 특성(nature of payment)을 보이고 있다.

구독경제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주기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구조적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구독경제에서의 결제 또한 고객 편의성 도모를 위해 주기적(periodic)이면서 반복적인(recurring) 형태가 일반적이다. 즉 건당 결제(pay per product) 또는 일회적결제(single payment)가 이루어지는 보통의 결제서비스와는 다른 것이다.

구독경제에서는 카드, 계좌이체 등 결제수단에 관한 정보를 사전에 등록하여 저장된 결제정보를 바탕으로 자동적∙연속적 형태로 결제가 진행된다. 이와 같은 결제패턴은 구독모델을 채택한 기업이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 흐름을 창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한, 구독경제에서 기업이 고객으로 하여금 원활하게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고, 우호적인 고객관계를 유지하는 데에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근 KT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미디어∙콘텐츠산업 중심의 구독경제가 유통, 제조 등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독모델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글로벌 구독경제의 시장규모는 2020년 5,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국가별 시장 규모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순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구독경제의 성장 추세는 최근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산 등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생활환경의 변화와 맞물리면서 더욱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페이먼트 소스(Payments Source)에 따르면, 지난 ‘코로나19’ 기간 동안 넷플릭스(Netflix), 디즈니플러스(Disney+), 스포티파이(Spotify) 등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 서비스 부문의 구독서비스 이용자수가 단기간 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예를 들어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업체인 체인넷플릭스의 분기별 신규 구독서비스 이용자 수는 2019년 2분기 270만명에서 2020년 1분기엔 1천580만명 수준으로 대폭 증가하였고, 화상회의 솔루션 업체인 ‘줌’의 일일 사용자수는 2019년 12월 1천만명에서 2020년 4월 3억명 수준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문화가 형성되면서 구독경제의 성장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외에서는 구독경제 확산과 이에 따른 정기적∙반복적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구독서비스 해지 또는 환불과 관련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일단 상품 및 서비스 구독에 앞서 무료체험(free-trial) 또는 가입혜택(introductory promotion) 등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체험이나 혜택 기간이 지난 다음에 고객의 충분한 인지없이 진행된 자동결제로 고객 불만이 야기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흔히 무료 또는 할인된 가격에 높은 요금제(프리미엄 서비스 등)로 상품 및 서비스 체험의 기회를 고객에게 제공한 이후에는 비용이 발생해도 이를 청구한다는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사전 저장된 결제정보에 기반하여 고객이 모르는 사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다. 고객으로선 앉아서 피해를 입는 셈이다. 구독경제가 날로 활성화되면 될수록 결제시장에서는 잦은 환불 요청건으로 이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거나, 구독서비스 해지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고객불만이 제기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구독경제의 확산과 비례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자 문제도 빈발하게 되자 글로벌 카드업계의 경우 나름대로 방지책을 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마스터카드(Mastercard), 비자(Visa) 등 글로벌 카드사는 고객 피해 방지를 위한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완벽한 피해예방책이 못되고 있어, 이는 향후 구독경제 보편화를 앞둔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는게 마케팅 전문가와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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