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중고차 매매업자 갈등 해결될까
프로토콜 경제, 상생의 新 경제모델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
플랫폼경제,이익독과점 등 폐해 많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경기 일산 CJ ENM 제작센터에서 열린 2020컴업 개막식에서 개막사를 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9일 경기 일산 CJ ENM 제작센터에서 열린 '컴업 2020' 개막식에서 개막사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철의 기자] 현대자동차의 중고차 매매시장 진출을 놓고 중고차 매매업자들이 거센 반발을 하고 있는 가운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프로토콜 경제’를 통한 해법을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프로토콜 경제’는 탈중앙화·탈 독점을 통해 여러 대상을 발 빠르게 연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 형태다. 여러 대상을 한 곳으로 모으는 플랫폼과는 대비된다.

박 장관은 19일 경기 일산 CJ ENM 제작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20' 개막사를 통해 “현재 대세로 군림하는 ‘플랫폼 경제’는 궁극적으로 '프로토콜 경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프로토콜 경제’를 새로운 화두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 장관이 이날 언급한 ‘프로토콜 경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앙화·독점 등 플랫폼 경제의 폐해는 줄이고, 그 장점은 강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경제모델을 의미한다. 우버나 에어비앤비, 배달의 민족 등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를 바로잡기 위한 ‘상생의 모델’이라는 박 장관의 설명이다.

이어 이날 오후 송파구 롯데 시그니엘에서 열린 청청콘 최종경연 시상식을 찾은 박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오늘 프로토콜 관련 기사를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한테 보냈는데, 정의선 회장으로부터 ‘좋은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이익 분배 모델을 현대차-중고차 매매업자간 갈등에 적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블록체인의 분산 원장 기술을 활용해 현대차가 이 시장에서 거래할 중고차의 범위, 이력 등을 중고차 매매업자 등 시장 참가자들과 공유하면 거대 완성차 업체를 향한 이들의 뿌리깊은 불신을 씻어낼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다.

박 장관은 영상 번역 스타트업인 ‘보이스루’를 예로 들며 프로토콜 경제의 개념을 좀 더 쉽게 설명했다. 가령 보이스루가 확보한 검증된 전문 번역 인력풀에 콘텐츠 번역을 의뢰하면, 번역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번역 단가(페이) 역시 보이스루와 번역가들이 합의한 룰에 의해 결정된다. 플랫폼 사업자와 그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상호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결정되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같은 ‘프로토콜 경제’ 형태를 갖추고 있는 보이스루 시스템을 최근 소상공인과 갈등을 빚고 있는 배달의민족에도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프로토콜 경제가 도입되면 배달의민족 수수료 책정에 소상공인도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배달의민족 수수료는 플랫폼 업자인 우아한형제들의 판단에 의해 결정된다. 소상공인은 결정 구조에서 배제됐고,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정책을 바꿀 때마다 마찰이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프로토콜 경제가 도입되면,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소상공인도 수수료 결정 구조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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