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기업, 소상공인들 많이 이용, 판매자 정보 확인 어려워
배송지연, 미배송, 대금 수취 후 ‘먹튀’ 등 계약불이행 많아

SNS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에 따른 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 관련은 없음.
SNS 상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이에 따른 사기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서울 강서구의 한 간판 제작·시공업체는 인근의 다른 점포들과 함께 포털 사이트 블로그에서 공동구매로 접착제와 접착 테이프 등을 구입했다. 그러나 제품 수령 후 확인해본 결과 접착 성능이 불량하고 하자도 많아 환불을 요구했으나, 공동구매를 했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에 이 업체 대표 A씨는 몇 차례 거듭 환불을 요구했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 한국소비자원에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SNS가 새로운 형태의 쇼핑 플랫폼으로 부상하면서, 거래과정에서 다양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SNS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초기에는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최근에는 수익증대를 위해 광고 링크, 결제기능 탑재, 검색기능 강화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동 플랫폼을 통해 거래하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는 SNS 상거래 플랫폼은 네이버 블로그,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 등이 있다. SNS 플랫폼 운영사업자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상 전자게시판서비스 제공자로 분류되며, 주요 사업자로는 네이버㈜, ㈜카카오, 페이스북(유), 구글(유) 등이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SNS 플랫폼 거래에선 특히 배송지연·미배송 등 계약불이행 사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SNS 플랫폼 거래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3,960건이었다. 의류·섬유신변용품, 정보통신기기 등의 물품뿐만 아니라 문화·오락, 교육 등의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의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372소비자상담센터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운영하고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원, 광역지자체가 참여하여 상담을 수행하는 전국 단위 소비자상담 통합 콜센터다. 소비자의 불만·피해 유형을 살펴보면, ‘배송지연·미배송’이 59.9%(2,372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계약해제·청약철회 거부’가 19.5%(775건), ‘품질 불량·미흡’이 7.0%(278건), ‘폐업·연락두절’이 5.8%(229건) 등이었다. 특히 배송지연의 경우 구입일로부터 1년이 경과 되도록 제품을 받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소비자 불만·피해 유형별 현황】

(단위 : 건, %)

불만·피해 유형

건수

비율

배송지연, 미배송

2,372

59.9

계약해제, 청약철회 거부

775

19.5

품질 불량·미흡

278

7.0

폐업·연락두절

229

5.8

수수료 과다

193

4.9

부당 표시광고

86

2.2

부당행위

24

0.6

확인 안됨

3

0.1

합계

3,960

100.0

 

한국소비자원이 SNS 플랫폼 내 통신판매업자 411개 업체(국내 플랫폼 266개, 국외 플랫폼 145개)의 '전자상거래법' 준수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내 플랫폼 내 판매자의 99.6%가 청약철회 기간 축소, 청약철회 미안내 등 청약철회를 방해했고 국외 플랫폼 내 판매자는 청약철회 규정을 안내·준수하는 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SNS 플랫폼을 통한 거래 중 금액을 확인할 수 있는 2,745건을 분석한 결과, 10만원 미만의 소액 거래 관련 불만·피해가 61.4%를 차지했다. 불만·피해가 가장 많은 금액 구간은 ‘5만원 미만’으로 41.2%(1,132건)이었으며, 다음으로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이 20.2%(554건), ‘10만원 이상 20만원 미만’이 18.6%(510건) 등의 순이었다.

검색 노출 · 광고 · 게시글 등 다양한 경로로 소비자 유인

소비자상담 내용을 기초로 SNS 플랫폼 거래의 경로를 조사한 결과, 검색을 통한 판매자 노출, 광고 링크, 판매자 게시글, 쪽지, 이메일, 앱 등 다양했고, 계약 및 주문 방법은 카카오톡, 댓글, 카페 채팅, 쇼핑몰 주문서 양식 활용 등이었다.

SNS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소극적인 책임만 규정하고 있다. 전자게시판 서비스 제공자로서 입점 판매자의 신원정보 제공 협조, 판매자에 대한 법규 준수 고지, 피해구제 신청 대행 등에 그친다. 더욱이 국내 플랫폼 운영사업자와 달리 국외 운영사업자는 동 법상의 전자게시판 서비스 제공자의 책임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거래 과정에서 소비자피해가 발생해도 폐쇄적으로 이루어지는 SNS 플랫폼 거래의 특성과 플랫폼 내에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의 미흡으로 소비자가 적정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

여러 SNS 플랫폼에서 동시 판매, 판매자 정보 확인 어려워

SNS 플랫폼 내 일부 판매자들은 같은 제품을 여러 플랫폼에서 동시에 판매하는 다중 거래 경로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정보를 이용 가능한 모든 플랫폼에 올리고 개인 블로그나 쇼핑몰로 링크를 연결하는 식이다. 소비자들은 거래 경로를 여러 단계 거치면서 구입처나 사업자 정보, 연락처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동일 사업자임에도 여러 개의 상호를 사용하는 판매자와 관련한 불만·피해도 다수(1305건, 33.0%) 확인됐다. 이들은 최소 2개에서 6개까지 다른 쇼핑몰 상호를 사용하며 여러 SNS 플랫폼에 광고를 노출시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레○○○ : 날○○○○, 온○○, 쉬○○○, 이○○○, 내○○○, 심○○○ 등 총 6개의 상호를 사용하는 곳도 있다.

이 밖에도 SNS 플랫폼의 관계지향적 특성으로 인해 개인 간 거래(235건, 5.9%)도 이뤄지고 있었는데, 판매자와 카카오톡 또는 댓글로 거래하는 사례가 많았고, 이 경우 판매자의 연락처 등 신원정보를 알 수 없어 불만·피해 발생 시 대처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SNS 플랫폼은 새로운 온라인 쇼핑 채널로 자리매김하며 맞춤형 광고를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행 전자상거래법은 SNS 플랫폼 운영사업자를 전자게시판 서비스 제공자로 분류하여 책임을 부과하고 있으나, 다양한 목적의 사용자가 참여하고 복잡한 경로를 통해 거래가 이루어지는 SNS 플랫폼 시장에서 소비자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소비자피해를 줄이기 위해 SNS 플랫폼의 거래 관여도 및 역할에 따른 책임규정 도입 등의 제도적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또한, SNS 플랫폼 거래 관련 소비자피해 발생 시 원활한 피해구제를 위해 판매자의 신원정보 확인을 위한 플랫폼 운영사업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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