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코로나, 언택트 등 올 한해를 정리하는 키워드 6

올 한해를 휩쓴 코로나19는 기존의 일상 풍경을 상당수 바꿔놓는 메가톤급 파장을 몰고왔다. 사진은 한 인스타그램에 소개된, 웨딩신부를 위한 디자인 마스크.
웨딩신부를 위한 디자인 마스크를 쓴 마네킹의 모습에서 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다사다난했던 2020년이 거의 저물었다. 올 한해는 ‘코로나’로 시작해 ‘코로나’로 끝났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야말로 바이러스에 모든 일상이 점령당한 ‘단막극’ 같은 한 해였다. 기존의 평범한 일상이 ‘스톱’되다시피한 상태에서 최소한의 움직임과 접촉만이 오갔다. 사람이 움직여야 경제가 돌아갈텐데, 제약을 받다보니 과거의 IMF위기, 금융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팬데믹’ 침체터널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가운데 향후 경제회복은 계층별로 회복양상이 달라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가 심화되는 ‘K자형(形)’이 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자본주의의 최대 부작용으로 꼽히는 ‘양극화’ 문제를 어찌 풀어갈지를 사회 전체가 깊이 고민해야한다는 얘기다.

전혀 예상치못한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른 올 한해를 키워드를 통해 정리해본다. 2020년을 대표하는 키워드로 ①포스트코로나 ②언택트(비대면) ③상생협력 ④K-방역 ⑤디지털화(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⑥프로토콜경제 등 6가지를 선별해 상,하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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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포스트코로나

2020년 최대 이슈를 꼽으라면 백이면 백, 단연 ‘코로나19’를 지목할 것이다. 지구촌 온 인류를 상대로 한 ‘팬데믹’현상으로 다가온데다,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욱이 올초 발발해 2020년이 며칠 남지않은 상황에서 다시금 기세가 등등해지면서 ‘코로나 이슈’는 내년으로 넘어갈 태세다.

자유롭게 지구촌 시대를 만끽하던 인류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못한 복병을 만나면서 광범위하게는 국경간에, 좁게는 개인간에 빗장을 걸기 시작했다.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면서, 산업계에선 부품공급망을 다변화하는 등 새로운 밸류체인의 구축이 당면과제로 부상했고, 해외공장의 본국회귀 즉 ‘리쇼어링’이 정책과제로 떠올랐다. 나아가 코로나19로 인한 파장은 산업 전체의 지각변동 및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문화의 확산으로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4차산업혁명의 도래를 앞당기는 결과를 낳고있다.

오죽하면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로 세상이 나뉠 정도여서 ‘포스트코로나’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상당부문에 걸쳐 그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말라고 충고한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어찌 대응하느냐에 개인과 기업, 나아가 국가의 명운이 걸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② 언택트(비대면)

포스트코로나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새롭게 등장한 대표적인 신조어다. 접촉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연결(On)’을 더한 개념으로,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이에 대응해 경제 부문에서도 온라인 및 디지털에 기반한 언택트 업종이 급성장했다. 대표적으로 재택근무 및 온라인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화상회의와 원격업무 시스템, e-러닝 관련 산업이 크게 확장했다.

반면 전시, 공연, 관광 등 대면접촉에 기반한 기존 업종들은 ‘샷다운’ 상태가 됐다. 백화점, 면세점 등 오프라인 유통에 고객의 발길이 뚝 끊긴 대신에 온라인소비가 늘면서 e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언택트 풍조가 낳은 명암(明暗)이다. 뿐만 아니라 e커머스의 확장은 택배 및 배달 수요 증가 등 연관 산업에 문어발식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언택트 소비’ 외에 ‘언택트 채용’ ‘언택트 마케팅’ ‘언택트 예배’ ‘언택트 봉사’ 등 ‘언택트’를 고려하지 않고선 그 무엇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 코로나 이후의 변화다.

컴퓨터나 핸드폰을 이용해 손가락 몇개만 까딱까딱 움직여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간의 접촉이 차단되면서, 개인은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축 처지고 무기력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학교가 텅 비고, 다같이 모여 서로 축하하고 위로받는 사회적인 행위들이 금기시되는 등 무엇보다 ‘휴머니티’가 사라진 것이 언택트사회의 큰 특징이다.

③ 상생협력

코로나사태의 장기화는 경제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작용 또한 낳고 있다. 대기업 보다는 상대적으로 여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당장 매출이 끊긴 영세자영업자, 안정적인 일자리가 없는 저소득층이 한층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에따른 양극화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상생협력’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어느해보다 부각된 한 해였다.

특히나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은 현 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지만 코로나 사태 이후 정부차원에서 한층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과 동반성장위원회의 ‘임금격차 해소협약’을 들 수 있다. 자상한기업의 경우 지난해 5월 네이버를 시작으로 최근의 이마트에 이르기까지 총 25개가 탄생했다. 올들어선 기존 대기업 중심에서 벗어나 외국계기업(암, 비자 등)과 벤처기업(프레시지) 등으로 외연이 확장된 것이 특징이다.

대기업·공기업과 협력업체간 임금격차 해소협약의 경우 지난 2008년 권기홍 동반성장위원장 취임이후 올해말까지 67개사가 협력업체 경쟁력강화와 협력업체 임직원의 임금·복지 향상 등에 총 11조9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협약했다. 동반위는 또 코로나가 발발한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내년에 공표하는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코로나19 지원 노력을 반영할 계획이다. 개별기업 차원의 상생협력 사례로는 삼성전자가 중기부와 함께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꼽을 수 있다. 비 협력사를 포괄해 스마트공장 구축 비용 및 인력, 노하우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올해엔 특히 코로나로 인해 주문량이 폭주한 마스크공장과 진단키트 업체에 전문인력을 파견해 생산량 향상을 지원하면서 마스크대란 과정에서 빛을 발했다.

이제 '상생협력'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에서 나아가 지속가능성장을 뒷받침하는 필수 과제로서,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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