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로 장애물 피해 자재 운반, AI로 자재 부착하고 나사 박아

사진은 '건설장비 엑스포 2019'에 출품된 스마트 건설 장비.
'건설장비 엑스포 2019'에 출품된 스마트 건설장비.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스마트 건설’이 점차 확산되면서 로봇이나 AI기술이 건설현장에 접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미 해외 각국에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이어, ‘로보틱스 트랜스포메이션(RX, Robotics Transformation)’이 건설산업에 확산되고 있다. 특히 노동자의 감소, 기술자의 고령화, 비접촉 노동의 필요성 등에 기인한 것으로 국내에서도 곧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소 건설업체나 전문건설업체 역시 예외가 아니다.

‘건설업 특성상 스마트화 빨라질 수도’

특히 건설업의 특성상 로봇이나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건설은 예상보다 빨리 실용화되고 있다. 건설 현장에선 야외작업이나 현장 간의 빈번한 이동, 날씨 등 외부환경에 의한 근무상황의 변화가 필연적으로 빈번히 일어날 수 있다. 그 때문에 업무 표준화나 자동화·로봇화가 구현되기 어려운 업계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엔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ICT 활용에 의해 어떻게 업무개선을 실현할 것인지는 업계 전체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부각되고 있는게 요즘 현장 분위기다. 특히 코로나19는 이같은 스마트 건설 내지 로봇 등에 의한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견인하고 있다.일상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높아진 위생 관념 등은 인간 아닌 기계나 로봇의 필요성을 더욱 증가시킨 것이다.

최근 이미 국내에서 일부 공사장이나 건설 현장에선 로봇 기술을 동원해 로봇에 의한 시공, 로봇에 의한 자재 운반 등이 이뤄지는 현상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RX는 노동생산성 향상 뿐 아니라 임금 개선 및 휴일 증가 등 로봇을 활용함으로써 건설 노동자들의 휴식을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예를 들어 자재 수평 운반 로봇 ‘Robo-Carrier’는 운반하는 자재를 선택하고 운반할 곳을 태블릿을 통해 입력하면, 자재를 지정된 장소로 운반한다. 그 과정에서 레이저 센서가 실시간으로 공간 형태를 인식하여 장애물 등을 피해간다. 흔히 건물 내부 공사에서는 자재 등을 현장의 노동자가 설치 장소로 직접 운반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부분의 작업 시간을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하곤 한다. 로봇이 자율적으로 자재를 옮김으로써, 이같은 문제점을 없앤 것이다.

특히 우리보다 디지털 문화가 뒤떨어지지만, 로봇기술은 유독 발달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에선 최근 이른바 ‘대화하는 시공 로봇’도 등장했다. 이는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들 간의 의사소통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결과다. 즉 건설 현장에서의 신체적 부담이 큰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함으로써,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과 로봇이 협동하는 방식도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천장의 석고보드 부착용 로봇 ‘Carry’와 ‘Shot’이 그런 경우다. 두 대의 로봇이 AI를 통해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기하면서 연계하여 작업한다. 이때 ‘Carry’는 천장 석고보드의 위치를 결정하고 운반하며, ‘Shot’은 나사를 박는다.

못박고 천장 석고보드 부착 전문 로봇 투입

물론 이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은 아직 필수다. Carry가 시공 장소의 정확한 위치를 측정한 후엔 다시 작업하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석고보드의 크기를 전달해야 한다. 그러면 노동자가 다시 Shot에게 시공 위치 및 나사를 박을 위치를 전달한다. 그런 다음 노동자가 석고보드를 Carry에 싣고, Carry가 운반하여 천장에 위치를 맞춘 다음 Shot이 나사로 고정한다. 즉 사람과 두 대의 로봇이 함께 작업함으로써 노동자들의 육체적인 피로도를 줄여주고, 정밀하고 정확한 작업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건설 현장의 발판 조립 등 철근 공사에서 작업원을 지원할 때에도 로봇이 크게 활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철근 공사는 기술자의 고령화 및 노동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전부터 작업 효율 향상 및 생산성 향상이 요구되어 왔다. 그래서 교차하는 철근을 철사 등으로 고정하는 철근 결속 작업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로봇 ‘T-iROBO® Rebar’도 일본에서 개발되었다. 이를 통해 철근 공사 중 20%를 차지하는 철근 결속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다. 게다가 로봇이 결속 작업을 하는 동안 현장의 작업원은 다른 작업을 할 수 있으므로,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축물 균열 검출도 로봇이 수행

건축물의 균열을 검출하는 데도 로봇 기술이 활용된다. 건축물의 균열을 자동으로 검출하는 기술은 있었지만, 로봇을 활용하는 기술이 아니었으며, 직접 보고 점검하는 것에 비해 균열의 검출 비율과 균열의 계측 정밀도가 낮았다. 또한 균열을 검출하는 데에는 가까이에서 찍은 영상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형 건축물은 촬영 매수가 매우 많아지기 때문에 높은 곳에 있는 구조물의 경우 촬영하기 위해 고소 작업차나 드론을 필요로 하는 등, 작업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짧은 시간 안에 경제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균열 점검 방식으로서, AI를 활용하는 균열 자동 검출 로봇도 등장했다. AI에 의한 화상 분석 기술을 활용하는 ‘사회 인프라 화상 진단 서비스’가 그런 경우다. 이는 특수한 고성능 카메라의 이미지를 조합하고 콘크리트 표면의 균열 폭과 길이를 매우 정확하고 정밀하게 짧은 시간 내에 자동으로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이다. 원거리에서 찍은 영상을 사용하여 균열을 자동으로 검출하고, 최대 50m 떨어진 장소에서 0.1m의 균열을 검출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같은 RX는 그 과정에서 문제점도 적지 않다. 로봇마다 각기 다른 조작 방법을 작업자가 먼저 습득해야 한다. 또 건설회사에서 개별적으로 시공 로봇을 개발하게 되면 개발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그 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만큼의 양산이 어려우며, 결과적으로 로봇 본체의 가격이 폭등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공 로봇의 보급이 가속화함에 따라 생산 대수가 증가하면, 로봇 본체의 가격이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등을 극복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선 RX가 궁극적인 해결책”이라는 인식이 널리 공유되고 있어 RX는 ‘스마트 건설’의 대표적인 수단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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