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업의 달인, 출판조합의 오랜 영광을 꿈꾸다
[인터뷰] 영업의 달인, 출판조합의 오랜 영광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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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일 한국출판협동조합 신임 이사장
피앤씨미디어 대표, 경영·경제·법학 전문 출판사
최근 파주적성물류센터 준공...온라인 도서 플랫폼 구축, 전자책시장 진출도
최근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에 취임한 박노일 피앤씨미디어 대표를 만나 포부와 출판계 현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황복희 기자]
최근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에 취임한 박노일 피앤씨미디어 대표를 만나 포부와 출판계 현안에 대해 들어보았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책을 많이 팔아서 조합원사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배당도 많이 해드리는 것, 그것이 제일 시급한 최고의 과제입니다.”

최근 한국출판협동조합(이하 출판조합) 제42대 이사장에 당선 취임한 박노일 피앤씨미디어 대표(53)는 조합이 그간 해온 도매 등을 통해 매출을 극대화하는게 급선무라고 밝혔다.

출판시장이 쪼그라듦에 따라 전자책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소매업에도 진출하는 등 매출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 과정에서도 올해안에 그간의 자본잠식을 다 메꾸고 내년부터 배당을 하겠다고 조합원들에게 공약했다. “선거과정은 흔히 있기 마련인 비방전 없이 너무 조용하게 치러져 흥행을 못했다”며 밝게 웃었다.

출판조합이 새 이사장을 맞은 것은 7년만이다. 전임 권혁재 이사장이 재임기간 현 마포 한국출판콘텐츠센터와 파주적성물류센터를 준공하는 등 하드웨어적인 기반을 다졌다면, 박 이사장은 이를 토대로 서적판매상 역할을 크게 하던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박 이사장이 출판계에 입문한지는 30년 정도 됐다. 경영, 경제, 법학 서적 전문 출판사인 박영사에 영업사원으로 입사해 처음 거래처로 맡은 데가 출판조합이었다고. 인연을 맺은지가 30년 됐다는 얘기다.

“그때는 출판조합이 정말 좋은 거래처였습니다. 제대로 된 도매상이 없던 때라 조합이 도매상 역할을 크게 하던 시절이었죠. 장사도 잘되고 수금액도 많고, 수익이 많이 나니 출판사에 배당도 많이 해줘 ‘정말 좋은데구나’라고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어느때부턴가 판매가 하락세로 계속 기울더니, 조합원사에게 돌아가던 배당도 없어지고 유통 판매를 비롯한 조합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을 크게 느꼈다고 박 이사장은 회고했다. 배경엔 각종 영상매체의 등장과 디지털문화의 확산, 그로인한 도서판매의 축소가 자리잡고 있다. 그럼에도 책 보관 및 유통, 판매 부문에 걸쳐 연간 매출액이 400억원 정도되는, 협동조합으로선 큰 규모를 갖추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조합원사가 680개로, 아동 및 학습지 출판사를 제외한 국내 출판사 대부분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출판업계가 힘든 건 사실이나, 통계를 보면 종이책 시장이 생각보다 많이 줄진 않았습니다. 종(種) 수는 오히려 늘고 있어요, 지난 한해 8만종 정도가 발간이 됐는데, 종수로는 출판대국인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종이책 시장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으로 당연히 예상하고 있어요.”

달라진 점이 있다면 과거엔 서적을 발간할 때 초판 등 한판에 1000부를 기본으로 찍었으나, 요즘엔 500부에서 300부 단위로 줄었다. 이처럼 발간하는 양은 줄었으나 대신에 서적의 종류가 다양해져, 출판계에도 다품종 소량생산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폭발적으로 종이책을 대체할거라는 당초 예상은 빗나갔지만 디바이스의 발달로 전자책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따라서 출판계 입장에서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적인 변화를 선도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따라갈 정도의 보조는 맞추려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도 종이책 보는 사람은 없잖아요. 소설류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은 전자책으로 많이들 봅니다. 이에 비해 감성이 담긴 시(詩)나 교재 등은 종이책을 사서 봅니다.”

박 이사장 본인도 시집을 즐겨 읽는 편인데, 시집 만큼은 따스한 종이의 질감을 포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소설책과 학교교재 등 서적매출이 대체로 20~30% 줄었다. 유일하게 어린이책만 판매량이 늘었다. 성인들은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봤지, 책은 안봤다는 얘기다.

출판조합은 그간 회원사들의 책을 각 서점에 공급하는 도매역할을 위주로 해왔으나, 신사업으로 소매를 위한 온라인플랫폼을 새로 만들었다. 아직 정식 오픈은 안한 상태에서 현재 테스트 단계로 종이책 판매와 더불어 전자책 서비스도 할 예정이다. 북센 등 대형 도매상이 많이 생기고 교보문고가 도매를 시작하는 등 그간 대형 도매상에 뒤처져있었는데, 조합원사들의 책을 공동판매하는 조합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방도다.

화제를 개인사로 돌려, 박 이사장은 2012년에 다니던 출판사에서 독립해 피앤씨미디어를 세웠다. 경영, 경제, 법학 서적과 수험서가 주력이다. 출판영업만 20년을 한 만큼 노하우를 알려달라 하자, “무조건 부지런해야된다. 머리가 너무 빨리 돌아가면 실패한다. 발이 먼저 나가야 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머리로 이리 저리 재다보면 안될 것 같은 부정적인 생각이 들게 돼있습니다. 무조건 빨리 가서 먼저 만나고 부딪혀야 해요. 설령 실패가 예상되더라도 일단 가서 부딪혀보고 실패를 확인하는게 중요합니다. 고민하다 관두지 말고, 빠르게 결정하고 빨리 시작해야 합니다. 특히나 영업은 그렇습니다.”

지난달 26일 인터뷰차 마포 신수동 조합 사무실을 찾았을 때, 준공이 끝난 파주적성물류센터로 이삿짐을 옮기기 위해 직원들 대부분이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기존의 노후화됐던 파주 오금리 물류창고는 지난달 매각이 됐다고 박 이사장은 전했다. 파주적성물류센터는 보관에서 유통, 배송까지 자동화로 이뤄지는 스마트 물류센터로서 2000만권의 책을 보관할 수 있다. 켄베이어시스템이 돼 있어 무거운 책을 나를 필요없이 서가에 가만히 서서 책을 뽑아 그 자리에서 박스에 넣기만 하면 된다.

한국출판협동조합은 1958년 출범해 올해로 63주년을 맞았으며 자회사로 ㈜한국출판물류, ㈜출판콘텐츠유통, ㈜행복문고 등을 두고 있다.

6000평 부지의 파주적성물류센터 준공과 더불어 온라인 도서 플랫폼 구축, 전자책시장 진출 등 출판조합은 박 이사장의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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