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온라인 서류전송시스템, 가상화 솔루션, 콜봇 자동화시스템 등 구축
신한은행, AI 체제와 RPA에 자동화, 정책자금 대출에 블록체인 적용 등

국민은행의 서울 돈암동 디지털셀프점
국민은행은 지난 11월 서울 돈암동 지점에 디지털 요소를 강화한 새로운 형태의 자동화코너인 ‘디지털셀프점 Plus’를 오픈했다.
신한은행은 분야별 최고의 디지털 리더 기업을 선정하는 ‘2020 아시아 태평양 ID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워드’에서 ‘올해의 프로젝트’를 수상했다.
신한은행은 분야별 최고의 디지털 리더 기업을 선정하는 ‘2020 아시아 태평양 IDC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어워드’에서 ‘올해의 프로젝트’를 수상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이 가장 빨리 이뤄지고 있는 분야다. 치밀한 자금 흐름과 유동성 관리, 복잡한 금융시장 전략의 필요성 등으로 클라우드 시스템과 가상화 솔루션 등 디지털 트윈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금융권의 수장들에 대한 가장 중요한 인사 기준도 최근에는 ‘디지털화’와 스마트 금융의 성과에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진옥동 신한은행장이나 최근 3연임이 확정된 허인 국민은행장 등은 ‘디지털화’를 중시하는 금융권 고위층 인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실제로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디지털화’의 정도나 수준에서도 금융계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어, 이들을 두고 ‘디지털 리더십’의 장본인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허인 국민은행장, ‘고객 중심, 디지털 혁신’ 선언

허인 국민은행장은 ‘혁신’(이노베이션) 개념의 실행 도구로 디지털 트윈을 적극 실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콜봇 시스템을 구축하고, 클라우드 PC 시스템 즉 데스크톱 가상화 솔루션(VDI) 등과 같은 혁신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미 허 행장은 지난해부터 디지털 기반의 ‘기업대출서류 간편제출’ 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등 은행 업무 전반의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동안 KB국민은행은 고객이 기업대출 신청 시 재무제표 등은 온라인전송시스템에 의하도록 했다. 이를 다시 확장해 비재무적 서류 제출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미 KB국민은행은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재무적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스마트 FATI 시스템’을 적용한데 이어, 비재무적인 서류도 은행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수작업 중심의 기업여신 심사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고, 위.변조 등의 사기대출 사전 차단을 통해 운영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클라우드PC시스템 즉 가상화 솔루션과 VDI 포털, 클라우드 포털 등을 구축함으로써 금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하기도 했다. 또 콜봇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은행과 카드 콜봇 공동 시스템인 ‘KB금융그룹 콜봇 시스템’ 표준모델을 수립했다. 기왕의 AI 인프라와 핵심기술의 내재화를 통한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인프라 핵심기술도 KB금융그룹 전반에 스며들게 했다.

디지털 마인드의 ‘사회공헌사업’에도 주력

허 행장은 또 디지털 마인드의 사회공헌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른바 ‘청소년의 멘토 KB!’라는 슬로건의 디지털멘토링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는 (사)사피엔스4.0과 함께 서울 용산구‘서울 시립미디어센터’에서 보호관찰 청소년들에게 디지털멘토링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보호관찰 중인 특수상황 청소년들에게 ‘코딩 교육’ 등 디지털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또 도서벽지나 대안학교 등 IT문명으로부터 소외된 학생들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을 찾아가 코딩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 로봇을 움직여 보고 직접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프로그래밍 언어의 단순 암기가 아닌 원리를 이해하고 창의력을 길러 끊임없이 응용하도록 한다. IT에 소외된 어려운 환경의 청소년들이 디지털 문명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허 행장의 기업가적 철학이 그 배경을 이루고 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 ‘AI와 RPA자동화’로 높은 평가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상품, 서비스, 자금 운용 등에서 과거와는 다른 방법을 구사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본격적인 AI 체제와 RPA에 의한 자동화를 추구하는 등 디지털 트윈을 실현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지난 9월부터 자금세탁방지에 AI와 RPA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한 ‘자금세탁방지 고도화 프로젝트’를 완료하기도 했다. 이는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거래의 경우 머신러닝을 활용해 자금세탁 위험도를 측정, 탐지해낸다. 또 자금세탁 의심 거래에 대해 RPA를 통해 관련 금융정보 수집과 정리 업무를 자동화하고, 자금세탁방지 업무 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대시보드를 설계했다. 최근에도 해외영업점 구간의 사이버 위협 방어 체계 강화를 위한 차세대 IPS구축, 실시간 DW분리 구축, Dell EMC 스토리지 도입 등 전자금융DB서버 U2L 및 업그레이드, 디지털 PB 서비스 고도화 추진, 방화벽 노후 장비 교체 등 활발한 디지털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소상공인대출 ‘블록체인 기술’ 접목 등 ‘디지털 마인드’ 구현

특히 소상공인 정책자금 대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등 새로운 디지털화의 모형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를 통해 고객의 기관 및 은행 방문횟수를 줄이고, 대출 실행 기간도 단축시켜 고객업무 처리 절차를 간소화했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원장을 공유함으로써 대출 실행 이후 기관 간에 발생하는 대사작업 등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이행하도록 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대해 “고객은 ‘신한 쏠 비즈앱’을 이용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정책자금 확인서를 발급받고 대출신청을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며 “자체 블록체인 통합 플랫폼도 구축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신속하고 안정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선 “다양한 금융기관과 정책자금기관들이 연계 업무를 수행할 때 블록체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진 행장의 디지털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디지털 영업부, AI통합센터 개설 등

이런 일련의 디지털 전략은 말단 행원에서부터 시작해 최고 책임자의 자리에까지 오른 진 행장의 실천적 경영전략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장 사정에 밝은 그는 최근 현장 업무의 효율화와 대고객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데도 IT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디지털 영업을 통해 영업방식을 혁신한 ‘창구없는 영업점’이나, 디지털영업부와 AI의 관점에서 은행의 모든 업무를 재설계하는 AI통합센터(AICC)도 그런 것들이다.

이에 따르면 디지털영업부는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게 한다. 최근 2년 이내에 영업점을 방문한 이력이력이 없는 고객 1만6천여 명의 ‘디지털 고객’을 대상으로 전담직원이 맞춤형 금융컨설팅을 제공한다. 디지털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신한 ‘쏠(SOL)’에 전용 페이지인 ‘My Care’ 페이지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고객별 맞춤 케어 메시지, 유용한 금융 콘텐츠, 개인별 추천 상품 등을 전담 직원과 편리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금융권 수장들의 ‘디지털화’ 노력은 국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능력으로 각기 리딩뱅크의 입지를 수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혀지고 있다. 앞으로 이들의 ‘디지털 리더십’은 ‘빅테크 플랫폼’ 기반의 금융 생태계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나, 계열사 핵심 역량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등으로 수렴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최근 허 행장과 KB국민은행이 알뜰폰사업자 중 처음으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출시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또 기왕의 AI 인프라와 핵심기술의 내재화를 이루고, 이를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며 AI 인프라 핵심기술을 은행 전반에 스며들게 하는 것도 이들 금융권 수장들에게 거는 금융시장의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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