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사단법인 도산아카데미 주최 조찬포럼 강연
‘포스트코로나 시대 중소벤처기업 변화방향’ 주제
산업부 30년 근무, 중기부 차관 거쳐 취임 6개월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13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열린 (사)도산아카데미 주최 조찬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13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열린 (사)도산아카데미 주최 조찬포럼에서 강연하고 있다. [황복희 기자]

[중소기업투데이 황복희 기자] “비대면 방식으로 다 바꾸려한다. 자금지원도 비대면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단순융자에서 새로운 투융자, 즉 미래가능성 있는 기업에 대해 민간자금과 합해 50억~60억 정도 전환사채를 인수하는 방식의 투자 사업도 하고 있다. 비대면 수출을 위한 화상상담 지원과 더불어 우리 중소기업 제품이 11번가 등 국내 플랫폼에 입점해 인기상품이 되면 아마존·쇼피파이 등 외국 플랫폼에 자동으로 입점이 되는 온라인쇼핑몰사업을 지난달부터 추진하고 있다.”

김학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30년간 산업부에서 근무하다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을 지낸 신산업 및 통상, 중소기업 전문가 답게 중진공이 나아가야할 정책방향의 틀을 4차산업혁명 및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신속하게 재정립하려는 노력을 펴고 있는 듯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13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열린 (사)도산아카데미(이사장 구자관) 주최 스마트 사회지도자 조찬포럼 강연에서 중진공의 정책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포스트코로나 시대 중소벤처기업 변화방향’을 주제로 한 이날 강연에서 코로나19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있는 가운데 우리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진공이 어떤 역할 및 지원을 할지 역량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은 자금, 판로, 인력, 정보 문제 등 크게 4가지인데 지원기관이 많이 있지만 실질적으로 문턱이 높아 다가가는데 어려움이 있는게 사실”이라며 “중진공은 스타트업부터 성장, 판매, 인력, 스케일업, 수출 등 모든 단계에 걸쳐 정책 툴을 갖고있어 종합적인 지원이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중소기업 지원기관의 역할에 대해 그는 “담을 넘는데 있어 잠깐 발돋움할 수 있는 디딤돌 하나 놔줬으면 하는게 중소기업들의 바램”이라며 “이런 역할을 하는게 중진공 같은 지원기관이 할 일”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유망하고 장래성 있는 기업을 찾아서 디딤돌 역할을 하는 것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이 데스밸리에서 적절하게 이어달리기를 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코로나 이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 사업은 재도약 지원”이라며 “기업이 부도가 나고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금융권에선 회생에 관심이 없는 만큼 자금지원한 기업이 무너지기 전에 관리하는 선제적 구조개선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채권은행과 같이 소생이 가능한 기업을 상대로 ‘자금지원으로 살아날 기업’, ‘구조개선이 필요한 기업’, 아예 ‘사업을 바꾸는 사업전환이 요구되는 기업’ 등 3개 트랙에 맞춰 부실단계에 접어들기 전에 선제적 관리를 하려 한다”며 구조개선협의회를 만들어 우리은행과 시범사업을 준비중이라고 덧붙였다.

6조3000억에 달하는 정책자금 운용 단계를 대폭 슬림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창업, 투융자, 시설투자, 수출 등으로 칸막이를 굵직하게 개편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그는 중소기업들이 생존하기 위한 중요한 키워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며,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공장 보급사업에 있어 AS, 고도화 등 사후관리를 32개 중진공 지역본부에서 담당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3만개를 보급할 계획인데, 지난해까지 보급한 1만20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관리인력 부재, AS, 업그레이드를 해달라는 요구가 많았다”고 전했다.

매주 한차례 현장을 방문한다는 김 이사장은 지역 기업 육성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경남에 벤처캐피털(VC)이 하나도 없는 것에서 보듯이 지역기업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중기부와 산업부의 중간 역할로서 중진공이 지역별 업종별 지원이 가능하게 지역혁신성장모델을 만들어 스타트업부터 인증, 스케일업, 자금투자, 인력, 수출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필요한 지원을 지원기관들이 협업해 적시에 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같이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통상 전문가이기도 한 김 이사장은 “바이든 행정부 이후에도 국제규범과 무관하게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제한조치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어려운 상황에 적응을 해야한다”며 “디지털화, 스마트화, 이업종간 융복합화 등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중소기업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진공은 중기부 산하로서 진주에 본사를 두고 직원 1400명에 32개 지역본부를 두고 있으며, 6조3000억원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자금과 수출사업 지원에 1조원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회수금을 포함하면 11조 가량의 예산을 다루는 중소기업 최대 지원기관이다.

김 이사장은 2017년 12월 에너지자원실장을 끝으로 산업통상자원부를 퇴직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과 중기부 차관을 거쳐 지난 5월 제18대 중진공 이사장에 취임했다. 산업부에 있으면서 에너지 관리 및 자원개발 업무에 이어 신성장동력(MB정부), 창조경제(박근혜정부) 등 주로 신산업 분야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통상업무가 외교부서 산업부로 넘어오면서 11개 FTA 협상 수석대표를 맡아 3년간 세계무역의 틀을 잡다시피 했다.

김 이사장은 “다행히 상위 5개 국가 수출이 상승세로 바뀌고 있다”며 “대한민국 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이 현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로 강연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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