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對中 압박과 견제 계속 전망
환변동성 등 국내 中企 수출 회복에 부정적

바이든 당선 이후
바이든 당선 이후 미중 갈등 장기화로 우리 중소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이 전망된다.

[중소기업투데이 박주영 기자] 미국 대선은 사실상 조 바이든의 승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로 끝났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선 여러 가지 변화가 예상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 대한 견제와 압박 위주의 정책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런 가운데 세계 1, 2위 교역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우리 중소기업들에게는 긍정보다는 부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수출 회복을 제약하고, 환변동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강세가 이어져 역시 수출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 “우리 중소기업 수출 축소 우려”

중소기업연구원은 최근 미국 대선이 국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중소기업 포커스’에서 “미·중 간 갈등의 장기화는 글로벌 교역 회복과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심리를 지연시키는 동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실물경제 분야의 세 가지 부정적 요인을 꼽았다. 우선 양국 간 무역갈등의 장기화에 따라 양국의 국내 생산이나 중간재 수입의 회복세가 지연될 것으로 보았다. 이는 국내 중소기업 수출비중 1, 2위 국가가 중국과 미국이며, 수출 중 중간재나 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이들 국가에서 각종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감소될 경우 다른 여러 나라의 한국산 중간재 수입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중국이 미국과의 일부 합의에 따라 미국산 공산품 수입을 확대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 중소기업 제품의 수출이 축소될 우려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양국 긴장, 원화 강세로 가격경쟁력 약화”

금융 부문에서도 양국 간 긴장은 우리 중소기업에게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원화 강세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고, 환변동성도 급격히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원화는 위안화 강세에 동조하고, 위험자산 선호심리 등으로 원화의 동반 강세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연구원은 “원화강세 흐름이 지속될 경우 자동차, 타이어, 조선, 석유화학, 섬유, 전자 등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우려가 크다”면서 “수입 및 내수 중소기업에게 일정 부분 긍정적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급격하게 높아진 환변동성은 결국 국내 중소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수출을 하는 국내 중소기업들 대부분이 상대적으로 환리스크 관리가 취약하고, 환율 변동성에 대한 완충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보호무역주의’도 더욱 강화될 듯

특히 첨단기술을 둘러싼 양국 간의 전략적 패권 경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미국의 견제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 역시 첨단기술과 관련 산업구조의 자립화, 고도화를 더욱 공고히함에 따라 수출 위주의 국내 중소기업들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흐름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중국을 두 축으로 해서 경제블록이 재편되고 있어, 아세안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기업 수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기업 환헷지 상품 가입 유도 등 대책 필요’

연구원은 이에 “환변동성에 대비해 수출 중소기업의 환헷지 상품 가입을 사전적으로 유도하고, 일시적인 자금난을 겪거나 채산성이 악화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과도한 환율 쏠림현상을 방지하고, 거시적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론 “재편되는 시장질서를 선도하기 위해 기술, 디자인, 품질 등에 기반한 비가격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고, 특히 기술에 기반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연구원은 제안했다. “특히 우리 중소기업이 강점을 지닌 디지털 장비, ICT인프라, 주요 소재 부품 등의 고부가가치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미·중 무역의존도 낮춰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수출시장, 생산기지 다변화 등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를 낮추고, 국제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하다는게 많은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구원 역시 분석 보고서에서 “현 정부의 ‘한반도신경제구상’ 등을 통해 한반도가 북방 및 남방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으로서 기능하면서 미국과 중국에 의존하는 질서에서 벗어나 시장질서 재편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수집, 해소하는 원스톱 창구가 필요하다”면서 “현지 생산 네트워크에 쉽게 편입할 수 있도록 ‘매칭박람회’를 비롯한 기업 간 교류의 기회를 마련하는 등 현지 공급체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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