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또 하나의 ‘코로나19’ 비극…중소업체들, 일용직 ‘퇴직금’ 에 허리 휘청
[현장] 또 하나의 ‘코로나19’ 비극…중소업체들, 일용직 ‘퇴직금’ 에 허리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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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프리랜서 노동자들, “일 그만둔다” 수 년치 퇴직금 청구, ‘다툼’도 잇달아
사진은 중소업체 작업장의 이미지에 불과하며, 본문과 전혀 관련없음.
한 중소업체 작업장 모습.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중소업체나 영세 사업장이 대부분인 내외장 인테리어 업체나, 조명제품이나 광고물 제조업체들이 비상근인 일용직(일당 노동자) 노동자들의 퇴직금 청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작은 제조업체나 공장들이 밀집한 수도권 외곽의 공장지대나 산업단지에선 이로 인한 크고 작은 다툼도 끊이지 않는다. 이미 이런 풍토는 수 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일용직 일감이 축소되거나, 아예 일용직 대신 상근직을 채용하는 경향이 늘어나면서 이런 분규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

숙련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내외장 인테리어나 LED모듈과 조명간판 조립 등의 숙련공들 일당은 대략 23만원 안팎이다. 한 달에 보름 정도만 일해도 먹고살 만하다. 반면에 10년 이상의 비슷한 숙련도를 지닌 ‘월급쟁이’들은 연봉 3000만원선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 때문에 4~5년 전부터는 상근직을 마다하고, 너도나도 프리랜서를 택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특히 영세 제조업체의 경우 일감 자체가 불규칙하다보니, 언젠가부터 사업주들 간에는 상근직보다는 일용직 프리랜서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덮치면서 일용직 ‘줄퇴직’ 사태가 벌어지며, 이런 사건이 빈발하게 된 것이다.

퇴직급여보장법, '계속근로년수 1년 이상이면 퇴직금 의무'

예전엔 정규직, 계약직 등 4대보험에 가입한 고용관계인 경우만 퇴직금 지불 대상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현행 ‘퇴직급여보장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년수 1년 이상에 대하여 30일분의 평균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평균임금은 퇴직금을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퇴직일자) 이전 3개월 간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이다. 이는 4대보험 가입 및 사업소득세(3.3%) 공제 여부와 관계없다. 실제 일을 시작한 날(입사일)과 그만 둔 날(퇴사일) 기준으로 산정하며, 일용직으로 근로하였다고 하여도 계속 근로한 기간이 1년 이상이고, 주 15시간 이상이라면 사실상의 준 상근직으로 간주돼 퇴직금이 발생한다.

이런 사실을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소규모 사업체들은 뒤늦게 청구를 받고 난 후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일감이 끊기면서 일정 기간 프리랜서로 일해왔던 일용직 노동자들이 사업체에 대해 공식적으로 ‘퇴직’을 통보함으로써 이런 일이 빈발하고 있다. 한 내·외장업체 대표 A씨는 “5년 정도 일했던 ‘일당쟁이’들이 한꺼번에 일을 그만 둔다며 퇴직금을 달라고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일감이 줄어든 상황에서 졸지에 거액을 지출해야 해서 큰 걱정”이라고 했다. 답답한 마음에 노동부 지청의 자문을 구했으나, 결론은 마찬가지였다.

영세 제조업체들로선 그 동안 정규 상근인력 대신 일감에 맞춰 탄력적으로 이들 일용직 노동자들을 불러 쓰는게 편했다. 이들 제조업체들은 보통 한 달에 보름 정도씩, 그리고 적게는 2~3년, 많게는 5~10년 정도 사실상 고정으로 이들 프리랜서들을 불러다 쓰곤 했다. 그런 어느 날 이들이 “그만 둘테니 퇴직금 정산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그 때문에 특히 공단이나 중소 제조업체가 밀집한 노동부 고양지청이나 안산지청, 의정부지청, 성남지청 등엔 매일 이로 인한 시시비비를 가려달라는 상담과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노동부 고양지청에서 자문하는 노무사 A씨는 “정규, 비정규 혹은 상근 여부와는 무관하게 계속 근무 일수가 365일을 넘고, 매주 15시간 근무일수가 넘을 경우 무조건 퇴직금을 주게 되어있다”면서 “사업주들은 이런 사실을 미리 숙지하고, 잘 대처해야 나중에 다툼이 생기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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