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와 바이든의 ‘닮은 꼴’,세인 관심집중
‘화합·소통·포용’,‘부드러우며 강력한 리더십’ 평가
실용적인 원칙주의자, ‘권력의지’와 ‘리더십’ 관건

정세균 총리
정세균 총리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최근 국내 언론은 미국의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계기로 정세균 국무총리에 주목하고 있다. 정 총리는 그 동안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긴 했지만, 대선 후보 여론조사 등에서 직설적으로 언급되진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 이후 그와 비슷한 정치 경륜과 인품의 소유자로 평가받으며 ‘정세균 대망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런 만큼 그에 대한 최근 언론의 관심은 예사롭지 않은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언론, 정 총리와 바이든 양자를 비교 분석

정 총리도 지난 주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국민들이 치유와 통합, 포용이라는 시대정신을 바탕으로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정 총리가 평소 보여온 ‘화합과 포용, 소통’의 이미지가 바이든의 당선 요인이 된 강점과 흡사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정 총리 자신이 평가한 ‘치유와 통합, 포용의 시대정신’을 내세우며, 대권 가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기자들의 ‘대선 출마’ 질문에 정 총리 역시 “NO”라고 잘라 말하진 않았다. 대신에 “현재 주어진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며 우회적 답변으로 운신의 여지를 남겼다.

그렇다면 뭇 언론이 저울질하듯, 정 총리와 바이든의 교집합은 과연 어디까지일까.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정 총리와 바이든 모두 여섯 번이나 국회의원을 지낸 전형적인 의회 정치인이다. 물론 정 총리는 쌍용그룹 임원을 지내고,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내는 등 재계와 관계를 망라했다는 점에서 좀 더 다채로운 경험을 한 것처럼 비친다. 바이든도 델라웨어대 로스쿨 부교수를 20년 가까이 겸직하긴 했지만, 어디까지나 프로필의 중심은 의회 상원의원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지닌 정치적 스탠스와, 그것이 얼마나 의미있는 비전을 창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특히 권력의지와 리더십이 중요한 잣대다. 바이든은 29살 최연소 상원의원으로 출발해서 상원외교위원장을 20년 가까이 지내고, 부통령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3수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백악관 입성을 눈앞에 두게 되었다. 분명 남다른 권력의지를 불사르며, 78살(한국 나이 79살)에 미국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이다.

정 총리 역시 프로필은 국내 어떤 정치인에도 뒤지지 않는다. 여당 원내총무와 당 대표, 국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장 출신으로) 격에 맞지 않는다는 구설수도 감내하며 국무총리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자리는 대통령 뿐이다. 문제는 ‘관리형 리더’를 뛰어넘는 권력의지다. 정당인으로 입문한지 43년, 의정활동 23년이라는 화려하고도 지난한 정치 여정만으로도 그의 권력의지는 분명하다. 오히려 긴 시간을 거쳐 정치적 야망이 구체화되어 온 셈이다. 대권 의사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현재 직분에 충실하면서 “내년도 상반기까지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전력투구할 마음”이라고 했다. 원론적이면서도 ‘내년 상반기’ 이후라는 대권 도전의 여지를 남겨둔 셈이다.

‘현안의 핵심을 저격하는 과단성도 지녀’

또한 중요한 것은 현실정치에서 그가 굳건히 좌정할 수 있는 ‘리더십’이다. 흔히 그의 온유하고, 합리적이며 점잖은 퍼스낼리티는 일단 ‘통합의 리더십’으로 수렴되면서 그의 강점이 되고 있다. 반면에 시의적절한 ‘타이밍’을 골라, 현안의 핵심을 저격하는 과단성도 보인다. 최근 그는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대해 “한쪽은 좀 더 점잖게 행동하고, 또 다른 한쪽은 자제해야 한다”고 꾸짖기도 했다. 내각을 통괄하는 총리로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인 것이다.

또 국회의장 시절엔 여야의 경계를 넘어서서 자신만의 대안을 분명하게 제시하며, 갈등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처럼 필요할 경우 독자적인 아젠다를 과감하게 제시하고, 선명한 방향타를 내보인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내년 이후 닥쳐올 각종 정치적 현안의 와중에서 ‘정세균의 목소리’가 의미 있는 영향력을 가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그를 곁에서 지켜본 사람들은 “‘미스터 스마일’의 정돈된 이미지를 바탕으로 정중동(靜中動)과 동중정(動中靜)이 어우러진, 선 굵은 카리스마의 소유자”로 평가한다. 또 ‘복잡한 정치 환경에서 절대 보편의 규칙이나 특질은 금물’이라는 마키아벨리즘처럼, ‘실용적인 원칙’의 소유자로 묘사되기도 한다. 그런 ‘정세균’만의 캐릭터가 바이든 당선을 계기로 더욱 뚜렷이 부각된 것이다. 그 때문에 차기 대선가도에서 ‘정세균 대망론’이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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