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생 동갑내기 진옥동 신한 ․ 허인 국민은행장 ‘디지털화로 승부’
윤종원 기업 ‘중소기업 디지털 경쟁력’, 권광석 우리 ‘디지털 퍼스트’
권준학 농협 ‘디지털 생활금융 플랫폼’, 지성규 하나 ‘디지털 선도은행’

사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윤종규 기업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사진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윤종규 기업은행장, 지성규 하나은행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중소기업투데이 이상영 기자] 새해 주요 시중은행장들이 하나같이 ‘디지털 혁신’을 경영 키워드로 내세워 주목을 끌고 있다. 추진 방식과 내용은 각기 조금씩 달라도, 글로벌 디지털 시대를 맞아 디지털 전환과 비대면 방식의 디지털 금융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공통된 취지를 담고 있다. 이들은 이미 지난해도 제각기 디지털화에 기반을 둔 상품과 서비스 경쟁을 벌였다. 금년에는 특히 핀테크와의 제휴나, AI에 기반을 둔 맞춤형 상품 경쟁 등 좀더 진화된 기법의 플랫폼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진옥동· 허인 행장 ‘디지털 전환에 총력’

쥐띠 동갑내기(1960년생)인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허인 국민은행장은 특히 ‘디지털 경영’에 주력하며 다양한 디지털화를 추진해온 케이스로 주목받아왔다. 이들은 새해엔 좀더 다양하면서도 공격적인 디지털 금융기법을 선보일 태세여서 특히 눈길을 끈다. 진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조직의 명운이 달려있다. 지금 당장 서둘러야 할 것은 ‘디지털 전환’”이라며 비장하기까지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디지털화의 성공 여부에 따라 ‘리딩뱅크’를 추구하는 신한은행의 앞날이 판가름난다는 다짐으로 받아들여졌다. 진 행장은 또 신년사를 통해 “아예 전방위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은행장 직속으로 ‘디지털혁신단’을 신설했다.”고 전 직원들에게 공표했다. 그리고 “데이터 AI역량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문턱을 더 낮추겠다.”고 밝혀 ‘디지털화’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천명해 관심이 모아졌다.

허인 국민은행장도 이미 금융계에서 디지털화에 전력을 쏟고 있는 CEO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금년 신년사에서도 ‘디지털’에 대한 신념은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는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사라지는 가운데, 빅테크 기업들과 ‘디지털 전쟁’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금융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하며, “10년 뒤인 2030년에도 여전히 리딩뱅크의 위상을 유지하려면, 전통적인 개념의 ‘은행’의 틀을 과감히 깨야 한다. 디지털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환골탈태하는 길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KB국민은행은 이런 상황 인식으로 연말 정기 조직개편에서 디지털과 데이터, IT직원이 한 팀을 이루는 ‘KB형 플랫폼 조직’을 출범시킨 바 있다.”고 직원들에게 환기시키기도 했다. 그 실천 방식의 하나로 간편 뱅킹앱 ‘리브(Liv)’를 사례로 들기도 했다. 이른바 ‘손 안의 맞춤형 개인은행’을 표방한 ‘리브’를 “MZ세대에 특화된 AI기반의 금융 플랫폼으로 재탄생시킬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디지털 전환 가속화’ 주문

1961년생으로 역시 진옥동 신한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등과 함께 60대 초반의 역동적인 금융CEO로 꼽히는 윤종원 IBK기업은행장도 야심찬 ‘디지털화’의 청사진을 펼쳐보였다. 그는 일단 ‘2021년 중점 추진과제 5가지’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와 이를 통한 디지털 금융의 체질화다. 그래서 “60년 간의 중소기업 금융 역량을 응집해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로 중소기업 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과 디지털화, 두 가지 변수를 경쟁력의 변수로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윤 행장은 또 기업은행의 독자적인 디지털화의 결과인 ‘마이데이터 사업’에 기대를 걸었다. “이는 금융산업의 경쟁 구도를 뒤흔들 것이라며, 금융지원 패러다임을 데이터 기반의 맞춤형 재무 컨설팅으로 전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자신감 넘치는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 신년사도 ‘홀로그램’으로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디지털 선도 은행’을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신년사를 통해 그는 “디지털 글로벌 시대를 맞아 이를 선도하는 은행이 되자”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그에 걸맞게 신년사도 홀로그램을 통해 전 직원에게 전달했다. 신년 메시지를 통해 지 행장은 “금융의 변곡점을 돌파하고, 디지털 글로벌 시대를 주로하는 리더로 우뚝 서자”고 강조하며, 디지털화에 대한 나름의 의지를 피력했다.

권광석 우리은행장 ‘모든 핵심 업무를 디지털화’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새해 나아갈 방향을 ‘디지털 퍼스트’, ‘디지털 이니셔티브’로 정했다. 그 하위 개념의 경영 키워드를 ‘디지털 혁신’, ‘채널 혁신’으로 설정한 권 행장은 “이를 위해 전사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실현하는 한편, 미래 디지털 금융시장에 적극 대응하는 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특히 그는 “오로지 기술 도입에만 치중하다보니, 디지털 혁신과 관련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도전한 기업 중 70%가 실패했다”며 ‘맥킨지’ 보고서를 인용하기도 했다.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히 기술적인 개념에 그치거나, 특정 디지털 담당 그룹만의 일도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신에 “기존의 상품과 서비스, 프로세스튼 물론, 은행의 모든 업무의 핵심 경쟁력을 디지털화해나가는 것”이라며 “이러한 디지털 혁신은 오로지 고객 관점에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관점에서 “비대면 핵심 채널인 ‘우리WON뱅킹’이 금융권 대표 앱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 ‘디지털 전환으로 리스크 극복’

권준학 농협은행장도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을 선언했다. 지난 1일 제6대 농협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한 권 행장은 사실상 취임사의 성격도 띠는 신년사에서 “우리의 근원적 부문에 대한 혁신을 통해 농협은행을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 만들어가겠다”고 각오를 새롭게 했다. 그는 “금융산업 규제개혁, 비대면화 가속화, 저성장, 저금리 기조 고착화 등 리스크 요인은 경영에 큰 부담”이라고 전제하며, “이를 위해 고객과 현장 중심의 디지털 전환이 가장 중요하다”고 ‘디지털화’에 방점을 찍었다. 특히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데이터 기반 마케팅을 강화하고, 빅테크와 제휴하며, 디지털 신사업을 육성하는 등 디지털금융 혁신을 가속화함으로써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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