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겸 삼정엘리베이터㈜ 대표이사
승강기 하중 검사용 '분동'사업, 조합 새 먹거리 창출
승강기 유지관리 단체 '통합의 주역'
취소위기 승강기품목 '중기간 경쟁제품' 재지정 받아
"혼신의 힘 쏟아 이사장으로서 할일 다 할 것"

'욕심' 또한 송곳과 같아서 감추려해도 삐져나온다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최강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겸 삼정엘리베이터㈜ 대표는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점을 리더로서의 조건으로 꼽았다. [황복희 기자]
'욕심' 또한 송곳과 같아서 감추려해도 삐져나온다는게 기자의 생각이다. 최강진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겸 삼정엘리베이터㈜ 대표는 사사로운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점을 리더로서의 조건으로 꼽았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약 130개 엘리베이터 제조사를 회원으로 둔 한국승강기공업협동조합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냈다. 엘리베이터 하중 시험용 분동(무게추) 공급사업을 새롭게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엔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 하중시험용 분동을 공급했으나, 조합이 서비스업무를 대행하게 됐다. 승강기안전공단과 분동 업무협약을 맺고 지난 4월부터 승강기 설치(수리) 검사와 정밀검사에 필요한 분동을 공급하고 있다.

관련 법상 설치 및 정밀 검사대상의 엘리베이터는 하중시험을 거치게 돼 있는데, 조합에 승강기 검사용 분동 신청을 하면 지정된 날짜에 맞춰 배송업체를 통해 분동을 보내준다. 검사가 끝나면 분동은 다시 회수하며, 비용은 대당 약 8만원이다.

그동안 회원사들의 회비에 의존해 빠듯하게 운영해오던 조합으로선, 살림살이가 펴졌으니 큰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그간 재정부족으로 엄두도 못내던 단체표준 제·개정, 개술개발, 제도개선 등 업계 현안 또한 분동인력을 활용해 추진할 수 있게 돼 시너지가 상당하다.   

이같은 쉽지않은 일을 해낸 사람은 지난해 2월 취임한 최강진(63) 조합 이사장 겸 삼정엘리베이터㈜ 대표이사다.

“이사장이 되고나서 분동사업을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마침 몇년전 분동 비용을 검사 신청자가 부담하게끔 법이 개정됐다. 이에 비용을 업계가 부담하니 공단은 검사만 하고 분동서비스업무는 넘겨달라고 요구한 끝에 공단이 이를 수용했다.  준비기간을 거쳐 올해 4월부터 업무를 가져오게 됐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쉽지않은 일을 성사시킨 배경엔 최 이사장의 남다른 배포와 화끈한 성격이 한몫했다. 수년전 승강기 유지관리 업계의 양대 조직을  하나로 합친 주역도 바로 그다. 130여개 중소업체들이 가입한 한국승강기보수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당시 약 250개 대기업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큰 덩치의 한국승강기보수협회를 끌고들어와 2016년 2월 한국승강기관리산업협동조합으로 재탄생시켰다.

통합 이후 또다시 이사장을 할 것이란 주변의 예상을 깨고, 그는 통합대회에 이어 총회를 끝으로 미련없이 자리를 털고나왔다. 이 점이 오히려 ‘히트’를 낳았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최 이사장의 확실한 면모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2017년 승강기 업계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이 취소될 위기에 처해있었다. 당시 몇몇 규모있는 업체들이 일반경쟁 입찰로 들어가서 무리하게 수주를 받아 부도가 난 게 발단이었다. 업계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차에 ‘승강기 산업을 왜 살려야되는지’ 논리를 정리해 중기부에 갖고들어갔다. 승강기 분야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산업이 아니고 장기간 기술축적이 필요하다. 중기간경쟁제품이 취소될 경우 승강기 부품산업이 뿌리채 뽑히게 돼 국내 승강기 산업이 다시 일어설 수가 없는 점, 정부의 일자리창출 정책과 맞아떨어지는 노동집약적 산업이라는 점 등을 강조했다. 중기부가 이를 받아들여 결국엔 재지정을 받았다.”

그 결과, 지난해 선거에서 압도적인 득표로 제조 분야 조합 이사장에 당선됐다. 특별히 선거운동을 하지않았는데도 그간 보여준 리더십을 조합원들이 인정한 셈이다. 이사장이 되고난 뒤 그는 중기간경쟁제품 지정 기준인 '직접 생산' 조건을 더욱 철저히 지킬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두리뭉실 완장만 차는 이사장이 아니라, 똑바로 일하라고 뽑아준 만큼 조합 운영도 열정적으로 한다”고 그는 말했다. 여기에 더해 회원사들이 그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유는 이사장직에 있으면서 사익을 추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점이 크다.

“나는 내 밥상 안차린다. 내가 밥상 차릴테니 밥은 여러분들이 드시라 얘기한다. 업계와 조합원들을 위해 일하는 과정에서 오해와 비난을 사기도 하지만 크게 개의치않는다. 이사장 활동비도 내가 부담하지 조합돈은 안쓴다.”

그는 “혼신의 힘을 기울여 이사장으로서 할 일 다해주는게 목표”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최 이사장은 현대엘리베이터 등에서 근무하다 1993년 1월 개인사업을 시작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삼정엘리베이터㈜는 승강기 제조, 설치, 유지관리 업무가 주력이다. 특히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에스컬레이터 모델 인증을 취득하고 철도와 지하철 등 관공서에 주로 납품, 설치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시종 자신만만하고 여유있는 태도로 대화를 이어갔다. 하지만 “남들 쉴 때 못쉬고 일해야하는 힘든 직업이다. 아무나 할 수 없는 사업이다”고 말할땐 업(業)을 이어가는 힘겨움이 표정에서 묻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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