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후보, 대세론 굳히나
이종걸 후보, 막판 뒤집기 주목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기흥 후보(왼쪽)와 이종걸 후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왼쪽)과 이종걸 전 국회의원.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스포츠 대통령’으로 불리는 대한체육회장 선거를 불과 사흘 앞두고 각 후보 간 고발이 난무하는 등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국회의원 출신의 기호 1번과 2번의 이종걸·유준상 후보, 기업인 출신의 이기흥 후보, 현직 교수인 강신욱 후보 등 4명이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싸움은 지난 9일 정책토론회에서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종걸 후보는 “이기흥 후보의 자녀가 대한체육회 산하 한 경기단체에 위장 취업해 비용을 사실상 횡령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선제공격을 했다. 이에 이기흥 후보도 “5선 국회의원 출신의 이종걸 후보가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를 공개된 자리에서 거론하는 게 한심하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이기흥 후보는 토론회 다음날인 10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경기도 선거관리위원회와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에 이종걸 후보를 전격 제소하는 한편 송파경찰서에 무고혐의로 형사고발했다. 이에 맞서 이종걸 후보도 정책토론회 공격에 이어 지난 12일 이기흥 후보를 직권남용 및 공금횡령 혐의로 송파경찰서에 고발했다.

이에 대한체육회 선거운영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어 이기흥 후보의 제소 내용을 조사해 사실관계를 따지겠다고 밝혔지만, 이종걸 후보의 고발로 조사 주체가 선관위에서 경찰로 바뀌자 이기흥 후보는 12일 맞고발로 대응했다.

이기흥 후보는 이날 고발장을 제출하면서 “이종걸 후보가 허위사실을 유포해 고발인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켰고, 근거 없는 내용을 선거에 활용하고 있어 명백한 위법이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자신이 회장을 지낸 대한카누연맹, 대한수영연맹, 대한체육회가 각각 발급한 ‘이 후보의 직계비속이 해당 단체에 근무한 적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경찰에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국대 교수인 기호 4번 강신욱 후보는 지난 9일 열린 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 ‘잘못된 스포츠 문화를 개선할 수 있는 대책이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감독 선생님들이 외국에 나가거나 국내에서 대회 할 때 ‘카드깡’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을 겁니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이번 선거 입후보자 중 최고령자인 유준상 전 의원은 대한체육회장 선거 후보자 간 두 번째 정책토론회 개최가 무산된데 대해 지난 12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유 후보는 “끝내 특정 후보가 불참을 통보해 국민들과 체육인들의 염원을 외면하고 2차 토론회를 무산시켰다”며 “이런 자들이 지금 대한체육회 독립과 자율 운운하며 국민들과 체육인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대한체육회 회장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기도 한 이기흥 후보는 현직 프리미엄을 과시하며 ‘마당발’로 불릴 만큼 풍부한 인맥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세몰이’에 나서고 있다. 반면 이종걸 후보는 이번 선거를 위해 지난해부터 오랫동안 준비해온 장영달 전 의원이 선거운동 기간에 낙마하면서 이종걸 후보를 대타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치권의 힘을 등에 업고 표밭을 다지고 있다. 체육계에서는 선거전이 ‘1강(이기흥)·1중(이종걸)·2약(강신욱 유준상) 구도로 굳혀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편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오는 18일 대한체육회 대의원, 회원 종목 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228개 시·군·구 체육회 임원,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2170여명의 선거인단을 통해 코로나19의 여파로 모바일 투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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