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경제 급성장 속, 다양한 상품 서비스로 확장
기존 유통방식 대체, 기업의 새로운 수익창출 수단

구독경제가 디지털 시대의 전형적인 시장 메커니즘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주문받은 상품을 배달하기 전의 원격 결제 시스템으로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구독경제가 디지털 시대의 전형적인 시장 매커니즘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주문받은 상품을 배달하기 전에 매장직원이  원격 결제시스템으로 확인하는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중간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자체 판매 플랫폼을 통하거나 다른 플랫폼과 협업하는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구독경제가 기업의 가장 유력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근 구독경제 시장이 급성장함에 따라 기업들도 구독 비즈니스로 전환하여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급성장 하면서, 다양한 구독서비스가 출시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다양한 구독 상품이나 서비스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일정 금액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과 서비스 공급받아

기업 입장에서 구독 비즈니스란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비즈니스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예전의 신문이나 우유와는 달리 플랫폼을 활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온디맨드(On-demand) 소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구독 모델을 도입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데, 이는 고정고객 확보(Lock-ineffect)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세계적으로도 구독 기반 전자상거래는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연평균 68%씩 고속 성장해 2025년에는 4782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멤버십형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는 2015년 5400만 명에서 2019년 1억1200만 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우리나라도 작년 기준 콘텐츠, 생필품, 화장품 등 구독 비즈니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소비자가 70%를 상회할 정도로 구독경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최근 국내 구독 기업들은 또 해외 진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구독박스형(화장품, 식품), 렌탈(가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기반

구독경제는 소유보다는 효용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와 클라우드·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발달에 힘입어 그 범위도 생필품에서 콘텐츠, 소프트웨어, 가전, 자동차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들처럼 소프트웨어를 월정액 구독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업들은 또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을 구독하면서 B2B 거래로도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기업들도 풍부한 자원, 다양한 유통채널, 높은 인지도 등을 앞세워 구독 비즈니스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구독경제는 소비자 중심 시장이므로 소비자에게 제공할 가치나 서비스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구독 지속성을 위해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여, 개인맞춤형 서비스 제공에 노력해야한다. 특히 구독경제에 맞는 가격정책이 중요하다. 흔히 사업초기 고객유치를 목적으로 제공했던 무료 서비스나 저렴한 가격정책은 운영 기간이 길어지면서 수익이 하락할 수 있으므로 면밀한 수익 대 비용을 따져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권고다. 일반적으로 구독경제 전략으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선 구입 가격보다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한편, 일시불로 판매하던 제품을 정액으로 나눠 받음에 따라 일정기간 수익이 낮아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구독모델을 도입하는 기업들은 수익이 비용을 역전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하여 적정 가격을 책정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정 기간 무료 서비스로 소비자 유인

흔히 구독경제 모델에서 소비자는 비싼 월 정액을 지불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그렇다보니 일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해 이탈률을 낮추는 전략을 구사하기도 한다. 즉 일정기간 무료 체험기간을 제공하거나 무료 버전과 유료인 프리미엄 버전으로 서비스를 구분하여 제공하곤 한다. 최근에는 월 정액 모델과 무료서비스를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가격 모델과 같은 다양한 가격 플랜이 등장하기도 한다.

구독경제에선 특히 개인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방법이 된다. 실제로 소비자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구독고객 중 28%가 고객맞춤형(큐레이션)에 대한 경험이 구독을 지속하는 이유라고 응답하기도 했다. 또한 고객 데이터 확보를 위해 자사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하는 것이 구독경제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구독경제 모델로 꼽히는 아마존(유통), 나이키(스포츠) 등은 자사 플랫폼을 통해 고객 데이터를 직접 확보한 경우다.

D2C 비즈니스 모델도 구독경제 특징

제조기업이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비즈니스 모델(D2C 비즈니스 : Direct to Customer)도 구독경제의 특징이다. 과거 오프라인(백화점, 마트), 온라인(쇼핑몰) 채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했다면, 구독경제는 제조업체가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거나 구독 중개 플랫폼을 이용하여 직접 판매한다. 이 경우,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서비스 유지 및 관리가 용이하고, 신규 사업 확장에도 유리한 방안이 된다. 이같은 플랫폼 비즈니스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직접 연계함으로써 각 주체의 거래 정보를 축적하고, 거래비용을 절감하거나,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등의 이점을 누릴 수도 있다. 그 때문에 구독경제는 디지털 경제가 발달할수록 현재의 판매와 유통 방식을 대체하는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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