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형수 알서포트(주) 대표
교육기관‧중소기업에 원격업무 시스템 등 무상 지원 
최근 산업포장 수훈, 소프트웨어 대상 등 수상
···독자적 기술과 사회공헌 인정받아

알서포트(주)가 최근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즈니스와 수업을 해야 하는 국내 중소기업과 교육기관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회사 서형수 대표를 만나봤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비즈니스와 수업을 도입해야 했던 국내 중소기업과 교육기관에,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사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서형수 알서포트(주) 대표를 인터뷰했다.

[중소기업투데이 우종선 기자] 올해는 화상회의와 원격업무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던 한 해였다.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기업으로선 코로나19 시국에도 생존을 위해 항상 안팎으로 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화상회의‧원격업무 시스템을 선보이는 기업도 많이 늘어났다. 그중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화상회의 서비스를 교육기관과 중소기업에 무료로 배포해 화제가 된 회사가 있다. 바로 화상회의·원격업무 솔루션 기업 알서포트(주)다.

2001년 임직원 4명의 아주 작은 규모로 창업한 알서포트(주)는 19년이 흐른 지금 25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는 어엿한 중소기업이 됐다. 지난 4일엔 기술력과 사회공헌 노력을 인정받아 산업포장을 수훈하고 소프트웨어 대상‧소프트웨어 기술대상을 수상했다. 서형수 알서포트(주) 대표이사를 만나 경영철학과 기업 성장기를 들어봤다. 

“창업할 당시에 비하면 지금은 매출이 100배가량 늘었다. 기술력만 본다면 전 세계 경쟁사들과 비교해도 화상회의‧원격제어 분야에서 단연코 1등이라 자부할 만큼 인정받고 있다. 국내 기업용 소프트웨어 벤더 중 유일하게 성공적으로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런 밑바탕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우리 회사의 경영 이념이 바탕이 됐다.”

한마디로 ‘도전’이다. 도전을 실행에 옮긴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서 대표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는 경영으로 이뤄냈다. 오픈소스에 의지해 ‘응용 변주’ 수준의 제품을 출시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투자를 아끼지 않고 원천기술을 개발해 내실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실행력은 마케팅 전략에서도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소프트웨어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지 못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결국 퇴보한다. 우리는 제품 판매로 벌어들인 수익을 지속적으로 R&D에 투자해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었다.”

알서포트(주)는 지금도 전체 직원의 60%가 R&D 전문인력일 정도로 연구개발을 중시한다. 서 대표가 알서포트(주)를 창업할 때부터 고집한 판매 방식 역시 당시의 소프트웨어 회사들과 판이하게 달랐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는 주로 ‘패키지(박스)’ 형태의 단품으로 판매하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클라우드 기반의 구독 방식으로 서비스를 공급하면서 연간 또는 월간 과금을 하는 구조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런 판매 방식은 요즘에 와서야 ‘구독 경제’라는 말로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당시엔 낯선 개념이었지만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현장에 필요한 기능을 꾸준히 구현해가는 기술력으로 소비자를 설득했다. 

리모트미팅의 VIP 기능 사용 예시
알서포트(주) '리모트미팅'의 VIP 기능 사용 예시

서 대표는 그간 연구개발 해온 기술이 담긴 자사 제품인 ‘리모트미팅’과 ‘리모트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전문화상회의 솔루션인 '리모트미팅'은 그동안 현장에서 요구하는 회의‧협업 기능 등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기업 대표이사 주재 회의 또는 공공기관장 회의 등에서 필수인 ‘VIP 기능’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화상회의시 배경을 제거해 사람만 보이게 하거나 자동으로 음성을 감지해 주변 소음을 없애는 등 AI 기술 기반의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 '리모트뷰'는 원격제어 기능을 활용해 최근엔 재택근무 솔루션으로 많이 쓰인다. 재택근무 솔루션이라면 기업의 보안 수준을 충족시키는 다양한 보안 및 관리자 기능을 제공해야 한다. 리모트뷰는 15년간 국내외 기업에서 다양한 관리 기능과 보안 기능을 개발‧적용해온 만큼 원격업무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이 제품 역시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어떤 OS에서든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

“서비스 무상 제공은 당연한 사회적 책임”
코로나19를 겪은 지난 1년간 화상회의와 원격업무 시스템을 공급하는 경쟁업체와 소비자는 더욱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국내 중소기업과 교육기관에선 화상회의 솔루션이 필요해도 비용이 부담되고 활용이 익숙치 않아 도입이 쉽지 않은 점들이 서 대표에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그는 기업인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느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 회사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중소기업과 교육기관에 리모트미팅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리모트미팅의 사용량을 보면 국내의 경우, 6월엔 1월 대비 사용량이 600%, 재확산 되던 8월에는 560% 증가했다. 이후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고 무상 지원이 종료되면서 사용량이 감소했지만, 그래도 10월 말 기준으로 여전히 1월 대비 600% 가량 증가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회사를 일굴 수 있었던 기반이 된 사회에 이번엔 내가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무상 제공이었지만 그 부담은 만만치 않았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이 늘어난 만큼 서버를 늘려야 했는데, 이 비용이 중소기업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무상 지원 이후 리모트미팅의 국내 이용률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우리나라에서 리모트미팅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를 비교하면 2019년 대비 740% 정도 증가했다. 이때부터 서버 비용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결국 4월초에는 1월 대비 서버를 약 50배 정도 증설했다가 이후 탄력적으로 조절하기 시작했다. 10월부터는 통상의 10배 정도 증설한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다.”

서 대표는 이 부분에서 많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온라인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학교에 지원을 많이 하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다.  하지만 앞으로도 예기치 않은 재난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할 수 있는 기술‧제품‧인프라를 최대한 동원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려 한다.”

모임이 많은 연말에 재차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자 알서포트(주)는 이달부터 오는 1월10일까지 화상회의를 필요로 하는 개인과 기업에 다시금 리모트미팅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별도 회원가입을 하지 않아도 무료 이용이 가능하고 시간제한도 없다. 

“뉴노멀, 화상회의‧세미나 산업 다시 바꿀 것”
서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뉴노멀(New Normal)’을 통해 화상회의의 또 다른 트렌드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재택근무가 흔해지면서 화상회의가 잦아졌다. 그러다 보니 회의실이 부족해졌다. 5~10명이 들어갈 수 있는 큰 회의실을 한, 두 명이 화상회의 공간으로 쓰는 경우가 빈번해지는 식이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최근 ‘콜라박스’라는 설치형 화상회의 부스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상용화했다. 얼마 전엔 콜라박스를 용산역에 설치해, 출장 중인 사람들이 안전하고 간편하게 화상회의를 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 형식으로 지원하고 있다.” 

비대면 세미나도 새로운 산업분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웹(Web)’과 ‘세미나(Seminar)’를 합친 ‘웨비나(Webinar)’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던 세미나가 온라인상에서 열리는 경우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웨비나는 상당한 전문장비를 사용해야 하고 IT전문가도 필요하기 때문에 섣불리 행사를 열기가 어려웠다. 이에 우리 회사는 지난 11월에 ‘리모트세미나’를 출시했다. 전문 방송장비에서 구현되던 다양한 기능을 담았기 때문에 전문장비 없이 누구나 쉽게 비대면 웹세미나를 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