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앱과 센서, 비대면 기업금융 등 “발빠른 디지털 금융 실천”

서울 돈암동에 KB국민은행이 설치한 디지털 기법의 ATM인 디지털셀프PLUS.
서울 돈암동에 KB국민은행이 설치한 디지털 기법의 ATM인 디지털셀프PLUS.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시중은행들을 비롯한 금융계도 ‘코로나19’를 계기로 ICT기술을 접목한 비대면, 비접촉, 원격 기술과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그 중에 KB국민은행은 특히 언택트 금융과 스마트 금융면에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원격과 비대면 두 가지를 키워드로 하는 언택트 금융기법은 AI와 원격처리를 위한 앱과 센서 등을 통해 평소 이 은행이 주창해온 ‘선도적인 디지털 금융’의 유력한 수단이 되고 있다.

허 행장 연임 후 더욱 가속화

이런 움직임은 특히 지난해 10월 허인 KB국민은행장의 3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이후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돈암동 지점에 처음 선보인 ‘디지털셀프점 Plus’는 그 상징적 존재로 시민들과 언론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디지털셀프점 Plus’에는 차별화된 디자인이 적용된 ‘New Digital ATM’, 365일 고객 스스로 은행업무 처리가 가능한 STM(Smart Teller Machine), 대형 디지털 사이니지 등 다양한 디지털기기가 배치되었다. 별도의 스마트매니저가 있어 디지털기기 사용이 어려운 노년층 고객 등을 돕기도 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New Digital ATM’이다. 이는 매끈하고 세련된 디자인과, 자동 개폐 바이오인증 모듈, 42인치 대형 모니터 등으로 주변 분위기를 새롭게 한다. 특히 사용자의 이용 패턴이나 심리적 측면 등을 분석해서 쉽고 빠르게 ATM을 이용할 수 있도록 거래 화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New Digital ATM’은 KB금융 여의도 통합 신사옥 1층에도 있다.

첨단 디지털 기법 적용 ‘New Digital ATM’

대출이나 각종 송금, 거래 등에서도 비대면 원격 서비스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은행측은 특히 기업금융의 디지털화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KB스마트기업대출 시스템을 구축, 별도의 가입 절차 없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기업여신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일일이 은행을 방문하기 힘든 중소기업 등은 여신신청, 한도 및 금리조회, 서류제출, 거래약정 및 진행 상황 확인 등 기업여신에 필요한 모든 것을 비대면 채널로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원격 비대면 상담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거래 연결 URL 안내’ 시스템도 만들었다. 영업점 기업담당자가 필요한 내용을 고객에게 요청하고 고객은 이를 즉시 확인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외에도 기업뱅킹 가입이나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기업여신 업무가 가능한 모바일 웹 기반의 ‘KB스마트기업대출’플랫폼도 등장했다. 이는 평소 모바일기기를 주로 사용하는 개인사업자 혹은 중소기업인들을 위한 것이다. “이런 비대면 기업여신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은행측은 “이를 위해 비대면 전용 기업여신상품도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 체계를 마련해 완결성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비대면 스마트기업대출, ‘5분만에 원격 처리’

예를 들어 최대 1억원 한도의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상품인 ‘KB 디지털 SOHO 맞춤대출’의 경우 신청과 심사를 스크랩핑 정보와 외부 정보 기반으로 전면 자동화했다. 그로 인해 대출 한도, 금리 산출, 대출실행에 이르기까지 5분이면 충분하다. 종래 비대면으로 기업대출을 신청하면 직원이 별도의 심사를 진행하느라 하루 이상의 시간이 걸렸던 것과는 크게 대조된다. 아웃바운드 영업 지원을 위한 기업여신 시스템도 전면 개편됐다. 태블릿을 통한 아웃바운드 영업 시 여신 접수, 본부 협의, 서류접수 및 대출약정 등 기업고객과 상담 과정에 필요한 내용을 현장에서 바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지난 달부터는 ‘비대면 거래외국환은행 지정 신청 서비스’도 시행되고 있다. 이 역시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KB스타뱅킹에서 거래외국환은행을 지정하거나 변경하도록 했다. 제출 서류를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해 KB스타뱅킹으로 전송하면 거래외국환은행을 지정, 거래할 수 있다. 지정 거래가 가능한 해외송금은 △국민인 거주자가 증빙서류 없이 보내는 해외송금 △해외 유학생(해외체재자) 경비 해외송금 △외국인의 국내 급여 등이다. 또한 전 금융권의 거래외국환은행 지정 현황 조회가 가능하며, KB국민은행으로 거래외국환은행을 쉽고 편리하게 변경할 수 있다.

수출입 기업 위한 비대면 ‘인터넷뱅킹’도 활성화

KB국민은행은 지난 연초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입기업의 비용 절감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KB 글로벌 Payment Usance’를 인터넷뱅킹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신청 채널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주요 대상은 KB기업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법인 및 개인사업자다. 이는 국내 수입기업이 수출기업에게 수입 물품 대금을 지급할 때 금리 경쟁력이 있는 해외 금융기관에서 대금 선지급 등의 금융을 지원해주는 상품이다. 국내 수입기업은 만기에 원금 및 이자를 결제하면 된다.

기존에는 수입결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기업대출 또는 외화대출을 이용했다. 반면에 ‘KB 글로벌 Payment Usance’를 이용하면 해외금융기관에서 저렴하게 외화자금 조달이 가능해 수입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수입결제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 좋다. 이 상품은 KB국민은행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송금방식 수입금융 상품이다.

디지털자산 기업 투자, “유망시장으로 판단”

한편 허인 행장 연임 직후인 지난해 11월 KB국민은행은 디지털자산 관리 기업에 전략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디지털 금융’과 금융 시스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토대를 한층 다지고 있다. 당시 KB국민은행은 한국디지털에셋(KOrea Digital Asset, 이하 KODA)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KODA는 해치랩스, 해시드, KB국민은행이 투자를 통해 설립한 디지털자산 관리기업이다.

KB국민은행은 가상자산, 게임 아이템, 디지털 운동화, 예술 작품, 부동산 수익증권,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 디지털자산의 범위가 확대되고 서비스들이 가시될 것으로 판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했다는 입장이다. 은행측은 “장기적으로 유무형의 자산들이 디지털화되면 이들 자산의 안전한 보관, 거래 및 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요가 생겨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실험을 통해 KODA를 디지털자산 시장의 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자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난해 은행들에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를 허용했다. 또 동남아시아 최대은행인 DBS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는 등 해외 각국에선 은행들의 디지털 자산 시장 참여가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21년 특금법(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에 대한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디지털자산 시장의 생태계에 적극 참여하고, 비대면 디지털 금융의 생활화를 통해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성장 기회를 함께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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