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 격상 vs 신중론 속
업계 “사전 지원방안 마련 후 시행해야”

3단계 격상 이전에 미리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코로나'로 인해 한산한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풍경.
3단계 격상 이전에 미리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코로나'로 인해 한산한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 풍경.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부득이 3단계로 격상할 경우엔, 미리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방안을 신속히 마련한 후 시행에 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2.5단계의 방역대책이 효과가 없어 3단계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에 맞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너무나 심해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주로 의료계에선 3단계 격상을 강조하는 편이다. 특히 감염질환 관련 전문가들은 언론매체를 통해 거의 모두가 조속한 3단계 시행을 주문하고 있디. 우석균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장 역시 15일 한 아침방송을 통해 이런 시각을 뒷받침했다. 그는 현재의 병상부족을 우려하면서 “상급종합병원 등의 협조를 끌어내는 것과 동시에 거리두기를 위한 3단계 격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나 이런 주장과는 달리 소상공인이나 자영업 관련 단체에선 신중론과 함께 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최저 생존책을 정부가 마련한 후에 비로소 3단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2.5단계에서 이미 70~80% 매출 감소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 대행도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대책이 우선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진작에 록다운에 들어간 영국의 경우 자영업 전체 매출이 90% 이상 감소했지만, 정부가 충분한 재정 지원과 피해 보상을 하고 있어 그나마 피해를 줄이고 있다”고 선례를 들었다. 실제로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매출은 이미 2.5단계에서 70~80% 격감한 것으로 추산된다. PC방의 경우는 아예 전체 48%가 폐업했고, 노래방도 30%가 문을 닫았다.  김 대행은 “그나마 식당의 경우는 이보다 (폐업율이) 덜한데, 이는 달리할 것도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버티는 것일뿐”이라며 “정히 3단계가 필요할 경우, 사후약방문이 안되려면 사전에 신소하고 치밀한 피해보상책 등을 마련하는게 먼저”라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들 느슨해진 방역의식도 사태를 악화

방역을 둘러싼 이런 딜레마는 ‘코로나19’ 초기와는 달리 다소 느슨해진 방역 현장 분위기와도 관련이 있다. 대체로 자영업이 밀집한 지역은 일단 ‘폐업’이나 다름없는 분위기다. 평소 젊은이들이 많이 찾고 유동인구로 북적이는 번화가들은 무척 한산해졌고, 식당들도 비어있거나 손님이 있어도 한 두어 테이블 정도다.그러나 식당이나 다중이용업소에 대한 제한이 강화된 만큼, 또 다른 ‘탈출구’를 찾는 풍선효과도 심해졌다. 이른바 홈파티나 호텔 파티룸이 유행하는가 하면, 심지어 모텔이 새로운 유흥공간으로 부상하고 있다. 직장인 K씨는 “젊은 후배들에게 ‘마음껏 놀지도 못하니 답답하겠다’고 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이 가관이었다”고 한다. 아예 “모텔방을 빌려 여러 명이 먹고 마시며 노래도 부르며 즐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최근에는 그런 목적의 모텔방 예약이 넘쳐난다는 얘기도 들려오고 있다.

‘부득이 3단계 한다면, 소상공인 대책부터 마련’

상황이 이렇다보니 단계를 높여도 확진자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그 와중에 생존의 위기에 몰린 것은 경제적 약자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다. 이미 지금도 7시만 되면 (식당엔)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곤 한다. 식당으로선 본래 주간보단 야간의 매출이 더 큰 몫을 했지만, 보통 8시만 넘으면 주인이나 손님이나 서로 눈치를 봐야 하기에 아예 오질 않는다는게 점주들의 하소연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방역 단계를 높일 수 밖에 없다면, 휴폐업을 장기간 하더라도 소상공인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적절한 정부 지원책을 먼저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주문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