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이후 부쩍 언급 잦아,
최근 ‘정치적 행보’ 두드러져

정세균 총리가 1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1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1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1년 중소기업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지난 18일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는 TV화면을 통해 국민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는 “오늘 확진자 수가 지난해 11월 말 이후 처음으로 300명대를 기록했다”며 다소 희망적인 소식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정총리는 겨울철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거의 매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실상의 국민과의 간접 ‘대면’이 거의 매일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총리의 취임 1주년이 겹치면서 최근 언론은 그에게 새삼 관심을 주고 있다. ‘관심’이라기보단, 아직은 미풍인 ‘정세균 대망론’에 점차 눈길을 주고 있는 조짐으로도 읽히고 있다.

17일자 <한겨레>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신문은 이날 메인 뉴스를 통해 “2012년 대선 때부터 대선 예비주자로 여러 여론조사에 이름이 오르내렸지만 좀처럼 뜨지 않았다. 장관과 당대표, 국회의장까지 맡아 ‘잘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도 대선주자 선호도는 한 자릿수 초반을 맴돌았다. 한때는 ‘2프로가 한계’라는 말까지 당내에서 회자될 정도였다.”고 새삼스레 촌평을 가했다. 그러면서 “14일로 취임 1년을 맞은 정세균 국무총리 얘기”라며 이 신문은 각별한 의미를 매기기도했다.

이 신문은 또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취임 일성으로 임기를 시작했지만, 엿새 만에 코로나19 첫 국내 확진자가 나오면서 1년 내내 방역 일선을 떠나지 못했다.”면서 “코로나 3차 대유행과 백신 확보 지체로 ‘흠집’이 나긴 했지만, 정부의 방역 조치를 진두지휘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으로 ‘케이(K)-방역’에 대한 호평을 이끄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나름의 선전을 한 점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정총리에 대한 이런 관심과 평가는 다른 언론의 지면과 화면에서도 좀더 자주 등장하고 있다.

정총리의 최근 행보도 이같은 언론의 ‘기사꺼리’가 되기에 충분한 소지가 많다. 지난 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최근 의사협회를 찾아 정부의 방역 태세를 비판했다. 바로 그 다음 날 정총리는 국립의료원과 방역 현장을 찾아 백신의 준비태세와 방역 실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행정부를 통괄하는 국무총리로서 누가 봐도 야당의 비판에 맞선,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뒤따를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그를 둘러싼 정치적 의미매김이나 서사 만들기는 이미 활발히 진행 중이다. 특히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차별화도 그런 흐름으로 읽힌다. 이 지사가 주장하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이나 이 대표가 제안한 ‘코로나 이익공유제’에 대해선 그 취지엔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인 결에 있어선 다른 의견을 보인 것도 그런 것이다. 심지어 이 지사의 보편적 재난지원금 주장에 대해선 페이스북을 통해 설전에 가까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평소 ‘미스터 스마일’이라는 온후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색깔의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이다.

반면에 인자한 ‘젠틀맨’이자, 서민적 풍모의 인격자로서의 평소 캐릭터도 여전히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해 한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20대 예비부부가 ‘주례를 서달라’고 요청하자 이를 수락해 결국 그 약속을 지켰음을 알렸다. 페이스북에서 “오늘 결혼식 깜짝 주례를 섰다”고 밝히면서 “작년 10월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 행사에서 만난 한 예비 신혼부부가 '인상이 인자하시다'라며 주례를 부탁해왔다. 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혼하게 된 신랑 신부가 고맙고 대견해 선뜻 그러겠노라 약속했다. 오늘이 바로 그 약속을 지키게 된 날”이라고 설명했다. 그냥 스쳐지나갈 법한 약속도 철저히 지키는 성실함을 엿보게 한 것이다.

언론들의 그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는 그래서 날로 높아가고 있다. 일부 언론은 정 총리가 현재로선 말을 아끼며 조신한 처신으로 일관하지만, ‘때’가 되면 ‘정치인 정세균’으로서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낼 것을 확신하고 있다. 아예 “최근의 정 총리 모습은 ‘행정가 총리’보다는 대선을 준비하는 정치인의 모습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거나, “내년 대선에 나올 확률이 매우 높다”고 예상하기도 한다. 물론 실제로 그가 대선 정국에 뛰어들지는 두고 봐야할 문제다. 그럼에도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그의 존재 여부는 가장 큰 변수가 될 게 분명하다”는게 정총리를 잘 아는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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