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와 격차 벌리며 리딩뱅크 지킬까?
새로운 5G이동통신 사업, 기왕의 디지털 트윈,
대출규제 속 새 먹거리 모색 등 과제 쌓여

3연임에 성공했으나 산적한 과제를 안고있는 허인 국민은행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연임에 성공했으나 산적한 과제를 안고있는 허인 국민은행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허인 국민은행장이 3연임이 확정되면서 그의 향후 행보와 CEO로서 수행해야 할 과제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KB금융지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 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허 행장은 최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의 심층 인터뷰 등 최종 심사를 거쳤다. 앞으로 은행 주총 의결을 거쳐 내년말까지 임기를 수행한다.

어려운 환경 속 ‘리딩뱅크’ 입지 수성

허 행장은 국내외 영업환경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신속하고 효율적인 위기관리능력으로 리딩뱅크의 입지를 수성하고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평가다. 그럼에도 그에게 주어진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애초 후보 추천위원회는 허 행장을 선정하면서 ‘빅테크 플랫폼’ 기반의 금융 생태계에 대한 능동적 대응이나, 계열사 핵심 역량의 협업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등을 기대한 바 있다. 이는 ‘고객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혁신’을 선언한 그의 경영전략과도 맞닿는 대목이다. 특히 알뜰폰사업자 중 처음으로 출시한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나, 그간의 강력한 디지털 트윈 전략도 그런 전략의 일환이다.

이미 그는 클라우드PC시스템 즉 가상화 솔루션과 VDI 포털, 클라우드 포털 등을 구축함으로써 금융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완성하는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성공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런 전략적 반경에서 추진한 5G 이동통신의 성공도 그가 반드시 도달해야 할 목표다. 그래서 삼성, LG와 손잡고 내놓은 ‘5G 알뜰폰’은 허 행장의 또 다른 승부수로 평가된다.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이 사업은 5G와 KB금융그룹 계열사 고객을 위한 반값 요금제, 고급폰 등이 장점이다.

5G 서비스로 신규 고객 대거 확보 전략

이는 또 신규 금융고객을 대거 확보할 수 있다는 전략적 판단에 기초하고 있다. 허 행장이 내건 ‘고객 중심의 서비스’라는 슬로건에도 부합하는 셈이다. 향후 KB 알뜰폰 서비스 고객의 휴대폰에 국민은행 관련 앱을 자동 설치하는 등 고객과의 스킨십을 넓히는 다양한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아이디 인증,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입력 등 기존 7단계로 이뤄졌던 금융 거래를 2단계도 줄이게 된다. 그저 앱을 열고 원하는 거래 버튼만 누르면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다. 나아가선 국민은행 거래를 비롯해 KB국민카드, KB손해보험 등 KB금융그룹 전체 계열사의 금융거래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차기 임기 중에 그가 이뤄야 할 목표나 과제는 선적해있다. 우선 기왕의 AI 인프라와 핵심기술의 내재화를 이뤄햐 하고, 이를 통해 AI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인프라 핵심기술을 고객과 은행 전반에 걸쳐 스며들게 하는 것이다. 또 계열사들의 핵심역량 협업을 통한 시너지 수익을 극대화하고, 안정적인 조직 운영과 내실 있는 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과제가 그에게 부여되어 있다.

2위와 격차 벌리며 ‘리딩뱅크’ 수성도 숙제

또한 지난 임기 동안 추구해온 것처럼 국민은행의 이익을 안정적으로 늘리면서 디지털금융과 해외사업 등 신사업영역을 한층 적극적으로 펼쳐보여야 한다. 국민은행은 2018년에 순이익 측면에서 신한은행을 앞지르면서 ‘리딩뱅크’에 오른 바 있다. 허 행장은 그런 기왕의 성과를 계속 이어갈 뿐 아니라, 2위와의 격차를 한층 벌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허 행장은 간부 시절부터 영업역량이 뛰어나며 특히 기관영업에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만큼 기관대상 영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KB증권과 연계한 복합점포 확대 등의 조직 역량을 강화하고, 늘 그랬듯이 자산관리와 기업투자금융을 강화하는 데에 힘쓸 전망이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의존도 벗어나야’

해외 사업 부문에서 다른 계열사들과 연계해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 등에도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외 투자금융사업을 확대한다는 기존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특히 가계부채 과잉과 대출 규제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것도 그와 국민은행의 주요한 과제다. 높은 주택담보대출 의존도를 벗어나기 위해 이미 자동차금융(오토론)과 전세자금대출 확대 전략을 구사해온 것도 그런 이유다. 특히 이번에 새로 시작한 5G 이동통신사업은 금융·통신을 융합한 첫 혁신 사업으로 그 성공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허 행장의 향후 과제는 큰 틀에선 ‘허인=디지털 혁신’이라는 목표가치에 부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또 다른 의미에서 ‘디지털 리더십’의 테두리에서 성과를 내고 시너지를 창출해야하는 과제의 일환이기도 하다. 허 행장에 대한 주변의 기대 역시 빅테크 플랫폼 기반 중심의 금융 생태계 변화에 따른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점에 대체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그런 중대한 임무를 무난히 해낼 것인지가 다음 임기의 성공적 완수의 핵심이 될 것이란게 금융계 안팎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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